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한 골목도 해안가 층층이 집도 이탈리아선 아트다
여행+
`천국의 문턱`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주
기원전 세워진 도시 '나폴리'
진짜를 보려면 항구보다 뒷골목
길거리서 마라도나 유니폼 사니
현지인이 친근하게 말 걸어오네
엄지척 '아말피' 코스트 드라이브
칼로 베어낸 듯 아찔한 절벽위
47년 걸려 만든 해안도로 50km
굽이굽이 터지는 풍광에 감탄
伊 남부의 완성은 '카프리섬'
제주도 우도보다 조금 작은 섬
해안따라 절벽... 천혜의 요새
구글맵도 못따라간 골목의 정취
아말피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포지타노. 소렌토에서 아말피까지 약 50㎞ 길이의 163번 국도가 뻗어 있다. |
따스한 볕이 닿는 면면이 빛났다. 발아래 자갈도, 형형색색 타일 장식도, 골목마다 걸린 빨래도, 해안 절벽 가득 찬 따개비 같은 집들도. 무엇보다 이 모든 걸 넉넉하게 끌어안은 지중해 중부의 티레니아 바다는 빛나다 못해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곳에 못 가보고 죽었으면 억울할 뻔했다. 극찬받아 마땅한 여기는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주다.
나폴리 진면목은 '뒷골목'
현지인의 삶을 볼 수 있는 나폴리 뒷골목. |
"진짜 나폴리를 보려면 항구는 잊고 골목길을 걸어야 합니다. 기원전부터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산 사람들의 역사가 골목길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까요." 가이드의 귀띔. 나폴리 역사지구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기원전 470년쯤 그리스 정착민이 세운 도시로 몇천 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역사와 문화가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모습을 이룩했다. 다른 곳에서 옛 시가지라고 할 때 시기가 중세 혹은 그보다 조금 이전의 것이라면 나폴리에서 옛 시가지는 무려 기원전까지로 거슬러 오른다.
역사지구 관광의 시작은 플레비시토 광장. 산카를로 극장과 나폴리 왕궁 그리고 산프란체스코 디 파올라 교회 등이 광장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플레비시토 광장으로 연결되는 톨레도 길은 나폴리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나폴리 현지인과 친해지고 싶다면, 길거리에서 마라도나 이름이 찍힌 축구 유니폼 하나 사 입기를. 대낮부터 술집 테라스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현지인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SSC 나폴리에서 활약한 마라도나는 이 동네에서 살아 있는 신이다.
신의 가호가 깃든 아말피
이탈리아 남부 카프리섬은 현지인들에게 최고의 허니문 여행지로 꼽힌다. 아말피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포지타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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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토에서 아말피까지 약 50㎞ 길이의 163번 국도. 단순히 번호로 부르기에 이 길은 지나치게 아름답다. 이탈리아 현지인도 이 국도선의 번호는 모르지만 '아말피 코스트 드라이브'라고 하면 '엄지 척'을 하며 알은체한다. 아말피 해안 전체에 뻗어 있는 라타리 산맥은 최고 높이가 1444m 정도로 그다지 높진 않지만 해안 쪽으로 가면 갈수록 경사도가 심해진다. 바다에 다다른 지점에선 누군가 큰 칼로 절벽을 수직으로 베어낸 듯한 모양새다. 절벽 위 해안도로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대체 이 길을 어떻게 만들었을까'다. 길의 역사는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처럼 도로가 놓인 건 1807년 나폴리 왕의 지시가 있고 나서였다. 이후 50㎞ 남짓한 도로가 완성되는 데 47년의 세월이 걸렸다. 티레니아해로 다이빙하듯 깎아지르는 해안 절벽에 가는 실선처럼 뻗친 길 하나. 도로 폭이 좁고 커브도 심해 더러는 '죽음의 길'이라고 부르지만 달리는 내내 무섭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커브를 돌 때마다 빛의 방향에 따라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풍광에 그저 감탄이 터질 뿐이었다. 참, 이 길을 포함해 해안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아말피 코스트에는 포지타노·프라이아노·아말피·라벨로 등 해안 마을 11개가 촘촘히 박혀 있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역시 포지타노다. 포지타노는 명불허전이었다.
이탈리아 남부의 완성 카프리
이탈리아 남부에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비를 딱 한 번 맞았는데, 그게 바로 카프리에서였다. 날씨가 궂었음에도 카프리는 이탈리아 남부 중 '최애' 여행지로 남았다.
나폴리에서는 페리로 1시간, 소렌토에서는 20분이 걸리는 카프리섬은 전체 면적 4㎢로, 제주도 옆 우도(6㎢)보다도 작지만 옹골찬 모습을 하고 있다. 섬 최고봉 몬테 솔라로의 높이는 589m인데, 아말피 해안이 그렇듯 카프리섬도 해안을 따라 절벽 지대가 이어져 천혜의 요새를 이루고 있다. 섬 가운데 몬테 솔라로가 있고 동쪽에 카프리 마을, 그리고 서쪽의 안나 카프리 마을로 나뉜다. 인구는 약 1만5000명이다.
보기만 해도 좋은 카프리에서 걸으면 두 배로 행복해진다. 섬이 워낙 작아 웬만한 곳은 다 걸어다닐 수 있다. 첫날엔 숙소 근처 카프리 시내를 구경했다. 낮엔 아우구스투스 정원에 가서 섬 남쪽 절벽을 굽어보고, 다시 시내로 돌아와서 골목길을 따라 트라가라 전망대까지 걸어가 일몰을 구경했다.
어둠이 내린 카프리섬은 낭만이 배가됐다. 나폴리와 포지타노의 골목은 카프리에 비하면 대로였다. 처음에는 구글맵을 켜고 돌아다녔지만 이내 포기해 버렸다. 잔 골목은 차라리 헤매는 편이 더 낭만적이다.
카프리에서 가장 좋았던 건 마지막 날 들렀던 피콜로 해변. 아침 조업을 끝내고 배를 손질하는 어부들과 해수욕을 즐기는 관광객 중간쯤 자리를 잡았다. 햇볕이 매섭게 내리쬐었지만 굳이 선베드에 앉아 카프레제 샌드위치와 콜라를 먹었다. 기미 몇 개 생긴다고 인생에서 크게 달라질 거 없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친다면 두고두고 마음이 쓰릴 것 같으니까.
이탈리아 즐기는 꿀팁
- 한국에서 이탈리아 나폴리 직항은 없다. 어디서든 최소 1번 경유해야 한다. 터키항공이 인천~이스탄불~나폴리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에서 이스탄불은 주 11회, 이스탄불에서 나폴리는 주 7회 운항한다. 인천~이스탄불은 11시간55분, 이스탄불~나폴리는 2시간30분이 걸린다. 시차는 8시간으로 이탈리아가 한국보다 늦다.
- 통화는 유로를 사용하고 전압은 우리나라와 동일한 220V를 사용하지만 콘센트 모양이 다르기도 하니 멀티어댑터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취재협조 = 터키항공
나폴리(이탈리아) =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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