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기자에게 인종 차별 질문받은 배우들의 반응
해외에서 인종 차별 당한 배우들
트럼프한테 저격 당한 <기생충>
무명 배우 취급받은 이정재
재치 있게 대응한 주지훈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과 <오징어 게임>, 전부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한국의 콘텐츠입니다. 한국의 영화, 혹은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나오는 경제적, 문화점 이점은 헤아릴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홍보차 해외에 나간 배우들은 뜻하지 않은 인종 차별을 당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종종 일어나는 것도 사실인데요. 오늘은 외국에서 인종 차별을 당한 배우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1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잡아 극찬을 받으며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죠.
심지어 아카데미 영화제의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유례없는 성공 신화를 쓰기도 했는데요. 봉준호를 비롯한 송강호,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선균 등 <기생충> 크루는 미국으로 넘어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단연 아시아 영화로서 유례없는 성과를 거둔 <기생충> 팀은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화제였습니다. 이에 외신들도 <기생충> 팀에게 질문세례를 던지기도 했는데요. 한 인터뷰어는 봉준호에게 ‘미국에서 유명해져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이냐’라는 다소 황당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통역을 담당하던 샤론 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그게 질문입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죠. 실제로 샤론 최로부터 인터뷰어의 질문을 전해 들은 <기생충> 팀은 ‘응?’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죠. 송강호는 ‘뭐랄까, 맛있는 걸 많이 얻어먹어요’라고 재치있게 대답해 순간을 모면했습니다.
<기생충> 팀에게 던져진 인종차별적인 언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수상하자 세계 언론은 유색인종에게는 유독 인색하던 아카데미의 관행을 깬 <기생충>에 열광했습니다.
세계 유명 인사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기생충> 팀에 축하를 보냈는데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선거 유세 연설에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형편없었다’라며 ‘무려 한국 영화가 수상했다.’, ‘<기생충>이 그렇게 좋은 영화냐. 나는 모르겠다.’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었죠.
미국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존 밀러는 자신의 SNS에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남겼는데요.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한국어로만 말한 것에 대해 ‘이런 사람이야말로 미국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글을 남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무려 6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기생충>이 정작 남녀 주연상, 조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아카데미의 백인중심적 사고 때문이라는 비판이 불거지기도 했었습니다.
해외에서 곤혹을 치른 것은 <기생충> 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이정재가 그 주인공인데요. 한 미국 기자는 이정재에게 ‘너무 유명해져서 집 밖에 나가기도 힘들 것 같다. <오징어 게임> 이후 삶의 어떤 점이 바뀌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이정재는 이미 대한민국 최정상급의 배우이고, 기자의 질문은 미국 밖의 나라의 연예 사업을 무시하는 발언이었죠. 이정재는 기자의 질문에 잠시 당황하다 ‘미국에서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라며 침착하게 대답했습니다.
또 다른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활약한 주지훈도 최근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소 불쾌할 수 있는 질문을 받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 독일 잡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인터뷰어는 주지훈에게 ‘아시아 사람들이 다 똑같이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냐’라는 질문을 했는데요. 이에 주지훈은 ‘우리가 볼 때도 백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 브래드 피트나 톰 크루즈만 다르게 생겼다’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남겨 거북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벗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