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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국내 여행지 추천 :: 남파랑길 따라, 걸어서 가을 속으로

여름과 가을 사이를 지나, 눈 깜짝할 사이에 겨울이 찾아올 것만 같은 요즘이다. 가을은 어느 계절보다도 짧기에 슬로모션 기능을 입혀서라도 서서히 담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서늘함, 어느새 물들어 벌써부터 떨어져 있는 단풍들을 보며 '또 이렇게 계절이 가는구나'라며 퇴근길 남몰래 헛헛해하곤 한다.

올해는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지 못해 내내 아쉬운 마음이었던 에디터 J. 우연찮은 기회로 가을 휴가를 다녀오게 되었다. 무려 5일 연차를 사용해 동, 서, 남해안 및 접경 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의 기존 걷기 여행길을 연결하여 구축한 코리아둘레길을 걷고 왔다. 내가 걸은 코스는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해남 땅끝탑까지 남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약 1,470km의 남파랑길이다.

그 어떤 해외여행지보다도 아름답고 반짝였던 남쪽 나라가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나와 함께 11월 국내 여행지 5곳으로 떠나보자.

1. 남해 독일마을

© hee_n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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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남파랑길 40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독일마을이다. 따뜻한 남쪽 바다를 품은 이 마을은 1960년대 경제 발전에 공헌한 간호사, 광부 등 독일 교포들의 정착촌으로, 2001년에 독일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조성됐다.

올해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매년 10월마다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를 연상시키는 맥주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독일마을은 겉보기에만 그럴싸하게 꾸며놓은 곳이 아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렌지빛 지붕의 건물들은 현지에서 직접 가져온 건축자재들로 지어졌다. 마을 너머로 펼쳐지는 남해의 그림 같은 풍경과 어우러져 머무는 내내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hee_n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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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장점은 독일 문화를 다양한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어느 마을을 걷는 기분으로 산책하다 아무 펍이나 들어가 마시는 맥주 한 잔,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독일마을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곳이라 소개하고 싶다. 해안을 따라 늘어선 만여 그루 나무들이 파도와 바람을 막아주고, 사뿐히 내려앉은 햇살은 가득 머금으니 말이다. 수평선 위로 노을이 내려앉는 시간까지 머물러도 좋겠다.

올가을, 여권 없이 떠나는 해외여행지 독일마을을 찾아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느껴보길 바란다.

- 주소 :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074-2

2. 사천 케이블카

© jae.dori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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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사천 35코스를 걷다 보면, 하늘 위를 동동 떠다니는 케이블카의 모습을 내내 볼 수 있다. 삼천포와 남해군을 이어주는 사천바다케이블카. 산과 바다, 섬까지 이어준다. 2.43km를 떠다니며 약 20분 동안 사천의 풍경을 담을 수 있다.

© y.j1n_

© y.j1n_

먼저, 빨간색의 일반 캐빈과 파란색의 크리스탈 캐빈 중 하나를 골라보자. 다른 점은 바닥이 유리이고 아니고의 차이다. 대방 정류장에서 탑승해 바다 위를 지나 섬으로 향한다. 초양 정류장에서는 하차하지 않고, 높은 산 위로 올라가며 펼쳐지는 바다와 산세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각산 정류장에서는 하차가 가능하다. 총 3층 높이로, 전망대와 포토존, 각산 봉화대 등 휴식과 힐링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날이 좋으면 남해 금산은 물론이고 지리산까지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 후, 재탑승하여 대방 정류장으로 돌아가면 끝.

© gamsung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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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시간대에 방문했지만, 해 질 무렵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산과 바다, 섬까지 붉어지는 모습, 하늘 위에서 담을 수 있다면 더욱 낭만적일 테니 말이다. 참고로, 비바람 혹은 태풍 등 날씨의 영향으로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며 매월 정기 휴장일도 있으니 방문 전 홈페이지 확인은 필수다.

© gamsung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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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은 가을, 바다와 하늘을 가로지르며 사천의 풍경을 담아보는 건 어떨까? 알록달록 예쁜 옷을 입을 계절의 아름다움이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다.

- 이용시간 :

일~목 09:00 - 18:00 (매표마감 17시)

금요일 09:00 - 21:00 (매표마감 20시)

토요일, 공휴일 09:00 - 21:00 (매표마감 20시)


- 이용요금 :

일반캐빈 왕복 (대인) 15,000원

일반캐빈 왕복 (소인) 12,000원

크리스탈캐빈 왕복 (대인) 20,000원

크리스탈캐빈 왕복 (소인) 17,000원​

- 주소 : 경남 사천시 사천대로 18

- 문의 : 055-831-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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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성 상족암군립공원

해안가를 따라 나무 데크길이 뻗어진 이곳. 일명 공룡둘레길로 불리는 남파랑길 33코스다. 하이면사무소에서부터 고성공룡박물관, 상족암, 맥전포항을 지나 임포항까지 곡선으로 이어진다. 바다와 숲,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어 고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 yang.s.h_

© yang.s.h_

코스의 일부이자 상족암군립공원 내 해안 산책로인 공룡화석지해변길을 걸었다. 천연기념물 제411호인 고성 덕명리 공룡과 새 발자국 화석 산지를 지나며, 주상절리와 퇴적암 등 신비의 지질을 감상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소개할 곳은 길의 막바지에서 만날 수 있는 상족암이다.

