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마음의 병 ‘우울증’… 항우울제 병용금기약
이 약 같이 먹으면 안 돼요
삼환계항우울제는 중등증이상의 심혈관질환, 혐우각녹내장, 전립선비대증, 인지기능장애, 경련성질환, 섬망 등의 치료제와 같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을 동시에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약을 한 번에 복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약도 음식처럼 궁합이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할 경우 의도치 않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건강 100세를 위해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병용금기약물에 대해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삼환계항우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누구나 말 못 할 흉터 하나씩은 간직한 채 살아간다. 몸에 난 것이든 마음에 난 것이든 어찌 됐든 흉터는 사람을 곪게 만든다. 신체에 난 흉터는 시간이 흐르면 희미해지지만 마음에 깃든 흉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파고들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처럼 ‘스펙’, ‘집안’, ‘연봉’ 등 외적인 요소가 가치를 결정짓는 사회에서 우울증은 나약함의 낙인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일까. 우리나라 우울증환자수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우울증환자는 2015년 60만1152명에서 지난해 79만6363명으로 5년 새 약 32% 증가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환자의 15%만 치료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39.2%, 오스트레일리아 34.9%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밝은미소약국 배현 약사는 “우울증은 조기에 치료해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80~90%에서 치료효과를 보이지만 몇 가지 부작용으로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항우울제는 신경전달물질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피할 수 없지만 적응기가 끝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꾸준히 복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임의복용 중단 시, 재발 및 금단증상 발생
항우울제는 우울증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항우울제는 뇌에서 기분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을 조절해 우울증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항우울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리기 때문에 증상이 나아지지 않더라도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선 안 된다. 갑자기 복용을 중단하면 우울증 재발이나 금단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우울제는 작용기전에 따라 ▲삼환계항우울제(TCAs) ▲모노아민산화효소저해제(MAOIs)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s)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SNRIs) 및 기타 약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입원환자나 중증우울증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삼환계항우울제는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 삼환계항우울제는 항콜린성(구갈, 변비, 시력혼탁), 심혈관성(기립성저혈압, 부정맥), 항히스타민성(진정작용, 체중증가), 신경학적(섬망, 간대성근경련) 등의 부작용이 관찰되기 때문. 따라서 중등증이상의 심혈관질환, 혐우각녹내장, 전립선비대증, 인지기능장애, 경련성질환, 섬망 등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삼환계항우울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약물 외에도 ‘치즈’ 역시 조심해야한다. 치즈에는 ‘티라민’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혈압을 높인다. 문제는 삼환계항우울제와 치즈를 함께 섭취하면 티라민이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두통, 고혈압 같은 부작용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현 약사는 “항우울제 복용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와의 상담”이라며 “삼환계항우울제의 경우 주의력,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기 때문에 복용 후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조작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