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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절대 못해” 비웃다 충격…‘뻔→펀’ 정의선, ‘N’으로 퀀텀점프

친환경과 전기차의 '정반합'

WRC 우승은 운 아닌 실력

따라갔던 현대차 “따라 와”

“이봐 해봤어” 창조적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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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N과 정의선 회장 [사진출처=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안돼, 절대 못할 거야”

현대차가 지난 2013년 모터스포츠 진출에 이어 2015년 고성능 브랜드 출범을 선언할 때마다 국내외에서 나온 반응이다. 모터스포츠는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고 수십년에 걸친 시행착오와 노하우가 필요해 글로벌 선두 기업이 아니면 쓴잔만 마시는 분야여서다.


또 현대차가 대중적인 차량 분야에서는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지만 고성능차 개발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은 부족하다고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10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짧은 시간에 세계 정상급 성과를 일궈냈다. “현대차는 안돼”는 비웃음이 이제는 “현대차가 한대”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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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고성능 기술 산실 역할을 담당한 뉘르부르크링주행 시험장 [사진출처=현대차]

현대차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갈고닦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성능 브랜드 ‘엔’(N)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포르쉐가 타이칸을 앞세워 주도하는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도 ‘뻔’하지 않고‘ 펀’(Fun)한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자동차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IONIQ5 N)’을 공개했다. 2013년 이후 모터스포츠에서 축적한 고성능 기술력과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를 통해 발전시킨 전동화 기술의 시너지 결과물이다.


아이오닉5 N은 더 나아가 현대차 가치의 ‘퀀텀점프’를 이룰 ‘정반합’(正反合) 선봉장으로 여겨진다. 양립하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친환경 ‘정’과 고성능 ‘반’이 갈등을 통해 균형을 찾는 ‘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서다. 뻔한 전기차가 아니라 편하고 펀(Fun)한 매력을 추구했다. ‘정반합’을 이룬 아이오닉5 N은 비웃음에도 좌절하지 않는 현대차의 열정과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친환경과 고성능, 정과 반의 시너지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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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월드랠리팀, WRC 그리스 랠리 석권 [사진출처=현대차]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은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이했다. 현대차는 2012년 파리모터쇼에서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인 WRC(World Rally Championship, 월드랠리챔피언십) 도전을 공언했다.


2013년 독일 알체나우에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을 설립하고 고성능차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향후 양산차에 접목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의선 회장은 2018년 CES 현장에서 “마차를 끄는 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싸우거나 잘 달리는 경주마도 필요하다”며 “고성능차에서 획득한 기술을 일반차에 접목할 때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현대차에 꼭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전폭적 지원을 받은 현대차는 WRC를 비롯해 TCR 월드투어(전 WTCR),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수많은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차량 성능을 갈고 닦았다.


2017년 N의 첫번째 판매용 경주차 i30 N TCR, 2019년 벨로스터N TCR, 2020년 아반떼 N TCR 등 서킷 경주차를 계속 선보였다.


2019년에는 WRC 참가 6년 만에 한국팀 사상 최초로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해 WRC에서도 다시 한번 제조사 부문 종합우승을 거머쥐며 운이 아닌 실력을 입증했다. 현대차에 대한 비웃음도 덩달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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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20 N Rally1 하이브리드 [사진출처=현대차]

‘자동차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짜릿한 운전의 재미를 주는 자동차로 새롭고 혁신적인 운전 경험을 통해 고객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정 회장의 목표도 현실화했다. 현대차는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을 론칭하며 가슴 뛰는 ‘운전의 재미’(Fun to Drive)를 내세웠다.


N의 3대 고성능 DNA인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 곡선로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Everyday Sports Car)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Race Track Capability)도 공개했다.


2018년에는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고성능 사업부를 신설했다. 고성능차 전문가도 적극 영업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양산차 기술도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2017년 N 브랜드의 첫 모델 i30 N을 출시했다. 2018년에는 벨로스터 N과 i30 패스트백 N, 2021년에는 아반떼 N과 코나 N 등 ‘펀’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전기차도 뻔하지 않고 ‘편’하고 ‘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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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5 N [사진출처=현대차]

전동화라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운전의 재미와 고성능 감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바람은 현대차에 새로운 ‘정반합’ 전환점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전기 경주차인 벨로스터 N ETCR을 개발해 지난 2021년과 2022년 순수 전기차 기반의 투어링카 레이스 ‘PURE ETCR’에 출전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사용해 ETCR 출전 차량에 전기 충전을 제공해 지속가능한 모터스포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2년 WRC부터는 내연기관 기반이 아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반의 신규 기술 규정이 적용되면서 i20 N 랠리1 하이브리드 경주차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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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르가즘을 유발하는 아이오닉5 N 사운드 시스템 [사진출처=현대차]

‘현대 N데이 2022’를 열고 고성능 전동화 비전과 함께 고성능 콘셉트카 2대도 공개하면서 글로벌 모터스포츠업계의 주목도 받았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무겁고 열관리가 필수인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소프트웨어 잠재력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운드와 진동 등 고성능차의 감성적 영역에서도 다양한 연구를 진행, 전기차 시대에도 N의 3대 핵심 요소를 계승하기 위해서다. N 브랜드의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줄 ‘롤링랩’ 2대도 함께 선보였다. 롤링랩은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적용한 고성능 기술을 양산모델에 반영하기에 앞서 연구개발 및 검증하는 차량이다. 롤링랩 RN22e는 N 브랜드의 첫번째 E-GMP 기반 고성능 차량으로 아이오닉5 N 개발에 기여했다.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인 N비전74는 전기차 시대를 넘어 더 머나먼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고성능차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 이젠 “따라올테면 따라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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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인 N비전74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이봐 해봤어”

막노동과 쌀가게 직원을 전전했던 ‘흙수저’에서 ‘하면 된다’는 도전 정신으로 현대그룹을 일군 것은 물론 한국 산업 근대화 주역으로 우뚝 선 아산(峨山) 정주영 명예회장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그의 도전정신은 아들인 정몽구 명예회장을 거쳐 손자인 정의선 회장까지 이어졌다.


“현대차는 못해”를 “현대차가 한대”로 바꾼 것도 따져보면 ‘이봐 해봤어’ 정신을 시대에 걸맞게 창조적으로 계승해서다.


친환경과 전기차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영역의 접점을 찾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아이오닉5 N 개발도 가능했다. 그만큼 정 회장이 아이오닉5 N에 거는 기대와 애정은 크다.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아이오닉5 N 공개행사에 참석한 게 이를 증명한다.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신차 발표 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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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N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정 회장은 아이오닉5 N 공개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자랑스럽다”며 “연구원들이 자랑스럽고 잘 만들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운전 소감을 묻자 “재밌다”며 “직접 운전을 해야지 옆에 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뻔이 아닌 ‘펀’을 강조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아이오닉5 N과 포르쉐 타이칸을 같이 시험 주행해보니 성능 면에서 뒤지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에는 양립하기 어려웠던 친환경과 고성능의 균형을 맞추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도전과 혁신이 녹아 있다고 자신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5 N을 시작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고객들에게 변치 않는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가 따라가는 게 아니라 현대차를 따라올 수밖에 없는 리더십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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