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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가 뽑은 올해 사랑해야 할 52곳…랜선여행으로 가보니

짝사랑은 이래저래 힘들다.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마음을 쓰면서 들키지 않아야 하는 그 줄타기가 은근 어렵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좋아하는 이 자리에 몰래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놓기도 하고, 그가 오가는 곳에 일부러 찾아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이 모든 행동은 전적으로 상대방이 몰라야 한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좋고, 한 편으로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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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 사진 = 언스플래쉬

요새 많은 이가 짝사랑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가 1년째 붙잡고 놔주지를 않는 탓에 한 걸음 떼기조차 어렵다 보니 여행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고문이다. 흡사 맹목적으로 하트를 보내는 짝사랑을 방불케 한다. 과연 우리는 언제쯤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이런 애타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고자 요즘 떠오르는 것이 랜선여행이다. 인터넷으로 떠나는 가상 여행이기에 100% 충족시킬 수 없겠지만 이런 행위가 위안이 된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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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선정 올해 사랑해야 할 세계명소 52곳

최근 뉴욕타임즈가 흥미로운 주제의 여행 기사를 게재했다. 뉴욕타임즈는 매년 여행작가와 사진작가의 추천을 받아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 52곳(52 Places to Go)’ 을 선정해 발표했으나 작년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올해는 독자들에게 삶을 기쁘게 하고 영감과 위로를 준 장소에 대해 묻는 것으로 대체했다.


그 결과 2000여 곳의 제안이 들어왔고, 이를 바탕으로 ‘사랑해야 할 세계 명소 52곳(52 Places to Love)’이라는 주제가 정해졌다. 뉴욕타임즈는 아직 우리에게는 52곳의 여행지가 기다리고 있다며 코로나19에 지친 모두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여행플러스는 이중 5곳을 간추려 함께 랜선여행을 떠난다.

사이판 “길들여지지 않은 밀림으로 뒤덮인 동굴의 섬”

- 메건 웨스트(Megan West) 지구 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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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 사진 = 마리아나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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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에 위치한 마리아나제도의 사이판은 세계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지역으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와 접해있다. 마리아나제도 14개 섬 중 하나로, 남북에 걸쳐 약 21km, 동서로는 8.8km 밖에 되지 않는다. 연중 온화한 열대 기후 덕에 아름다운 산호 해변, 깨끗하고 푸른 바다 등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한 해 동안 약 20만명의 한국인이 이 곳을 찾았다.


원자폭탄 적하장 터, 노스필드 활주로 및 사이판 해저에 위치한 수중 위령비를 비롯해 제 2차 세계대전과 연관된 우리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고, 기원전 약 500년경 차모로족의 가옥 흔적과 건축 기술을 엿 볼 수 있는 고대의 석조 유물 라테스톤 석상도 볼거리다. 마리아나제도의 원주민인 차모로족과 캐롤리니안(Carolinian)의 토착문화 외에도 스페인, 독일, 일본의 식민지시대 지역의 역사, 언어, 음식, 관습이 만들어낸 문화가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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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 사진 = 마리아나 관광청

프리실라 이아코포(Priscilla M. Iakopo) 마리아나관광청 청장은 “지도상에서 마리아나제도는 작은 곳에 불과하지만 사이판, 티니안, 로타의 마리아나제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우리 섬이 가진 자연의 아름다움, 역사와 지역의 다양성, 따뜻한 환대에 놀라곤 한다”며 “마리아나제도는 자연을 탐험하고 연결하고 또 마음을 열게 만드는 이상적인 장소이다. 다시 여행이 안전해 질 때 한국의 여행객분들도 마리아나제도에서 대자연을 더욱 깊이 경험하고 따뜻한 환대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 받고 힐링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마리아나제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29명이지만 대부분 해외유입이다. 순확진자 수는 4명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시 한국산 진단키트를 사용해 현재까지 인구의 32.5% 검사를 진행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높은 검사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 내 지역별 백신 접종율 역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콜롬비아 라노스 “휴대폰과 작별 키스할 수 있는 곳”

- 사무엘 둘릭(Samuel Dulik) 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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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라노스 / 사진 = 언스플래쉬

콜롬비아 라노스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이 매력적인 곳이다. 이제는 경험할 수 없을 것 같은 오래 전 콜롬비아의 전통 목장 문화가 존재한다. 아나콘다, 원숭이, 카피바라 그리고 수천 마리의 소가 초원을 유유히 거닌다. 한때 독립을 위한 전투나 21세기 접어들어 겪은 게릴라 시위, 마약 밀매 등도 있었지만 라노스는 평온하다.

모로코 마라케시 “살아보기 전까지 이해할 수 없는 도시”

- 제니퍼 보치(Jennifer Borch) 교육프로그램 코디네이터


모로코 마라케시는 여행 중 잠시 머물다 떠나고 나서도 계속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곳이다. 마라케시의 시가지 메디나는 항상 시끄럽다. 드럼과 춤 그리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만드는 다양한 소음 때문이다. 테라스가 보이는 7개의 모스크가 있고, 하루에 5번씩 몇 초 간격으로 기도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뭐라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마법같은 곳”

- 모건 찰스(Morgan Charles) 유나이티드항공 직원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여행에서 눈 덮인 산이 호수에 완벽하게 투영된 광경을 볼 수 있다. 이 모습을 볼 확률은 100%에 가깝다. 코로나19가 끝난다면 가장 먼저 하이랜드를 찾으라고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케언고름스 국립공원이나 주라 섬 트레킹 등이 힘들 수 있지만, 그 시간 동안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진정으로 사랑하고 감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뉴질랜드 밀포드 사운드 “아름다운 산과 물 등 무엇이 최고 경치인지 고를 수 없다”

- 로라 린 월시(Laura Lynn Walsh) 퇴직 교사


뉴질랜드 남섬의 피오르드인 밀포드 사운드는 번잡한 도시의 환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그 어떤 것도 오염되지 않은 곳이다. 경비행기를 타고 세 개의 눈 덮인 산을 지나면 작은 공항이 나온다. 배를 타고 거대한 폭포 가까이까지 가서 떨어지는 물보라 맛은 상쾌하기까지 하다. 물 위에 떠 있으면서 세상이 돌아가는 걸 보는 내내 마음이 놓이는 곳이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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