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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수’가 입장했다…진짜 야구가 시작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 ‘유관중 경기’ 개시

경향신문

프로야구 관중 입장이 시작된 첫날인 26일 잠실 두산-LG전에서 관중들이 물리적 거리 두기를 하며 응원하고 있다. KBO리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5월5일 지각 개막한 뒤로 무관중 경기를 해왔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코로나 무관중 개막 3개월 만에

수용 가능 관중의 10%만 허용

수도권 3개 구장 총 5973명 입장


경기 시작 2시간 전 문이 열렸다. 모두가 마스크는 착용했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첫걸음을 뗐다. 경기 시작 15분 전, 정비를 마친 그라운드에 선수들이 몸을 풀러 나오자 올 시즌 첫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무려 넉 달을 기다린 프로야구 팬들에게 드디어 경기장의 문이 열렸다.


2020 KBO리그가 26일 잠실 두산-LG전, 고척 키움-롯데전, 수원 KT-NC전부터 관중 입장을 시작했다. 지난 3월27일 개막 예정이던 정규시즌을 코로나19로 인해 약 40일 연기한 뒤에도 ‘무관중’ 상태로 경기하던 KBO리그가 올 시즌 처음으로 관중과 함께했다.


비록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 중인 광주와 대전은 여전히 무관중이고, 수도권 3개 구장도 전체 수용 가능 관중의 10%만 입장했지만 모두가 설렌 ‘첫날’이었다.


온라인 입장권 전날 거의 매진

철저한 방역·거리 두기 조치 속

그래도 “반갑다, 그립던 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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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판매된 입장권은 대부분 전날 팔려나갔다. ‘직관’(직접 관람)을 기다려온 팬들은 많지만 10%만 개방하다 보니 경쟁률이 치열했다. 잠실의 2424석은 1시간25분 만에, 고척의 1674석은 40분 만에 매진됐다. 2000석을 준비한 수원은 1807석이 예매로 판매됐다. 이날 3개 구장에는 고척구장의 연간회원까지 포함해 5973명이 입장했다.


구단들은 어느 시즌보다 조심스럽게, 철저하게 ‘오픈’을 준비했다.


오전부터 일찍이 경기장 방역 작업을 마쳤고 매점이나 화장실, 출입구, 구내식당 등에 장소별 거리 두기 스티커를 부착했다. 편의점과 간편식 위주의 일부 식음료 매장도 문을 열었다. 다만 관중석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돼 있어 매장 앞 간이 테이블을 설치해 한정된 공간에서만 먹을 수 있게 했다. KBO매뉴얼에 따라 출입구를 일원화하고 체온을 확인해 37.5도 이상인 관중은 입장할 수 없게 했다. 잠실 홈팀인 두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야구장 중앙문 건너편 100m 앞에 유증상자 격리실을 마련했다. 다행히 이날 경기 전 체온 때문에 격리되고 발걸음을 돌린 팬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잠실구장에는 그동안 20명이던 경기진행요원이 77명으로 집중 배치돼 관중석 관리와 통제에 힘을 쏟았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잠실구장 1호 입장 관중은 두산의 여성 팬이었다. 김솔아씨(27)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처음 왔다. 너무 설레서 오후 1시30분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수원 구장을 찾은 류시현 어린이(9)는 “가족과 같이 왔는데 떨어져 앉으니 조금 허전하고 어색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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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시즌의 거의 절반을 관중 없이 치러온 선수들도 그라운드 훈련 중 관중이 입장하기 시작하자 두리번거리며 새로운 분위기를 실감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반갑다. (양쪽 응원석 중) 어느 곳에서 응원하는지에 관계없이 매우 반가운 일이다. 프로 경기라면 관중이 있어야 더 힘이 나고 집중력이 생긴다”며 “코로나19가 어서 잠잠해져 관중들이 더 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올 시즌 첫 ‘직관 팬’들을 환영했다.


이동욱 NC 감독 역시 “팬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우리들이 하던 프로야구로 돌아가는 첫 단추인 것 같다”고 팬들과 같은 설렘을 드러냈다.


이날 잠실에는 AP통신·로이터통신·CNN 등 7개 외신 매체들이 취재 열기로 관중석을 달궜다. 개막 후 관중을 맞이한 리그는 대만과 일본에 이어 KBO리그가 세 번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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