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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질환으로만 알았던 ‘풍치’…2050 청장년층도 많이 앓는다

치과의료정책연구원 ‘최근 9년간 치과질환 변화’ 보고서

치주질환 1561만여명, 2배 증가…‘10세 미만’ 충치 증가세 꾸준

31만명 늘어 2018년 140만여명, 잘못된 칫솔질·부정교합 주원인

경향신문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 회장 김철수)는 14일 “국민의 치아 및 구강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면서 “아동들의 치아우식증, 청장년층의 치주질환, 노년층의 치아손실 예방 대책이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치협 산하 치과의료정책연구원(원장 민경호)이 펴낸 ‘최근 9년간(2010~2018) 치과질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치아우식증은 10세 미만에서 꾸준히 늘어났고 치주질환은 20~50대 청장년층에서 증가했다. 치주질환과 치아우식증(충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에 치아우식증으로 내원한 환자는 588만500명으로 전체 건강보험적용 대상자 수의 11.5% 수준이었다. 2010년에는 537만1601명(11.0%)으로 크게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10세 미만의 경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0년 109만8567명(23.6%)에서 2018년 140만7330명(32.9%)으로 10%가량 증가했다.


2018년에 치주질환(잇몸병, 풍치)으로 내원한 환자는 1561만1454명으로 전체 건강보험적용 대상자의 30.6%나 됐다. 이는 2010년 793만279명(16.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20대부터 50대까지 청장년층에서 증가폭이 매우 컸다.


2018년 치수(치아의 속부분) 및 근단(이뿌리의 끝) 주위조직의 질환으로 내원한 환자는 434만2353명으로 2010년 480만5646명(9.8%)에서 다소 감소했다.


2018년 치아 및 지지구조의 기타장애로 내원한 환자는 144만3453명으로 2010년 70만6956명(1.4%)에서 약 2배로 뛰었다. 70대와 8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민경호 연구원장은 “구강건강정책 수립 시 아동을 대상으로는 치아우식증 예방, 청장년층에게는 치주질환 예방, 그리고 노년층에는 치아손실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보고서 내용이 실제 질병의 유병률이 변화한 것인지 스케일링, 틀니, 임플란트, 치아수복 등의 건강보험적용 확대 정책에 의한 효과인지 보다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철수 협회장은 “그동안 정부와 치과계의 노력으로 다양한 구강건강과 관련된 정책이 시행되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치협은 국민의 구강건강을 책임지는 치과의사 전문단체로서 모든 국민이 건강한 치아를 가지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김미선 교수는 “치주질환과 치아우식증은 올바른 칫솔질을 하지 못해 구강 위생 상태가 불량한 탓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구강 건강을 위해서는 여러 구강 위생 용품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것부터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3개월 정기검진 및 치과에서 시행하는 전문가 불소도포와 더불어 저농도의 불소 가글용액을 가정에서 매일 사용하고 우유 성분으로 만들어진 치아 영양크림을 양치질 후 치아에 발라주면 충치 예방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칫솔질의 횟수나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방법’으로 칫솔질하는 것이다. 치과에서 전문가(치과의사, 치과위생사)와 상의해 구강 위생 용품을 선택하고 정확한 칫솔질 교육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아교합 분야 전문가인 치과 전문의 최병기 원장은 “치주질환은 양치질을 잘못하여 나타나기도 하지만 치아의 교합(맞물림)이 불량한 것 또한 매우 나쁜 영향을 준다”면서 “치아교합의 중심위가 틀어진 경우 잠잘 때나 운동할 때 치아교합 안정장치(스플린트)를 장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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