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대통령 빈소에 온 최태원 회장 웃게만든 기자의 질문
노태우의 사위 SK 최태원 회장
재벌과 대통령 딸의 만남 화제돼
결혼 후 엇갈린 부부의 근황
연합뉴스 |
지난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은 최태원 회장.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던 최태원에게 한 기자가 “고인과 생전 인연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허허허’ 실소만 터뜨릴 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요. 이 질문은 같은 자리에 있던 다른 기자들과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에게 큰 화제가 됐습니다. 모두를 당황하게 한 이 질문. 과연 노태우 전 대통령과 SK 회장 최태원은 어떤 관계였을까요?
세기의 커플 최태원 – 노소영
서울경제 |
고(故)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의 장남이었던 최태원 회장.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시카고 대학교로 건너가 경제학을 공부하던 중 같은 시카고 대학원을 다니고 있던 노소영 관장을 만나게 됩니다. 서울대 섬유공학과 출신인 노소영 관장은 학교 ‘퀸카’로 유명했는데요. 하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신분 때문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죠.
시카고 대학교에서 만난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유학 생활의 외로움을 달랬는데요. 노소영 관장은 한 인터뷰에서 최태원과의 첫 만남에 대해 “겨울 방학 때 기숙사 식당이 문을 닫아서 며칠을 굶었다. 차도 없고 누구한테 빌붙는 것도 싫었다. 굶고 있었는데, 친한 선배가 불러서 나간 자리에 최 회장이 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연인이 된 두 사람은 금반지를 나눠끼고 테니스를 함께 치는 등 소박한 연애를 즐겼다고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1988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립니다. 재벌 총수의 장남과 대통령 딸의 결혼은 ‘세기의 결혼’이라 불릴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한편으로는 ‘정략결혼’, ‘정경유착’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故) 최종현 회장은 “배우자 선택은 당사자 스스로 하는 것이지 자식들을 정략의 희생물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전했죠.
결혼 후 두 사람은?
연합뉴스 |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결혼 후 1989년에 장녀 최윤정, 1991년 차녀 최민정, 1995년에는 장남 최인근을 출산했는데요. 노소영 관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 육아에 전념했으며 1999년 워커힐 미술관을 물려받으며 미술관 관장직을 맡게 됩니다. 이후 워커힐 미술관은 아트센터 ‘나비’가 되었으며 노소영 관장은 대학교수로서 경희대, 서울예술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인재 양성소 ‘타작마당’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로컬라이즈 군산 |
두 사람의 자녀들은 현재 모두 SK그룹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장녀인 최윤정 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국제 학교를 졸업한 후 시카고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17년 SK 바이오팜에 입사 후 현재는 휴직 중입니다. 차녀인 최민정 씨는 2014년 해군사관 후보생으로 임관해 화제가 됐는데요. 현재는 SK 하이닉스에 입사해 산하 조직인 인트라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브라운대학교를 졸업한 장남 최인근 씨는 지난 2020년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이혼 소송 진행
연합뉴스 |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왕성한 대외 활동을 보였지만 사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초기부터 순탄치 못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2013년 1월 직접 작성한 이혼청구소송 소장에서 “결혼 초부터 성장 배경의 차이, 성격과 문화 차이, 종교의 차이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라고 전했는데요.
2009년부터 별거에 들어간 최태원 회장은 결국 2015년 세계일보에 편지를 보내며 노소영 관장에게 이혼을 요구합니다. 편지에는 다른 여성과 아이를 낳았다는 충격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었는데요. 그는 편지를 통해 “항간의 소문대로 저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라며 “그러던 중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고, 수년 전 저와 그 사람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노소영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라며 이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결국 최태원 회장이 이혼조정 절차를 신청했고 노소영 관장이 2020년 12월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에 응하면서 재산분할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노소영 관장은 SNS를 통해 “지난 세월은 가정을 만들고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