‘롤모델이에요’ 소리 듣던 SNS 미녀 주식강사, 정체 알고 보니..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5시간짜리 유료 주식 관련 강의를 하는데 330만 원을 받을 정도로 저명한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던 A 씨가 알고 보니 투자 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A 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160여 명이며 피해 금액은 총 1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약 160명 피해자와 100억 원 대 피해 금액
고가의 수익률 그래프 제시하며 환심 사
A 씨 지인과 피해자들에 따르면 대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이라고 한다. A 씨는 자신에게 투자하면 투자금의 5~10%를 환급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일정 기간 동안 약속했던 금액이 제대로 지급되자 A 씨를 믿게 됐고 본격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는 수십억 원의 돈을 맡긴 이도 있다.
실제로 A 씨는 자신의 SNS인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가진 고급 외제차나, 시계, 가방 등 고액의 사치품을 꾸준히 업로드했다. 그뿐만 아니라, 높은 투자 수익률을 낸 그래프를 게시하면서 투자자들의 환심과 신뢰를 쌓았다. 자신의 절대 손실을 발생시키지 않고 고점을 명확히 잡아내는 ‘주식 고수’인 것처럼 행세했다.
대구경찰청 광역 수사대는 A 씨 내사를 거쳐서 수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고, 내사 결과 피해자로 밝혀진 37명 중에 빠진 사람이 없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피해자 수를 파악한 뒤, 이들에게 송금 내역과 거래 내역을 받아서 정확한 피해 금액을 특정할 예정이다.
유튜버에 의해 의혹 드러나
허영과 사기를 반복하던 그녀가 어떻게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지급하며 환심을 샀을까? 그녀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의 ‘폰지사기(Ponzi Scheme’를 친 것으로 보인다.
A 씨에 대한 이런 의혹은 주식 전문 유튜브 채널 ‘한방주식TV’의 ‘소재한방’을 통해 불거졌다. 소재한방은 A 씨에 대해 2019년부터 자신의 계좌 수익은 공개하지 않은 채 매도 및 매수 타점만 공개한다며, A 씨가 그야말로 신과 같은 타점에 조작일 수도 있다는 의문점을 제시했다. 또한 잔고 증명서 주식 평가금액에 적힌 숫자가 다른 곳에 기재된 숫자와 미세하게 크기가 다르고 간격도 다르며 문서위조 의혹도 제기했다.
이런 의혹들을 제기하며 A 씨에게 2018년부터 하루에 300만 원씩 벌던 계좌와 2019년의 계좌 일지를 직접적으로 인증해 주길 요구했다. 자신의 의혹 제기가 틀렸다면 공개적인 사과와 보상금 1000만 원을 주겠다며 제안했다. 하지만 A 씨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공개했던 계좌는 자신의 계좌가 아닌 다른 이들의 계좌라는 알 수 없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이런 A 씨의 회피적인 대응을 시발점으로 피해자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미인계를 통한 사기 피해 속출해
SNS를 통한 주식 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끼리의 문제가 아니다. 점점 중국발 홍콩 주식 사기가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다. 홍콩 주식 사기 또한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데, 이들은 주로 채팅 앱을 활용하여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사기 피해자와 평범한 대화를 주고받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자연스럽게 대화 흐름을 주식 얘기로 넘긴다.
홍콩 주식 사기 피해를 공유한 주식 전문 채널 ‘피치 인베스트먼트’도 이런 종류의 피해 사례를 자신의 채널에 업로드했다. 흔한 사기 수법과 다르지 않게,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자연스레 주식 얘기를 하면서 자신이 추천하는 종목에 투자를 권유한다. 그러나 이들이 권하는 주식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런 해외 사기 같은 경우, 사기범을 특정하여 검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해 금액을 보상받기 쉽지가 않아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A 씨는 자신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논란이 크게 일어나자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잠적해 있다 . 언론사나 주변에서 연락을 취하려 하지만 전혀 닿지 않고 있다 . 다만 지난 3일 자신의 지인에게 “책임지고 갚아 나가고 싶은데 이제 기회도 주지 않을 것 같고 당장 내가 살 수 있는 돈 한 푼 없이 다 빼앗겼다.”라며 “그냥 내가 죽어야 가족들에게 비난을 덜 할 것 같다.”라는 내용이 담긴 문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자신의 가족이 소중한 만큼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은 생각하지 않았냐며 비난을 가하고 있다 .
SNS를 활용한 금융 사기가 점점 다양해지고 교묘해져 가고 있다 .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어떤 경로를 통해 접촉하든 신원을 알지 못하는 사람과 거래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며 면밀한 예방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