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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무장조직 억류 일본 언론인 3년여만에 석방

·일본 정부 “몸갑 지불 안해”, 시리아인권단체 “카타르가 대신 지불”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 2015년 실종돼 무장조직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 언론인이 3년여만에 풀려났다.


2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전날 밤 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로 보이는 인물이 석방돼 터키 안타키아의 입국관리 시설에 있다는 정보를 카타르 정부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제반 정보를 종합하면 야스다 본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지난 7월말 공개된 일본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교도연합뉴스

프리랜서 언론인인 야스다는 지난 2015년 6월 터키와의 국경 지대에 있는 난민 캠프를 취재하기 위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지역으로 밀입국한 뒤 행방불명됐다. 그를 납치한 것으로 알려진 알카에다 연계 조직 알누스라 전선은 납치 후 1~2개월 내에 일본 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그를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에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안타키아 현지에 외무성 직원을 파견해 본인 확인 등을 서두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총리 관저 간부를 인용해 2015년 발족한 총리 직속의 ‘국제테러정보수집 유닛’이 터키나 카타르 당국을 통해 야스다의 석방을 위한 교섭을 계속해왔다고 전했다. 야스다의 석방에는 시리아에서 반체제파가 세력을 잃고, 아사드 정부군의 우세가 선명해진 정세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야스다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은 그간 4차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됐다. 2016년 3월 처음 공개된 동영상에선 야스다로 추정되는 남성이 영어로 “나는 준페이 야스다입니다”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월 공개된 동영상에선 야스다로 추정되는 남성이 일본어로 “내 이름은 우마르입니다. 한국인입니다”라면서 “상당히 나쁜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바로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몸값 지불을 포함한 거래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에 있는 시리아인권감시단의 압둘 라흐만 대표는 “몸값은 일본이 아니라 카타르가 지불했다”며 “억류 언론인의 생존과 석방에 힘을 다했다는 자세를 (카타르가) 국제적으로 호소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카타르가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야스다를 억류한 것으로 알려진 알누스라 전선은 외국인을 납치한 뒤 물밑 교섭을 통해 몸값을 받아오는 걸 ‘비즈니스’로 해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석방 소식을 접하고 안도하고 있다”며 “한시라도 빨리 본인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석방 과정에서 카타르, 터키가 크게 협력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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