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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경향신문

‘나는 솔로’ 이전에 ‘사랑의 스튜디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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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17기 재밌게 보고 계신가요? 하지만 아직도 대활약을 펼친 16기 멤버들의 여운이 가시지 않으셨다고요? 한동안 점심 먹으러 간 식당 옆테이블에서도, 카페 옆자리에서도 ‘상철’ ‘영숙’ 얘기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연애프로그램을 재밌게 보는 각자의 관전 포인트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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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카’라는 말 오랜만이죠?

짝짓기 연애프로그램하면 2000년대 초반 남성 연예인과 일반인 여성의 미팅으로 인기를 모은 <목표달성 토요일>의 ‘애정만세’ 코너나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부터 떠올리는 분들이 있을텐데요. 당시 ‘꽃님씨’는 일반인임에도 여느 연예인 못지 않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산장미팅’ 출신 여성 연예인도 한둘이 아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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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만 봐도 가슴이 콩닥 하지 않으신가요?

전현직 잡지기자들과 함께 읽는 ‘옛날잡지’ 이번 회차는 짝짓기 프로그램의 원조, 일요일이면 온 가족이 함께 보던 ‘가족교양예능’ 프로그램 <사랑의 스튜디오>의 그때 그 시절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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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보다 장기자랑이 목적으로 보였던 출연자도 몇 있었죠.

<사랑의 스튜디오>는 결혼적령기 미혼 남녀가 4명씩 출연해 개성 있는 자기 소개와 장기자랑을 통해 끼를 발산한 뒤 ‘사랑의 화살표’를 날려서 커플을 정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MBC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1432쌍이 출연하고 그중 47쌍이 결혼했다고 합니다.


1994년부터 방송을 시작해 2001년까지 꾸준한 인기를 모은 프로그램이니만큼 화제도 풍성했죠. 지금은 스크린 스타가 된 박성웅씨가 대학 3학년 재학 당시 출연하기도 했고, 디바 백지영씨, 배우 이보영씨도 이 프로그램에 일반인 출연자로 얼굴을 비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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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으로 날아가는 화살표만큼 안타까운 장면도 없었습니다.

‘사랑의 짝대기’의 원조가 바로 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최종 선택을 거부할 수 있는 <나는 솔로>와 달리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거나, 나를 찜해줄 상대가 없다는 걸 알더라도 무조건 화살표를 날려야 하는, 지금 생각하면 조금 잔인하기도 한 프로그램이었네요.


하지만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서 커플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끝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없던 시절, 청춘들은 <사랑의 스튜디오> 출연자 모임 ‘LS’를 통해 인연을 이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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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녹화 전 남녀 출연자가 서로를 볼 수 없게 보안 유지를 하는 것도 스태프들의 주요 업무였습니다.

지금은 방송 프로그램의 촬영 현장 공개를 안하는 추세지만, 당시만 해도 인기 프로그램의 현장 스케치는 잡지의 단골 아이템이었습니다. <레이디경향> 기자가 발 빠르게 <사랑의 스튜디오> 녹화 현장을 방문해 철통 보안으로 유지되는 남녀 출연자 ‘격리’ 시스템 현황부터 녹화 현장 뒷이야기, 그리고 뜨거웠던 뒤풀이 현장까지 모두 기사에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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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요제 입상 이력을 갖춘 출연자의 노래방 뒤풀이라니, 예나 지금이나 연애프로그램은 웬만한 끼쟁이들이 아니면 출연하기 힘든가 봅니다.

당시 출연자 ‘스펙’을 보니 의사부터 은행원, 대학생 등 쟁쟁했는데요. 정말 생경한 것은 결혼을 목표로 출연한 이들의 ‘파릇파릇한’ 나이였습니다. 남자 출연자의 최고령자가 ‘고작’ 30세, 여성 출연자의 최고령은 27세였으니까요. 20대 중반만 넘어서면 ‘노총각’‘노처녀’로 불리던 무시무시한 시절이라서였을까요. 결혼에 이토록 적극적이었던 문화가 문득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사랑의 불꽃이 팍팍 튀었을 뒤풀이 현장도 전격 공개합니다. 요즘의 <나는 솔로> 출연자들 못지않은 끼와 에너지를 발산했던 그 시절 ‘청춘 남녀’의 뜨거운 연애 의지가 불타는 현장으로 지금 가보시죠. 책장은 저희가 넘겨드립니다. 함께 봐요. 옛날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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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정 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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