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제주도 가볼만한곳 :: 완벽한 계절에 만난 제주
찬란한 계절이 지나고 솔솔 부는 바람이 간지러운 9월이다. 아직 여름의 색을 그대로 지닌 채, 공기의 온도만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벌써 가을을 말한다. 그렇게나 기다렸던 계절이라 그런 걸까. 그래서 많은 이들의 첫사랑 같은 계절에 모두의 사랑인 제주를 또 한 번 소개하려 한다. 어떤 날에 찾아도 오래 좋은 기억으로 남는 곳이지만 가장 완벽한 계절에 만나는 제주는 또 어떤 잔상들로 기억되려나.
1. 용연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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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는 풍경은 늘 아름답다. 끝이 보이지 않도록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 잔잔하게 흐르는 계곡물, 고요한 호수까지. 흐르는 모양도, 색도 서로 다르지만 꾸며내지 않은 아름다움에는 언제나 쉽게 아이처럼 마음을 뺏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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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구름다리는 절벽 아래로 흐르는 호수 위에 설치된 나무다리이다. 계곡물과 바닷물이 만나 형성된 청록빛 호수의 풍경이 묘한 매력을 자랑한다. 흔들리는 다리에 용기를 내어 몸을 실으면 앞뒤로 바다와 계곡의 풍경이 펼쳐져 마치 양면 카드 같은 그림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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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가뭄에도 호수가 마르지 않아 용연에 머무는 용이 승천해 비를 내리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키가 큰 나무와 풀이 사방을 감싸고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선물하는 산책로는 실제로 과거 선인들이 풍류를 즐긴 장소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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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다리에 켜지는 빛으로 또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용연구름다리는 제주 공항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용두암과 함께 돌아보기 좋으니 제주에서의 마지막 날, 공항으로 향하기 아쉽다면 가볍게 들러보길 추천한다.
- 주소 : 제주 제주시 용담이동 2581
2. 절물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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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내 맡던 비릿한 바다 내음이 지겨워졌다면 숲으로 가자. 절물 자연 휴양림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난 삼나무의 향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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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만 오면 애타게 찾는 날씨의 요정, 이곳에서만큼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 그래서인지 일부러 어스름하게 안개가 낀 새벽에 방문하는 여행객도 많다고 한다. 테크 혹은 벽돌로 깔린 길 덕에 땅이 젖는 날에도 쾌적하게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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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산책로도 좋지만 좀 더 힘을 내어 걸을 수 있다면 둘레길 코스를 추천한다. 약 한 시간 코스로, 절물오름을 빙 둘러 둘레길이 마련돼있다. 정상에는 아래와 달리 키 큰 나무들이 없어 탁 트인 절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한다. 상반된 매력의 풍경이 궁금하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 이용시간 : 매일 07:00 - 18:00
- 입장료 : 성인 1,000원 / 청소년 600원 / 어린이 300원
*65세 이상, 만 6세 이하 무료
*주차 가능 (유료)
- 주소 : 제주 제주시 명림로 584
- 문의 : 064-728-1510
3. 수산한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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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한못, 자칫 '수상한'으로 헷갈리기 좋은 서귀포의 연못이다. 귀여운 오해로 시작해 찾아본 여행지였지만 그 풍경을 발견하고는 정말 그런 이름을 가졌어도 꽤 어울렸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곳에 덩그러니 공원이?' 싶은 자리에 위치해있기 때문.
© onehexx_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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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은 연못을 중심으로 제멋대로 자라난 풀과 나무 그런 게 전부인 곳이다. 하지만 멀리 시야를 넓혀도 건물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는 특유의 분위기 덕에 낯설면서도 편안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변모하는 들판의 색 역시 매력적이다. 봄에는 하얀 갯무꽃이, 여름에는 보랏빛의 전주물꼬리풀, 또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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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한 못은 마치 '비밀 화원'을 연상케 하는 위치와 풍경 덕에 최근 제주의 인기 좋은 피크닉 명소로 꼽힌다. 1일 3명소를 돌아보는 빡빡한 여행 스케줄에 지쳐버렸다면 좋아하는 음악과 약간의 간식을 준비해 연못을 찾아보자. 고요히 바람이 살랑이고 걱정 없이 지저귀는 새소리가 울려 퍼지는 연못은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오후를 선물할 것이다.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4. 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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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가볼만한 곳은 전부 가봤다면 이번엔 우도로 떠나보자. 제주의 작은 섬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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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우도정원'을 방문해보자. 올여름 오픈한 이곳은 싱그러운 야자수가 가득한 6천 평 규모의 정원이다. 야자수가 빼곡히 숲을 이루는 정원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운한 기분을 선사하지만, 비치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위에서 바라본 광경 역시 한 폭의 그림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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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 '비양도'는 우도 안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넓은 들판이 있어 캠핑이나 승마체험을 목적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하루 이틀 만에 익숙해진 초록빛 들판도 그 위를 거니는 말 몇 마리로 외국에 온 듯 달라 보인다고 하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차나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나있어 우도에서 편하게 오갈 수 있으니 참고할 것.
- 주소 : 제주 제주시 우도면
- 문의 : 064-782-5671
감탄의 연속이었던 풍경도 하루 이틀이면 익숙해진다. 바다나 오름을 둘러보고 적당히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내내 사진을 찍다 돌아오는 일, 매번 비슷한 루틴이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때가 되면 제주가 생각나는 이유는 그 순간 숨 쉬었던 공기가 매번 달랐기 때문이다. 손끝에 스치는 공기가 제법 서늘해진 이 계절에, 어떤 날 내가 가장 사랑했던 제주를 또 한 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 9월 제주도 여행, A부터 Z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