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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당일치기 여행 :: 여름의 끝에서 마주한 담양

자주 했던 말이지만 나는 짙푸른 여름의 색이 좋다. 막상 에어컨 바람 없이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고, 찌는 더위와 습한 공기의 대환장 콜라보로 종종 그 진심에 물음표를 던져보곤 하지만, 그래도 모두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청초하고 아련한 정서까지 미워할 순 없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초록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찬란한 계절을 마주하기 위해 떠났다. 늦여름을 보내기 좋을 담양 가볼만한곳, 지금 소개한다.

1. 소쇄원

소쇄원은 담양에 위치한 한국의 민간 정원이다. 맑고 깨끗하다는 그 이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청초하고 충분히 아름다운 매력을 지녔다. 대나무의 지역답게 입구부터 양옆으로 커다란 대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종류의 나무가 아니기에 국내여행지임에도 묘하게 신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대나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로소 소쇄원의 하이라이트, 광풍각이 자리한 풍경이 펼쳐진다. 키가 큰 나무들을 뚫고 일정하지 않게 빛이 스며든 풍경은 정말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한다.

계곡 위로 놓인 다리를 지나 자리한 광풍각은 극적인 풍경만큼이나 아름다운 뜻을 품고 있다. '비 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 소쇄원을 찾는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곳이다.

살살 불어오는 여름 바람은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이름이 가진 힘일까? 분명 습하지만 정말 어딘지 모르게 상쾌했다. 그늘진 정자 마루에 있다 보면 '가만히 앉아 있어봐 하나도 안 더워' 같은 어른들의 잔소리가 비로소 와닿을 것이다.

광풍각의 뒤편에는 작은 마당과 함께 제월당이 위치해있다. 역시나 '비 갠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동화 같은 뜻을 갖고 있으며 소쇄원 주인이 학문에 몰두했던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보면 산속에 냅다 건물을 세운 것임에도 모든 공간이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이처럼 소쇄원의 풍경은 인간과 자연의 가장 이상적인 공생을 보여준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무나 꽃, 강, 바다 같은 게 없다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우리는 쉽게 영원을 바라면서 정말 그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자주 잊고 산다. 맑게 찰랑이는 풍경소리, 졸졸 흐르는 냇물 소리, 바람에 흩날리는 수만 가지 초록들. 이런 것들을 오래 볼 수 있도록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평소에는 쉽게 할 수 없었던 가치 있는 고민에 잠기게 되는 곳, 소쇄원이다.

- 운영시간 : 매일 09:00 - 19:00

*계절별로 상이


- 입장료 : 성인 기준 2000원

소쇄원

- 주소 : 전남 담양군 가사문학면 소쇄원길 17

- 문의 : 061-381-0115

2. 명옥헌원림

여름과 자줏빛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철쭉, 튤립처럼 우리 눈에 익숙한 붉은 꽃은 봄에 자주 볼 수 있으니까. 생각해 보면 봄의 풍경도 초록과 또 다른 유채색과의 조화로 이뤄지는데 각 계절이 갖는 고유한 이미지라는 게 참 그렇다.

명옥헌원림은 담양의 또 다른 민간정원이다. 이곳의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정원 곳곳에 심어진 배롱나무. 자줏빛의 꽃송이가 팝콘처럼 피어나는 배롱나무는 의외로 8월이 절정이다.

정자를 중심으로 앞쪽에는 연못이 있다. 오늘날의 연못과 다르게 옛 연못들이 모두 네모난 이유는 당시 세상이 네모지다고 여겼던 선조들의 생각에서 비롯된 거라고. 단순히 작은 연못을 파는 행위에도 그 시대의 세계관을 반영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연못에는 예쁘게 연꽃이 핀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을 여름에 방문하기 좋은 이유가 여기에 또 있다. 우아하게 연못 위를 수놓은 연잎과 봉우리가 마치 성층권의 하늘 아래 둥실둥실 떠있는 구름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도 역시나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있다. 소쇄원이 산신령의 쉼터 같은 느낌이라면 명옥헌은 그것보다 좀 더 프라이빗 한 비밀정원 같다. 정자에 앉아 보는 풍경도 다르다. 푸르른 풍경의 연속이었던 소쇄원과는 달리, 이곳에선 불그죽죽한 꽃나무가 한눈에 들어온다. 액자 모양으로 풍경이 담기는 정자의 중앙 마루는 이곳의 대표 포토존. 커다란 배롱나무가 묘하게 뒤편의 산과 겹쳐 꽃나무 산처럼 보인다.

전용 주차장에 내려 정원까지는 도보로 5분에서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해가 매우 강한 날에는 길목에 그늘진 곳이 없으니 꼭 양산이나 모자 등을 챙겨가는 것이 좋겠다.

- 운영시간 : 수~일 12:00 - 21:00

*월, 화 휴무


- 입장료 : 무료

명옥헌원림

주소 : 전남 담양군 고서면 후산길 103

문의 : 061-380-3752

3. 메타프로방스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것은 언제나 마음을 몽글하게 만든다. 그게 한 접시의 디저트가 되었든, 소품이 되었든 공간이 되었든 말이다. 메타 프로방스에서 느꼈던 마음도 비슷했다.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동부의 옛 지방명이다. 니스, 생폴 드 방스 등 국내에 잘 알려진 프랑스의 소도시들도 모두 프로방스 지역.

메타프로방스는 아무렇게나 찍어도 예쁜 곳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유럽식으로 지어진 주황색 지붕의 건물과 너머 보이는 에메랄드그린 나무가 배경이라면 문제없다. 사진만 찍으며 시간을 보내도 아깝지 않지만 잡화점부터 카페, 밥집 등의 편의시설이 모여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걷다 보니 골목골목을 전부 누비고 싶었다. 창틀의 모양, 난간의 손잡이까지 유럽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내가 방문했던 날은 하늘이 말도 안 되게 흐렸지만 다행스럽게도(?) 프랑스에서의 기억이 실로 흐렸던 날밖에 없어서였을까? 나에겐 하늘의 색감 같은 게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래도 해가 닿으면 색이 가진 아름다움이 극대화되니 가능하다면 맑은 날을 골라 방문해보길 바란다.

메타프로방스에서의 시간이 어딘지 짧게 느껴진다면 바로 옆에 위치한 메타세콰이어길도 추천한다.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키가 큰 나무들이 만든 그늘 길에서 시원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메타프로방스

- 입장료 : 무료

- 주소 : 전남 담양군 담양읍 깊은실길 2-17

- 문의 : 061-383-1710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모든 날이 아름다웠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여름이 있어 행복했다. 다시 해가 짧아지기 시작한 8월의 담양은 이미 잔뜩 깊어진 여름을 담았다. 찬란한 동시에 적지 않은 분노를 동반할 수밖에 없는 애증의 계절이지만 가을이 성큼 다가오기 전에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늦여름을 마저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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