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국립공원 코스 :: 윗세오름으로 가는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 남벽분기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진 한라산 국립공원. 한라산이 제주도에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백록담에 가기 위한 정상 코스만 알고 있을 뿐, 다른 코스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중허씨가 한라산 국립공원 윗세오름으로 가는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 그리고 남벽분기점까지 소개하겠다. 한라산 정상 코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주는 윗세오름이 있는 곳. 지금부터 시작한다.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작년 겨울부터 인기가 많아진 한라산. 한라산은 겨울뿐 아니라 여름에도 멋지다. 한라산 윗세오름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간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일단 제주버스터미널로 가자.
중허씨는 '영실코스 - 윗세오름 - 남벽분기점 - 윗세오름 - 어리목코스' 순으로 다녀왔다. 오고 갈 때는 240번 버스를 타면 간편하다. 영실코스에서 하차해 어리목코스로 내려와 다시 버스를 타고 제주버스터미널로 돌아올 수 있다.
8월 기준, 제주 버스터미널에서 영실까지 가는 240번 버스 시간표이다. 자세한 시간표는 제주 버스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제주시 버스터미널에서 영실매표소까지는 약 50분 정도 소요된다. 영실입구가 아닌 영실매표소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영실매표소에서 내리면 간이 화장실이 있다. 여기서부터 영실코스로 가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성인 걸음 기준으로 30분은 걸어야 영실코스로 올라가는 입구를 만날 수 있다.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오백장군과 까마귀 휴게소가 보인다. 휴게소에서는 각종 음료와 먹거리, 아이젠 등을 판매하니 산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구비하지 못했다면 휴게소를 이용하자. 또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는 화장실이 없으니 미리 들른 후 출발하자.
윗세오름까지는 약 1시간 30분, 남벽분기점까지는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남벽분기점에서는 돈내코코스와 어리목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하산할 수 있다. 중허씨는 영실코스로 올라가서 남벽분기점을 보고 어리목코스로 내려오는 여정을 택했다.
시작점이 해발 1,280m이기 때문에 윗세오름까지는 420m까지만 가면 된다. 초보 등산객도 오를 수 있을 만큼 등반이 쉽고, 쉬운 난이도에 비해 엄청난 경치를 자랑한다.
단, 윗세오름으로 가는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는 한라산 정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라산 정상에 있는 백록담을 보기 위해서는 성판악코스와 관음사코스로 가야 하니 이점을 꼭 유의하자. 참고로 성판악, 관음사코스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산행이 가능하지만 그 외 코스들은 예약이 필요 없다.
영실코스의 초입은 경사도 완만하고, 미끄럼을 방지하는 도포도 깔려있다. 나무 계단 역시 잘 마련돼 산행하기 딱 좋은 길이다.
중간중간 나무 길도 잘 조성돼 있어 꼭 등산화가 없더라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가는 길엔 한라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물로 이뤄진 계곡도 있어 등산하는 내내 시원한 풍경을 선사한다.
사진 속 장소에 도달했다면 윗세오름 4분의 1지점에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지점부터는 약간의 경사가 있으니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오르도록 하자.
오르는 도중에는 앉아서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한라산 영실코스를 택한 첫 번째 이유는 웅장한 영실기암을 보기 위해서다.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과 배경을 고려하면 영실코스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등산 당일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 영실기암을 보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근처에 다다르자 하늘이 열리며 조금이나마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비교적 아래쪽에서 봐야 더 멋진 풍경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맑은 날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실기암에 거의 다다랐을 때 포착한 모습이다. 제주의 오름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구름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윗세오름에 거의 다 도달하면 드넓은 초원과 완만한 나무길을 발견할 수 있다.
백록담 화구벽의 모습이다. 정상 코스로 가면 백록담의 아래를 볼 수 있지만 중허씨가 택한 코스에서는 백록담 벽을 볼 수 있다. 벽이더라도 실제로 보면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형상이니 꼭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사진 속의 다리만 지나면 윗세오름 대피소에 거의 다 도착한 것이다.
