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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가더니 바로 우승 … 김시우 "여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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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가 16일(한국시간)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 4라운드 17번홀 그린 밖에서 웨지로 친 공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같이 걷다 보면 긴장감도 풀리고 웃게 된다. 아내의 응원이 우승에 큰 힘이 됐다."


우승 트로피와 우승 상금 17억원. 결혼식을 올린 지 한 달도 안 된 '새신랑' 김시우(28)가 아내 오지현에게 제대로 된 결혼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1년 차를 맞이한 김시우가 2023년 출전한 첫 대회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올 시즌 첫 우승이자 개인 통산 4승째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라에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잡고 보기는 2개로 막아내며 6타를 줄였다. 합계 18언더파 262타를 만든 김시우는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헤이든 버클리(미국)를 1타 차로 제치며 우승 트로피와 우승 상금 142만2000달러(약 17억5600만원)를 손에 쥐었다.


승부는 마지막 18번홀까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버클리가 16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한 사이 17번홀에서 경기를 하고 있던 김시우도 그린 밖에서 기적 같은 '칩인 버디'를 낚아냈다. 그리고 마치 타이거 우즈처럼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승부는 마지막 파5홀에서 갈렸다. 먼저 경기를 치른 김시우는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침착하게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려놨고 두 번의 퍼트로 버디를 기록했다. 반면 버클리는 티샷이 러프와 페어웨이 경계에 떨어진 뒤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놨고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며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가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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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왼쪽)가 아내 오지현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시우는 스코어카드에 사인한 후 오지현과 경기를 지켜보다 버클리가 마지막 홀 버디를 잡지 못해 우승이 확정되자 포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2021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통산 3승을 거둔 이후 2년 만에 다시 맛본 우승. 무엇보다 김시우는 지난해 12월 1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기록한 프로골퍼 오지현과 결혼한 뒤 출전한 이 대회에서 지난 시즌의 부진을 날려 기쁨이 배가됐다. 또 김시우는 2008년 최경주 이후 15년 만에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특히 이 대회에서 김시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평소 같았으면 작은 실수에도 불같이 화를 냈겠지만 이 대회에서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혼의 힘이다. 김시우도 대회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지난주에 신혼여행을 겸해 일찍 하와이에 와서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즐겁게 여행처럼 경기했다"고 돌아본 김시우는 "작년엔 지현이가 경기도 하면서 결혼 준비를 하느라 고생했다. 이번 대회는 결혼한 후 첫 시합인데 같이 와줘서 고맙고 긴장되는 상황에서 함께 웃을 수 있어 긴장도 풀렸다"고 밝혔다. 이어 "코스 밖에서는 경기하러 왔나 싶을 정도로 편안하다. 힘도 많이 된다. 새해 우승이 일찍 찾아온 만큼 빨리 2승도 했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지현은 아직 은퇴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로 올해는 일단 남편과 함께 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메인 스폰서인 대방건설과 1년 계약이 남은 상황으로 KLPGA 투어에 복귀할 가능성도 높다.


이날 우승으로 김시우는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권도 손에 쥐었다. 또 '아시안게임 금메달' 기대감도 높아졌다. 김시우는 임성재와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 국가대표로 일찌감치 선발됐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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