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에는 분명 있는데..대부분 집주인들도 모르는 아파트 속 숨은 공간
이런 공간이 있었어? 아파트 속 몰랐던 숨은 공간
내가 살고 있는 집에 나도 모르는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 집 도면을 확인하지 않으면 어떤 공간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어떤 공간이 있는지 깨닫기도 한다. 몇몇의 집 도면을 잘 살펴보면 집 내부의 빈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회색으로 표시되어 있고 기둥이라기엔 꽤 큰 공간이다. 그 공간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어느 집에나 있다. 집 안 숨은 공간의 정체
숨어있는 ‘피트’공간, 전선 통로·자동소화장치 공간
숨은 공간을 흔히 비트공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식 명칭은 ‘피트’공간으로, 건축설비 등을 설치시키거나 통과시킬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이다. 그중 전선의 통로를 EPS실, 통신용 전선의 통로를 TPS라고 구분하였다. 또한 화재를 대비해서 스프링클러 등의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하는 공간이다.
전선의 통로로 이용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집과 이 공간 사이의 벽이 내력벽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합판이나 벽돌로 막아놓은 가벽 형태인 것이다. 때문에 허물거나 세우는 등의 개조 공사가 가능하다. 최근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 등을 확장시키는 것처럼 비트 공간도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숨근 공간 확장, 드레스룸으로 사용하기도
확장 가능한 비트공간, 개조 적극 홍보하기까지
발코니와 비트 공간을 확장하면 훨씬 집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은 서비스 면적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즉, 지불한 비용보다 더 넓은 평수의 집을 얻은 것이니 입주자 입장에서는 돈을 버는 것처럼 여겨진다. 게다가 작지 않은 공간이다. 방 옆에 있는 공간을 확장해서 드레스룸으로 쓰거나 거실 옆의 공간은 창고로 쓰는 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수요 때문에 인테리어 시공업자들도 확장, 개조 인테리어를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온라인에도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개시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 공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한다. 벽을 허물어야 하는 대공사임에도 불구하고 비트 공사는 환영받는 요청이다. 그만큼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 사용 위한 공간 확장, 불법은 아닐까?
불법이지만 단속 어려워. 비상상황시 피해 줄수도
그렇다면 법적 문제는 없을까? 건축설비 등을 설치시킨 곳이니 개인 공간이 아닌 공용공간이다. 게다가 소방설비를 설치하는 비상 용도의 공간이기 때문에 이 숨은 공간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확장하는 것은 불법이다. 비트 공사를 시행하는 집 매매자들도, 인테리어 업자들도 이미 불법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들 각각의 이익을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속하기는 쉽지 않다. 개인의 집이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검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이용하여 공사를 진행하는 것인데,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비상 상황의 경우 해당 세대뿐만 아니라 연결된 다른 세대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공간은 유독가스가 통하도록 하며, 자동소화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 공간이 사라지면 화재에 아주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에 소방방재청은 2011년부터 비트 공간을 의도와 다르게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행정적 조치를 내렸다.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에 관한 개정안이 발의되어, 비트 공간의 불법 개조를 방지하려고 했다.
창원에서는 불법 개조 행위를 특별단속하기로 했다. 창원 의성구에 위치한 유니시티에서, 이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민원을 접수한 후 적발한 곳에는 원상복구 요청이 내려졌다. 입주를 시작하면서 관련 안내문을 아파트 입구에 부착하고 주민들에게 주의 조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는 건축법, 공동주택관리법상 위반행위이다. 하지만 이는 해당 세대 입주자는 물론, 해당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다. 이러한 불법 개조를 막기 위해 효과적으로 단속하는 정부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동시에 시공업체와 입주자들은 이기적인 행동에서 벗어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