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자 촬영지 1위 건물, 어딘가 했더니…
‘부자’ 이미지 하면 떠오르는 지역들이 있다. 평창동과 성북동은 대표적인 회장님 저택 이미지로, 국내 영화와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끄는 중이다. 반면 빌딩은 단독주택과 달리 고급스러운 외관을 지닌 곳이 넘쳐나 쉽사리 대표적인 곳을 꼽기가 힘들다.
그런데 최근 영화 ‘베테랑’과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해 부자 촬영지로 떠오른 빌딩이 있다. 퇴계로 한복판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이 빌딩의 정체는 무엇일까?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회현동 랜드마크 등극
고급 이미지를 갖게 된 건물은 ‘스테이트타워 남산’이다. 2011년 준공된 오피스 빌딩으로, 연면적 6만 6799㎡, 지하 6층~지상 24층에 달한다. 대각선 바로 앞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 명동 본점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규모다.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명동역과 회현역 바로 중간 지점에 자리하고 있어, 회현동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외관처럼 내부 시설 역시 호화스럽다. 2.8m의 층고는 우수한 개방감을 줄뿐더러, 한 층당 총 전용면적이 504평이기 때문에 대형 오피스룸을 찾는 기업에 안성맞춤이다. 빌딩 내부에는 입주사를 위한 전용 카페와 스포츠 시설, 개인 회의실 등까지 마련되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상층인 26층엔 회원제로 운영되는 ‘더스테이트룸’이 존재한다. 회원들은 이곳에서 코스 요리와 미팅, 마사지, 스파 등을 즐길 수 있다. 조선 호텔이 직접 관리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청결과 보안은 걱정 없다. 영화 베테랑 속 파티 장면도 바로 이 더 스테이트룸에서 촬영되었다.
세계 최대 부호 만수르도 관심
BMW 코리아는 지난 2012년 스테이트 남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 etnews |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국내 최초 브랜드 사무실 건물로 입주 전부터 외국계 기업과 대형 로펌에 러브콜을 받았다. 실제로 법무법인 세종이 빌딩의 1/3을, 이외에 층은 BMW코리아, BNP 파리바은행 및 증권, 베인&컴퍼니, 한국투자공사(KIC) 등이 사용하게 된다. 그 덕에 대형 오피스 빌딩의 경쟁이 치열했음에도,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2% 수준의 낮은 공실률을 자랑한다.
koreaninvestors |
해당 빌딩은 신한 BNPP 자산운용이 빌딩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2012년 4,000억 원에 매입한 곳이다. 이후 2014년 매각을 결정하게 되는데, 우량 임차인이 대거 입주한 덕분에 많은 투자사가 빌딩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만수르가 운영 중인 세계 3대 국부펀드 ADIA도 그중 하나다.
인수 마지막까지 경쟁이 치열했지만 신한 BNPP 자산운용은 ADIA에 최종 매각을 결정한다. 매각 금액은 3.3㎡당 2,560만 원으로, 총 5,300억 원에 이른다. 이 거래를 통해 신한 BNPP 자산운용은 2년 만에 1,000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본 셈이다.
스타벅스 입주로 한숨 돌려
(우) 광화문 디타워 전경 / lawtime, dailytimes |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ADIA가 매입했을 당시 공실률 4%를 웃돌았다. 그러나 2018년 법무법인 세종이 광화문 디타워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공실률은 순식간에 40%로 치솟는다. ADIA는 당황하지 않고 매각을 추진했다. 이미 매입 후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세종이 떠난 빈자리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테이트타워 남산 인수에 다시 한번 수많은 운용사가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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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A의 자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꿰찼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9년 4월 스테이트타워 남산을 5,886억 원에 인수한다. 3.3㎡당 2,900만 원에 이르는 금액으로 단위면적으로 따지면 중심상업지구 내 최고가다. 인수할 때까지 공실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거래 금액의 60%를 대출받아가면서까지 스테이트타워 남산을 사들였다.
아쉽게도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부동산 자문사와 손을 잡고 직접 임차인을 찾아 나섰지만 매입 후 6개월이 지나도 공실은 여전했다. 다행히 지난 2019년 10월, 스타벅스 코리아가 스테이트타워 남산으로 본사 입주를 검토하게 되었다. 만약 입주가 최종 확정된다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세종이 떠난 후 첫 신규 임차인이 될 예정이다.
오피스 빌딩에 호텔과 맞먹는 시설과 서비스를 도입한 스테이트 남산. 이로 인해 스테이트 남산은 단숨에 고급 빌딩으로 부상하며 우량 임차인들을 끌어모은다. 최근엔 대형 오피스 빌딩의 공급이 점차 줄어들면서, 스테이트 남산의 희소성도 계속해서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스테이트 남산이 공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