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계의 봉준호’ 영화 한 편으로 상만 21개 받은 배우
영화 <똥파리>로 극찬 받은
감독 겸 배우 양익준
넷플릭스 <지옥>에 출연
어지간한 시네필이 아니고서야 독립영화를 극장에 찾아가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때문에 독립영화계에서는 10만 관객 돌파가 상업 영화의 500만 관객에 맞먹는 ‘대박’입니다.
2009년, 총 제작비 4억 원으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으며 무려 21관왕을 차지한 영화 <똥파리>는 12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쳤습니다. <똥파리>의 감독, 주연, 각본, 편집 등 뼈와 살을 갈아 넣은 양익준 또한 충무로의 전설로 떠올랐는데요. 오늘은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영화인, 양익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양익준은 <똥파리> 이전까지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지만, 독립영화계에서는 이름을 날리던 명배우였습니다. 2002년 데뷔한 양익준은 영화계에서 빠르게 인정받으며 성장했습니다.
2005년에는 단편영화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에 출연해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연기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같은 해 첫 연출작이었던 단편영화 <바라만 본다>로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드러냈습니다.
오랜 무명 생활과 생활고 때문에 힘들어하던 양익준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비를 탈탈 털어 넣었을 뿐만 아니라 집을 담보로 저당까지 잡혀가며 말 그대로 눈물겨운 촬영을 이어갔는데요.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전셋집을 촬영 장소로 삼아 해당 장면만 먼저 촬영한 뒤 바로 집을 빼 받은 보증금까지 영화 촬영비로 써버렸죠. 심지어 영화가 개봉한 뒤 해외 영화제에서 상도 많이 받았지만, 여비가 없어 수상도 못했을 정도로 돈에 쪼들려가며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영화였습니다. 바로 2009년 첫 장편 데뷔작 <똥파리>의 이야기입니다.
양익준은 대물림되는 폭력 때문에 괴로워하는 깡패 ‘상훈’으로 주역을 맡는가 하면, 감독, 각본, 제작, 편집까지 관여하며 오랜 산고 끝에 <똥파리>를 만들었습니다. <똥파리>는 개봉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작 독립영화로 회자되며,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자리 잡았는데요.
개봉 당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양익준에게 청룡영화제 신인남우상, 태평양 영화제 대상, 춘사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등 무려 21개의 크고 작은 상을 안긴 효자 작품이기도 합니다. 양익준뿐만 아니라 <똥파리>에 함께 출연한 김꽃비, 이환도 함께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를 하게 되었죠.
이후 양익준은 영화 <집 나온 남자들>을 비롯해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동생에게 빌붙어사는 비열한 ‘한재식’ 역을 맡으며 브라운관에 입성하는 등 조금씩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아갔습니다.
특히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주인공 ‘장재열’의 형 ‘장재범’ 역을 맡았는데요. 감옥에서 11년을 보내고 다시 동생을 찾아와 위협하는 연기로 적은 비중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2016년, 양익준은 장률 감독의 영화 <춘몽>의 주연 ‘익준’ 역을 맡으며 다시 한번 특유의 연기력을 선보여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듬해에는 주연을 맡은 영화 <시인의 사랑>에도 출연했는데요.
양익준은 기존의 거칠고 날 것 같았던 연기에서 벗어나 순박한 소시민으로 분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동시에 드라마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에서 돈이 인생의 목표인 형사 ‘장성철’로 다크 히어로 같은 신선한 캐릭터를 맡기도 했죠.
양익준은 지난 2017년 일본 영화 <아, 황야>에 출연해 아시안 필름 어워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세계에서 인정받은 연기력을 뽐내기도 했는데요. 그런 양익준이 드디어 넷플릭스에 진출한다고 합니다.
바로 오는 1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인데요. 양익준은 지옥의 사자 출현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의심하고 수사하는 형사 ‘진경훈’ 역을 맡았습니다. 이미 뛰어난 연기력을 증명한 양익준이 <지옥>을 통해 세계로 뻣어나갈 발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