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래 머무는 도시! 대구 가볼만한곳 3

여행하고 기록하는 에디터 선명이다. 만추의 계절이다. 이르게 겨울을 맞이한 지역도 있겠다. 하지만 매서운 추위에도 잎사귀를 붙들고 있는 나무들이 주변에 종종 보인다. 마찬가지로 여행을 하는 나도 남은 가을을 쉽게 보내고 싶진 않은 마음이다.

오늘은 막바지 가을 여행지로 추천하는 대구의 명소를 세 군데 소개할 예정이다. 형형색색 물든 단풍도 아름답지만 낙엽이 쌓이고 채도가 옅어지면서 겨울을 맞이하는 만추도 매력적이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도동서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서원 중 하나다. 조선 초기 학자인 김굉필에 의해 지어졌고 조선시대 서원의 전형적인 건축구조를 따르고 있다.

서원의 앞마당에는 거대한 은행나무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은행나무는 이황의 제자로도 유명한 정구가 심었다고 전해지는데, 400년이 훌쩍 넘은 나이인 셈이다. 그 나이만큼이나 가지의 굵기나 은행잎의 개수가 어마어마하다.

은행나무가 워낙 크다 보니 햇볕을 비교적 덜 받는 부분은 비교적 초록빛이다. 그래서 바깥쪽의 은행잎이 모두 떨어지면 비로소 색을 물들인다. 도동서원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이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모인다.

도동서원의 입장료는 무료다. 주차장도 꽤 넓은 편이다. 하지만 가을 시즌에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주차가 어려울 수 있다.

도동서원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면서 떨어지는 은행의 정취를 즐겨보자. 떨어지는 은행잎을 잡으면 행운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니 은행잎이 무수히 떨어지는 이곳은 운을 찾기 가장 쉬운 장소 중 하나가 아닐까.

- 이용시간 : 매일 08:00-20:00

- 주소 :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로1

- 문의 : 053-616-6407

도동서원에서 빠져나와 카페로 향했다. 스몰버드는 한옥을 개조한 카페로 커피와 브런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옥카페는 자칫 낡은 인상을 주기 쉬운데 이곳은 정원을 꼼꼼히 관리하고 내부를 모던하게 꾸며 오히려 스튜디오 같은 분위기에 가깝다.

판매하는 브런치도 다양하다. 떡볶이부터 파스타, 프렌치토스트, 아보카도를 올린 사워도우 등 개개인에 취향에 맞는 디저트나 식사를 고를 수 있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 야외에서 즐기는 브런치는 스몰버드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옥의 구조를 잘 살려 본채와 독채, 별채로 공간이 구별된다. 그리고 마당으로 쓰이는 중정에 여러 공간을 오가는 길을 열었다. 늦가을에 스몰버드가 더 아름다운 이유는 가을이 절정인 팜파스를 비롯해 다양한 식물이 한옥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마당에는 고양이들이 자주 놀러 온다. 카페의 마스코트 겸 사람들에게 친절하니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고양이를 비롯하여 모두가 함께 쓰는 공간이니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공간을 즐기길 바란다.

- 이용시간 : 매일 09:00-19:00

- 주소 : 대구 달성군 현풍읍 현풍로14길 20

- 문의 : 0507-1464-1621

카페에서 나와 가까운 거리에 대구 수목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대구 달서구 시민들의 가을철 휴식 공간으로 기존에 쓰레기 매립장 위에 지하철 공사로 발생한 잔토를 활용하여 조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언뜻 보면 낮은 산이나 언덕 같아 보이는데, 쓰레기 매립장을 흙으로 덮어 쌓아 올렸기 때문에 이러한 지형을 갖추고 있다.

과거와 대비를 보여주듯 대구수목원의 식물들은 오랜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잘 자라주었고, 현재는 무려 1,750종의 식물을 전시하는 대구의 대표 여행지가 되었다.

식물은 구역별로 테마가 다른데, 온실에서만 자라는 열대식물이 있는가 하면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각종 가로수길도 조성되어 있다.

특히 가을에 대구수목원은 절정이다. 낙엽을 감상하며 둘레길을 걸을 수 있고 각종 체험 학습을 즐길 수도 있다. 주의할 점은 자전거를 타거나 애완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입장료는 도동서원과 마찬가지로 무료이니 어느 계절이든 다양한 식물을 즐기러 대구수목원을 방문해 보자.

- 이용시간 : 9월부터 4월까지 09:00-18:00, 5월부터 8월까지 08:00-19:00

- 주소 : 대구 달서구 화암로 342

- 문의 : 053-803-7270

여름이 길었던 만큼 가을이 빨리 지나갔다.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겨울에는 또 겨울의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아쉬운 마음은 뒤로하고 홀가분하게 가을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었다.

‘만추’라는 시기는 결국 즐거움을 연장하기보다는 작별을 고하고 후회를 떨쳐내는 계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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