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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맞은편, ‘서울 알짜배기 땅’에 들어선 억대 건물의 정체

김포 한강신도시에 위치한 ‘가까운교회’

건설업계의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민간 공사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교회가 수심이 짙은 건설업계에 보탬이 되고 있다. 예배당 리모델링과 신축이 한창인 덕분이다. 특히 수많은 신도들을 보유한 대형 교회는 막대한 자금을 토대로 독특한 디자인의 예배당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중 일부는 서울 내에서도 ‘알짜배기’라 소문난 곳을 차지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과연 어떤 교회 건축물들이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을 해내고 있는 걸까?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서초구 랜드마크가 된 예배당

(우) 신축 이전 사랑의교회 본당의 모습

지난 2013년 서초구 대법원 맞은편에 ‘사랑의 교회’의 새로운 성전이 들어섰다. 사랑의 교회는 예배당 터전을 강남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강남을 변화시키는 영적 공동체가 될 것”이라 밝히리고 했다. 실제로 이러한 포부는 건물 크기로 증명됐다.


서초구 예배당은 땅 규모만 2만 평, 건물은 지하 7층~지상 17층에 달하는 규모로 2016년 가장 큰 예배당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건축 비용에만 3,000억 원이 들었다고 전해진다.

도로 점용은 사랑의 교회 신축 당시부터 논란이 되었다. 표시된 부분이 문제가 된 부분.

안타깝게도 지난 2019년 10월 사랑의 교회 서초 예배당은 불법 건축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완공 당시부터 불거진 예배당의 도로점용 소송에서 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사랑의 교회는 건축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하며, 20억 원의 도로 점용료 납부 소식과 함께 건축물의 공공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공공도로 점용은 불법으로 판결 나 사랑의 교회는 점용 부분을 원상 회복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원상 회복에는 400억 원의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성전이 생겨나는 이유

2019년 광화문에는 새문안교회의 새 성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9,800평 부지에 들어선 지하 6층~지상 13층의 건물은 기존 건물의 10배를 넘는 크기를 자랑했다. 설계에는 교회 건축의 대가라 불리는 이은석 교수가 참여했는데,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2019 아키텍처 마스터 프라이즈’ 문화건축 부문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위) 아현성결교회 과거 모습과 현재, (아래) 역삼동 순복음강남교회와 효창동 만리현교회 전경

새문안교회와 얼마 멀지 않은 북아현동에는 아현성결교회의 100년 성전이 자리하고 있다. 총면적 4,100평,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건축된 건물로,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모습에 2014년 교회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역삼동 순복음강남교회, 효창동 만리현교회 등이 서울 주요 도심에서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중이다.

서초구 본당을 모두 채운 사랑의교회 2만3000여 명의 성도들의 모습

그렇다면 교회는 왜 이토록 큰 규모의 예배당이 필요한 걸까. 대형 교회는 신도들과 향후 포교 활동을 위해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사랑의 교회(3만 명)와 새문안교회(6,000명), 그리고 아현성결교회 등은 늘어나는 신도에 비해 본당 좌석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사랑의 교회의 경우, 주말마다 신도들이 몰리면서 주변 도로가 정체되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교회 관계자들은 새로운 성전이 주민들의 공공시설로도 활용되면서, 교회 본연의 역할을 더 충실히 이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끊임없는 세제 특혜 논란

일각에서는 예배당의 대형화를 그리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호화스러운 건물 크기가 교회가 추구하는 본질과는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새 성전의 건축비를 향한 의문이 크다. 서울의 한 교회에서는 주기적으로 건축 기공을 위한 예배를 가지며, 신도들에게 건축 헌금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헌금만으로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건축비 감당이 어렵기에, 부족한 부분은 대출로 메우는 경우도 있다. 빚을 내면서까지 새 성전을 지으려는 건 교세 과시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교회에서는 각종 봉사활동과 기부에 참여하며 교회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금 논란도 피해 갈 수 없다. 성전 신축에 드는 건축비의 상당 부분은 건축 헌금이 차지하지만, 교회는 비과세 단체로 분류되어 이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종교 단체의 부동산은 지방세특례제한법 제50조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취득세와 재산세가 면제된다. 교회 건물 수익 사업이 아닌 사회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세금 혜택이 사라진다면 그간 교회가 펼치던 공익사업이 감소되는 것은 물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공감사예배를 위해 모인 새문안교회 신도들

교회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배당으로 수익 사업을 실현하는 일부 단체들로 인해 애꿎은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악용 사례를 막고자 교회 건물 내 종교활동이 이뤄지지 않는 시설이 과세 대상에 속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한다. 신도들의 신앙심이 모여 생겨날 수 있었던 예배당인 만큼, 부디 교회의 본질에 충실하며 신의 부름에 응답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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