윗세오름 대피소에는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넓은 데크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화장실도 있다. 겨울에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나 현재는 공사 중이다.
윗세오름 대피소에는 정상을 인증하는 정상석 외에 윗세오름이 적혀있는 나무 팻말 두 개를 볼 수 있다. 한라산이 구상나무로 유명해 그 형상을 본떠 만든 것으로 보인다.
약 2시간 30분 정도 산행을 끝내면 윗세오름 정상석을 마주할 수 있다. 백록담 화구벽과 윗세오름 정상석이 함께 담겨 더 멋진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
중허씨는 남벽분기점까지 다녀오는 코스를 택해 정상석 뒤로 더 올라갔다. 오후 2시 이후로는 윗세오름을 넘어서 가는 남벽분기점과 돈내코코스를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남벽분기점에 갈 계획이라면 적어도 오전 11시에는 산행을 시작하길 바란다.
정상석에서 남벽분기점까지는 약 20분 정도 걸린다.
중간에 한번 내려가는 코스가 있지만 길지 않으니 천천히 내려가자.
구름에 가려진 곳이 바로 백록담 화구벽이다. 이 웅장한 광경이 우리가 영실코스를 택한 이유이다.
사진으로 봐도 거대한 화구벽은 마치 이탈리아 돌로미티를 연상케한다. 그 어떤 산맥과 견주어도 전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웅장하고 멋진 장면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오르면 남벽분기점 끝까지 도달할 수 있으나 중허씨는 시간상 화구벽만 보고 하산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내려갈 때는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 중 선택할 수 있다. 중허씨는 어리목코스를 택해 또 다른 풍경을 만끽하며 내려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라산 윗세오름을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가용으로 방문한다면 영실코스로 올라갔다가 똑같은 코스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어리목코스를 탐방할 수 없다.
스위스 인터라켄 트래킹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 풍경이 떠오를 정도로 푸릇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한라산 어리목코스라고 생각한다.
5월 초에서 6월 말까지는 한라산의 진달래가 유명하다. 진달래가 핀 풍경을 보기 위해 그 기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여름에는 완연한 진달래를 보기 어렵지만 비교적 방문객이 적고, 상쾌한 풀 내음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어리목코스는 영실코스보다 조금 더 완만하고 길다. 내려갈 때 더 쉬운 코스이니 등산 코스를 짤 때 잘 고려하도록 하자.
나무로 된 계단길이 보인다면 입구의 4분의 1 지점에 다다른 것이다. 보통 하산 시에 더 부상이 잦으니 끝까지 집중해서 내려올 것을 당부한다.
어리목코스로 내려오다가 사진 속 다리를 발견한다면 입구까지 10분 정도 남은 것이다.
영실코스 시작에서 보았던 입구와 비슷한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 적힌 '한라산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중허씨도 한라산을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가슴 벅찬 한라산 산행을 마쳤다.
어리목 탐방로 입구에도 화장실이 있으니 버스에 오르기 전 꼭 들르자. 시원한 음료수가 생각난다면 자판기를 이용할 것.
어리목코스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약 15분 정도 걸리니,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 후 내려가도록 하자.
중간중간 이정표가 잘 마련돼 있으니 길을 잃어버릴 걱정은 없다.
이곳에서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240번 버스를 타면 드디어 길고 길었던 산행도 끝이 난다. 중허씨는 쉬는 시간을 포함해 약 5시간을 소요했다. 가벼운 운동화와 에너지바 몇 개만 준비하면 어렵지 않은 코스이니 본격적인 가을이 오기 전에 방문해 보자.
한라산 국립공원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 그리고 남벽분기점까지. 등산길과 하산길이 모두 아름다운 코스는 이 두 코스뿐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 국립공원. 남은 올해를 잘 보내고 싶다면 한라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아보자.
# 파란 기운으로 충전하는 제주도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