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때문에…” 강사가 성인사이트에 수학 강의 올리자 벌어진 일
성인사이트에 수학 강의를 올리기 시작한 강사
“나 자신만의 생존 전략이었다”
연봉 수백억 이상이라는 일타강사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Youtube ‘스카이에듀’ |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강의를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소위 ‘일타강사’라 불리는 유명 강사들의 인기도 더욱 올라가고 있습니다. ‘일타강사’들이 유명 연예인들을 능가하는 인기와 부를 누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원 강사’라는 목표를 갖게 된 학생들도 많죠. 하지만 그만큼 강사들 간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대만의 한 수학강사는 이런 경쟁 속에서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만들어냈는데요. 어떤 방법일까요?
성인 사이트에 영상 올리는 이유
뉴욕포스트 |
15년 동안 대만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강사 창 쉬는 지난해 5월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성인물 사이트인 ‘폰허브’에 수학 강의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11월까지 그가 올린 수학 강의 숫자만 230개가 넘는데요. 영상은 다른 수학 강의 영상과 특별히 다르지 않습니다. 회색 후드티를 입은 창 쉬는 미적분, 벡터 등을 가르쳤죠.
폰허브 캡쳐 |
성인 사이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영상이지만 그의 수학 강의 채널은 시청자들에게 큰 반응을 얻었습니다. 전체 조회 수는 190만 회를 넘어갔으며, 그의 채널을 구독한 사람만 7000명이 넘어섰죠. 실제로 이 사이트에서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창 쉬의 유료 강의를 등록하기도 했는데요. 그가 성인 사이트에 강의 영상을 올린 후 추가적으로 얻은 수익만 약 3억 1600만 원을 넘어섰죠.
하지만 모든 성인 사이트에서 창 쉬의 영상을 허용한 건 아닙니다. 그가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폰허브’ 외에 다른 사이트에서는 모두 창 쉬의 영상을 차단했는데요. 창 쉬는 자신만의 생존 전략에 대해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 전략을 생각하다가 성인물 사이트를 찾게 됐다”라며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주로 대학생이기 때문에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다가 성인물 사이트를 찾았다”라고 전했습니다.
몸값 올라가는 학원 강사들
Youtube ‘theMEGASTUDY’ |
학생들의 입시 경쟁만큼 학원과 강사들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소위 ‘일타강사’라 불리는 메가스터디의 현우진, 이지영 강사가 각각 300억, 100억 원대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원 강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졌는데요.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교육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은 “동기들끼리 우스갯소리로 ‘공무원 연봉의 몇 배를 벌 수 있으니 교사 대신 강사를 하자’고 얘기한다”라며 강사에 대한 관심을 전했습니다.
원래 수험들과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일타강사’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몸값이 더 올라갔는데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학교 수업은 물론 학원 수업까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인터넷 강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일타강사의 강의를 듣고 있는 한 학생은 “유명 강사 강의를 들으려면 적어도 한 달 정도는 대기해야 한다”라며 “수능이 임박해서 듣는 ‘파이널 강의’는 3개월을 대기해도 못 듣는 경우도 있다”라고 전했죠.
강사 이미지 부풀려졌다
연합뉴스 |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학원 강사들의 이미지가 ‘일타강사’들로 인해 일부 미화되고 부풀려졌다고 얘기합니다. 대부분의 학원 강사들은 업무 강도에 비해 월급 수준이 높지 않은데요. 같은 업체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인기가 없거나 신입급은 보통 연봉 3000만 원 정도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학원 업계가 성과급 위주로 임금 체계가 바뀌면서 강사들 간의 경쟁도 더 치열해졌죠.
지난 1월에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가장 유명한 ‘일타강사’였던 박광일 씨가 경쟁 관계에 있는 학원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아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는 2016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총 735차례에 걸쳐 허위 및 비방 댓글을 작성했는데요. 검찰은 “상당 기간 동일하게 계획에 따라 경쟁 강사를 비방한 점, 범행으로 매출 이익 등 상당한 혜택의 영향을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라며 박광일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