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현금 필요 없어요… ‘얼굴’로 밥값 결제
LG CNS, 시스템 시범 운영 ‘구내식당’ 가보니
AI가 안면 인식 즉시 구매자 계좌에서 실시간 인출까지 ‘척척’
블록체인 기반으로 정산, 수수료도 없어…“적용 매장 늘릴 것”
얼굴로 결제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얼굴 인식을 통해 미리 등록한 지역화폐나 신용카드로 결제가 진행되는 식이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이 융합돼 탄생한 서비스다. LG CNS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본사 식당의 1개 배식코너에서 ‘안면 인식 커뮤니티 화폐’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LG CNS 측은 “시범 운영 결과를 반영해 서비스 적용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가 키오스크(무인 단말기)에 설치된 얼굴 인식 카메라 앞에 서기만 하면 ‘결제가 완료됐습니다’라는 안내 문구와 함께 구매가 종료된다. 휴대전화 앱을 켜서 QR코드를 스캔하거나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얼굴 인식이 가능하다.
세부적인 프로세스를 보면 우선 얼굴 인식 카메라가 원적외선 스캔과 3차원(3D) 카메라로 소비자 얼굴의 특징점을 뽑아낸다. 이 정보는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되고, AI가 사전에 등록돼 있는 소비자의 얼굴 정보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한다. 얼굴 정보가 일치하면 클라우드 내에서 연동돼 있는 개인의 ‘마곡 커뮤니티 화폐’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식당 계좌로 들어간다.
마곡 커뮤니티 화폐는 LG CNS 직원들이 자신의 월급에서 충전해 쓰는 일종의 지역화폐다. 현실에서 쓰는 돈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 거래에서 카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만큼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개인 계좌에서 충전·출금되거나 식당과 회사가 정산하는 마곡 커뮤니티 화폐는 모두 LG CNS의 블록체인인 ‘모나체인’ 위에서 구동된다. 블록체인은 중개자 없이 다수가 동일한 거래 내용을 공유해 위·변조가 어렵도록 만든 기술이다.
이 건물 3층에는 얼굴 인식 결제로 운영되는 GS 편의점도 있다. 구매한 물건을 계산대에 올려두면 물건 값은 자동으로 계산되고 얼굴이 인식된 직원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자사 직원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얼굴 인식 결제도 운영되고 있다. LG CNS는 지난 9일 신한카드와 손잡고 한양대 서울캠퍼스에 ‘신한 페이스페이’를 내놨다. 여기선 얼굴 인식으로 신원을 확인한 후 신한카드로 결제가 진행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는 올해 국내 얼굴 인식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9.2% 늘어난 1514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글로벌 얼굴 인식 시장 규모가 지난해 31억달러(약 3조9000억원)에서 2024년 70억달러(약 8조6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점쳤다. 업계 관계자는 “AI의 딥러닝 기술의 고도화와 블록체인의 안정화에 따라 관련 혁신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