1억 년간 쌓인 퇴적암이 겹겹이 지층을 이루는 수성암 덩어리가 보인다. 크고 작은 동굴의 상족암은 지층이 파도에 의해 침식되어 생긴 해식동굴이다. 동굴 안에서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으로, 최근 SNS에서 인생샷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상족암 동굴에 들어설 때는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썰물 때여도 물이 완전히 빠져야 들어갈 수 있으니 방문 시 참고하자.

상족암 부근을 걷다 보면 수많은 물웅덩이를 발견할 수 있다. 모르고 보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이것의 정체는 다름 아닌 공룡 발자국. 알고 보니 특별하게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일정하게 찍힌 발자국을 보며 공룡들이 뛰어놀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나는 이곳을 바다와 바람, 세월의 흔적이 함께 걸어주는 곳으로 정의하고 싶다.

- 이용시간 : 매일 00:00 - 24:00

- 입장료 : 무료

- 주소 :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5길 42-23

- 문의 : 055-670-4461

4. 통영 디피랑

© kimsaw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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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는 밤이 깊어질수록 빛나는 곳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야간 디지털 테마파크 디피랑이 바로 그 주인공. 디피랑은 통영의 유명 벽화마을인 동피랑과 서피랑을 모티브로 미디어아트라는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해 탄생한 빛의 정원이다.

© hs_kimsu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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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과 서피랑의 벽화들은 2년마다 새롭게 교체된다. 이때 지워진 벽화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신비한 축제가 바로 디피랑이다. 여기에 수호신 캐릭터인 피랑이를 더해 스토리텔링했다.

© kimsaw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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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산책로 1.5km에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미디어 장치를 구간별로 설치했다. 총 15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숲속 출구를 시작으로 디피랑산장, 신비폭포, 비밀공방, 메아리 마을, 빛의 오케스트라로 길이 이어진다. 홀로그램, 프로젝션 맵핑, 일루미네이션 조명 등 첨단 실감미디어 기술력이 적용되어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 chobab_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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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라는 현대적인 요소에 벅수, 통영항, 자개, 남해안별신굿, 오광대 등 통영의 색을 세련되게 입힌 디피랑. 통영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재해석한 부분이나 남해안별신굿의 삼현 가락을 오케스트라로 변주한 배경음악 등에서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겠다.

© hyuni._.1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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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28코스에 속해있는 디피랑은 해발 72m의 아담한 언덕배기, 남망산에 자리하고 있다. 통영 팔경 중 하나로, 통영항은 물론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까지 담을 수 있으니 통영의 밤길을 기쁘게 걸어보자.

- 이용시간 : 매일

10월~2월 19:00 - 24:00 (입장마감 22:00)

3월~9월 19:30 - 24:00 (입장마감 22:30)

5월~8월 20:00 - 24:00 (입장마감 22:30)

*매주 월요일 정기휴장일

- 입장료 : 성인 15,000원 / 청소년 12,000원 / 어린이 10,000원

- 주차 : 남망산조각공원 밑 공영주차장 (무료)

- 주소 : 경남 통영시 남망공원길 29

- 문의 : 1544-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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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순천만습지

6박 7일간의 걷기 여행 중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순천만습지. 남파랑길 61코스를 걷다 만났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구이자 세계 5대 연안 습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끝이 보이지 않는 갈대밭이 펼쳐진다. 자세히 알아보니 갈대밭 규모는 5.4㎢에 이르고, 갯벌 면적은 22.6㎢에 달한다고.

엄청난 크기의 습지는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다. 11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갯벌 생물들과 철새, 흑두루미의 터전이 되어준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너른 풍경에 카메라를 드는 곳마다 그림 같은 사진을 선물하니 여러모로 고마운 곳이다.

© jae.dori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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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숲 사이로 난 나무 데크 탐방로를 걷다 보면 깊어가는 가을에 스며드는 기분이다. 한참 뒤 이곳의 종착지인 용산전망대에 도착한다. 해발 77m의 낮은 산에는 S자형 갯골이 바다로 흐르고, 갈대 군락이 갯벌 위에서 넘실거린다. 햇살을 가득 머금은 갈대가 찬란하다면, 노을이 내려앉은 갈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황홀하게 빛나니 해 질 무렵에 방문하기를 권한다.

© jae.dori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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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을 감상한 뒤 1km 정도만 걸으면,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을 만날 수 있다. 13개의 세계정원과 14개의 테마정원 등 57개의 정원이 들어서 있으며, 생태체험관과 야생동물원, 각종 편의시설까지 함께할 수 있는 곳이다.

순천만습지를 잠깐 들렀다 가는 코스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엄청난 규모와 다양한 볼거리로 하루도 부족할 터이니 보다 넉넉하게 방문해 여유롭게 둘러보길 바란다.

- 이용시간 : 매일 08:00 - 17:00

- 입장료 : 성인 8,000원 / 청소년 6,000원 / 어린이 4,000원

- 주소 : 전남 순천시 순천만길 513-25

- 문의 : 061-749-6052

내가 걸은 남파랑길의 총 길이는 약 1,470km이며 코리아둘레길의 총 길이는 약 4,500km라 한다. 6박 7일간 걸은 거리는 그중 아주 일부이지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빠르고 분주한 일상 속에서 벗어나, 느리고 여유롭게 걸은 일주일을 '꿈만 같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걷는다는 건 정말이지 감사한 일이다. 아마도 반복적인 행위 중에서 가장 생산적이고 건강하며 보람찬 일이 아닐까 싶다. 또한, 걸음으로써 보고 느낄 수 있었던 가을의 다채로움에 잊고 살았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걷기 좋은 11월,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남파랑길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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