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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비싼건 아니었다…3,000만원 파격 혜택에도 안팔리는 신축 아파트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조금이나마 비용을 줄이려는 이들이 많다. 일부 가구는 여유자금이 없어 발코니 확장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정작 이곳에서는 발코니 확장에 무이자 혜택까지 줘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과도 가깝고 일자리도 많은데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화려한 혁신도시, 원주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은 2006년 전만 해도 논과 밭, 나무로 가득한 산이었다. 그러나 원주 혁신도시로 지정되면서, 반곡동 일원 360만㎡ 면적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후 8843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원주혁신도시는 2013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시작으로 총 13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업무 단지로 재탄생했다.

월급도 직장도 안정적인 공공기관이 13개나 입주하고 산학연 클러스터 및 정주 여건 조성이 계획되어 부동산 상승 기대감도 컸다. 인근 아파트 시세도 치솟았다. 공공기관 입주 소식과 함께 신축되어 2014년 입주 시작된 1110규모 아파트는 3.3㎡당 606만 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3,3㎡당 818만 원으로 상승했다.

비교적 땅값이 저렴하고 공간이 많은 만큼 시설 건립도 순조롭게 이어졌다. 의료시설만 9곳에 약국 5곳이 혁신도시 하나만 보고 자리 잡았다. 인구도 2014년 3907명에 불과했으나 2017년 2만 1198명까지 약 5.4배 증가했다. 인구 증가에 맞춰 교육 시설도 유치원 5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 1개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정작 2017년까지 원주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직원 이주율은 52.3%에 불과하다. 이마저 가족 동반은 24.7%에 불과했다. 47.7%의 공공기관 직원들이 여전히 서울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셈이다. 덕분에 2017년 입주를 시작한 LH의 855세대 아파트는 215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다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청사가 미완성인 등 발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2년이 지난 2019년 현재 원주혁신도시의 상황은 개선되었을까? 원주 혁신도시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2년간 상승해 37.5%를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전국 평균인 48%보다 10%가량 낮은 수치다. 매일 40대 가까운 출퇴근 버스가 임직원을 실어 나르고 나면 거리에 사람 한 명 보기 힘들다는 게 인근 부동산 전문가의 이야기다.

“주중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에요. 금요일만 되면 70~80%는 다 서울로 올라가 버립니다.” 저렴한 가격에 막상 입주해도 자녀 교육과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 임직원들은 공기업 특유의 순환근무제를 고려하면 수도권에 거주하며 본인만 출퇴근하는 게 나은 처지다.

덕분에 강원도 내 18개 시군의 미분양 물량 7800가구 중 원주가 40% 이상인 약 3400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LH가 3년 무이자 할부까지 꺼내 들었다. 2656가구 중 2134가구가 미분양된 포스코건설의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는 계약금 1000만 원 정액제에 이자 후불제에서 무이자로 정책을 변경했다. 입주자들은 이에 따라 최대 1500만 원가량의 이자 혜택을 받게 되었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아파트들은 그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남원주에 2020년 919가구 입주 예정인 ‘내안애카운티 에듀파크’는 계약금 500만 원에 발코니 확장 무상 지원, 담보대출 이자 지원, 중도금 60% 무이자, 현관 중문 무상 지원 등 3000만 원 상당의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분양에 힘쓰고 있다.

2. 개발 호재에 웃고 우는 춘천

2016년 전국의 부동산이 위축된 가운데 홀로 상승하던 춘천의 부동산 상황도 심상치 않다. 당시 춘천은 평창동계올림픽과 동서 고속철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등 연달은 대형 개발 호재로 집값이 15%가량 상승했다. 개발 호재를 맞아 아파트 신규 분양도 증가하며 인구도 28만 명이라는 최고치를 찍었다.

28만 명이 달성이 무색하게 춘천시의 인구는 인근 지역 개발 호재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이 발표되었을 뿐만 아니라 예정되었던 대형 개발 호재도 진행이 지지부진해진 것이다. 와중에 건설사들이 마구잡이로 분양했던 신축 아파트가 대거 분양되면서 춘천 부동산 시장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었다.

춘천의 아파트 매매가는 춘천 시장이 절정이었던 2017년 12월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시세보다 수천만 원 낮춰도 매각이 되지 않고 있다. 잠재수요자들은 춘천시에만 2022년까지 아파트가 1만 7000가구 들어서고 춘천 인근 지역에만 신도시에 9만 가구가 공급되는 만큼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어 미분양 해소는 당분간 요원해보인다.


글 임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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