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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으로 얼굴 붓지 않은 ‘어린 유관순’ 찾았다

영명학교 다니던 13세 때

촬영 추정되는 사진 공개


경향신문

유관순 열사가 13세 때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단체 사진 중 발췌).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유관순 열사(1902∼1920년)의 13세 때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28일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사진 속 인물이 유 열사가 거의 확실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유 열사가 충남 공주 영명학교 재학 중이던 1915년 촬영된 단체사진에서 유 열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는 사진을 발굴해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이날 밝혔다.


연구원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단체사진 중 앞에서 세 번째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인물을 유 열사로 추정했다. 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전문가를 통해 수형복을 입은 유 열사의 기존 사진과 단체사진에 있는 학생들의 얼굴을 대조한 결과, 해당 인물이 유 열사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원 관계자는 “10대 중반에는 얼굴과 체형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사진 비교만을 통해 특정 인물을 유관순 열사로 단정하는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과학적인 비교 연구를 진행해 해당 인물이 유 열사인지 여부를 최종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진은 충남 논산 출신 전직 언론인인 임연철 박사가 1900년부터 39년 동안 공주 등 충남에서 활동한 캐나다 출신 감리교 선교사 사애리시(史愛理施, 본명 앨리스 H 샤프, 1871∼1972)에 대한 책 집필을 위해 지난해 미국 드루대 감리교문서보관소 현지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사애리시는 충남 천안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유 열사를 만나 영명학교에 입학시켰다가 다시 서울 이화학당으로 편입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유 열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는 사진은 1915년 7월 영명학교 여학생과 교사가 함께 찍은 것이다. 1902년 천안에서 태어난 유 열사는 1914년 영명학교에 입학해 2년간 다니다 1916년 이화학당 보통과 3학년에 편입했다.


연구원은 단체사진 속 인물을 유 열사로 추정하는 주요 근거로 촬영 시기가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재학 시기와 겹친다는 점을 든다. 사진 속에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입학과 이화학당 편입을 추천한 사애리시가 있는 것도 근거로 꼽힌다.


해당 사진은 이날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 사진전’에서 다른 사진 119점과 함께 공개됐다. 사진들은 1900년대 초반 미국 선교사 등이 충남지역에서 활동하며 촬영한 것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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