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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했던 아빠가 변했어요”...불편해도 괜찮다, 감성 위해서라면 [육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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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날, 서해안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며 룸미러 왼쪽에 달려있는 버튼을 눌렀다. ‘지잉’ 하는 모터 소리와 함께 차량의 천정이 걷어지기 시작한다. 20초가 지나자 2열에 앉아 있던 아이들의 자리에서도 넓은 하늘이 파노라마로 열린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연두빛깔의 나뭇잎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스크린처럼 펼쳐진다. 기자가 꼽은 ‘지프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4도어’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파워탑’이라는 단어로 지프 랭글러의 차량명을 구분할 정도로 자동 개폐 기능은 그 어느 차량보다 탁월하다. 파워탑 기능을 이용하면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최고 시속 96㎞에서도 차량 2열까지 완전 개폐가 가능하다. 웬만한 컨버터블 차량에 못잖은 ‘오픈 에어링’은 비로소 도심을 벗어나 자유의 땅에 도착했음을 실감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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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 루비콘’은 오프로드 차량의 정석을 담은 차량답게 아빠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이 차는 높은 차체에 4륜구동 가솔린 엔진, 4각 테일 램프의 고전적인 ‘지프’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비포장도로를 달려보면 랭글러의 매력은 핸들을 잡은 손에서부터 느껴지기 시작한다. 웬만한 흔들림에도 휘둘리지 않고 주도권을 잡아가는 느낌. 그야말로 남성적이다. 오프로드 차량답게 운전석에는 물론, 어디에나 손잡이가 있다. 바닥에는 아예 물에 잠길 것을 가정해 물이 빠지는 장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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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와 자율주행 차량의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랭글러의 곳곳에는 여전히 ‘거칠고 투박함’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있다. 그럼에도 운전자를 위한 섬세한 배려가 느껴지는 ‘반전’ 또한 존재한다. 우선 일반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펜더와 범퍼. 랭글러의 펜더와 범퍼는 모두 플라스틱으로 구성됐다. 운전석에서는 펜더와 범퍼가 잘 보이지 않아 턴을 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오프로드에서 차체를 보호하기 위한 설계로 보기에도 다소 거칠어 보인다. 하지만 펜더와 범퍼에는 운전자의 주차를 편리하게 돕는 주차센서가 장착돼 있다. 뜻밖의 섬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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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후면에는 스페어타이어가 달렸다. 타이어가 찢어지는 일이 다반사인 오프로드 차량에 있어 ‘아이콘’과 같은 뒷모습이다. 남성적이고 거친 모습부터 떠오르지만 여기에도 역시 반전이 있다. 스페어타이어 거치대의 정 중앙에는 후방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후진 기어를 넣었을 때 안전한 주차를 배려한 것이다. 차량 우측 조수석 앞에 달린 안테나는 ‘화룡점정’이다. 요즘 나오는 차량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안테나는 라디오 전파 수신을 위한 것이다. 깊은 산속에서, 전화가 터지지 않는 오지에서의 통신수단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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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차에 익숙한 엄마에게 오프로드 차량 특유의 소음과 거친 승차감은 단점으로 꼽힌다. 아이들에게는 높은 차체가 불편할 수 있다. 뒷좌석의 시트 각도 조절이 한계가 있다는 점도 어린이들에 편리한 부분은 아니다.


그럼에도 하늘이 열리는 ‘오픈 에어링’의 경험은 이 같은 단점을 덮고도 남는다. 주유구는 열쇠가 있어야 개폐가 가능하다. 창문은 내릴 때는 한 번 누르면 끝까지 내려가지만 올릴 때는 끝까지 누르고 있어야 한다. 2023년형 랭글러 루비콘 4도어의 판매 가격은 하드탑 7390만원, 파워탑 77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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