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캠리, 중형 세단 4파전 판세 변화 일으킬까?
글로벌 베스트셀러 중형 세단인 토요타 캠리의 9세대 신형 모델이 공개됐습니다.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에도 들어올 모델이라 관심이 가죠. 국내에서 캠리는 인기 모델이 아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한 해 70만 대 가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입니다. 2022년에는 67만5,000여 대가 팔려 전 세계 판매량 5위에 올랐죠.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해마다 30만 대 정도 팔리며 세단 분야에서는 1위 자리를 고정적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시장의 큰 관심을 받는 토요타 캠리,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토요타 신형 캠리(출처: 토요타) |
1. 패밀리룩을 강조한 전면부
토요타는 대중차 브랜드로서 한동안 모델마다 다른 디자인을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 패밀리룩으로 통일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코롤라, 프리우스, 크라운 등 토요타 주요 모델의 전면부가 통일된 인상을 드러내죠. 가느다란 그릴, 범퍼 전체를 차지하는 공기흡입구, ㄷ자형 헤드램프를 적절히 조합해 각 모델에 맞는 특징을 살려냅니다. 신형 캠리에도 이 요소가 다 들어갔습니다. 이전과 비교해 간결하면서 역동적인 분위기가 강해졌습니다.
토요타 캠리 완전 변경 전과 후(출처: 토요타) |
토요타 코롤라, 프리우스, 크라운(출처: 토요타) |
2. 역동적인 옆 라인과 고급스러운 후면부
캠리는 대중차이지만 날렵한 감성을 추구합니다. 요즘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이기도 하죠. 측면은 이전 세대의 날렵한 비례와 분위기를 이어갑니다. 특히 XSE 트림은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지붕과 C-필러를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립 스포일러 다는 등 독특한 분위기가 역동적인 감성이 더 두드러집니다. 후면부는 헤드램프의 형태나 차지하는 면적 등 구성은 이전과 비슷하지만 디자인이 싹 바뀌고 고급스러워졌습니다.
토요타 캠리 완전 변경 전과 후(출처: 토요타) |
토요타 캠리 완전 변경 전과 후(출처: 토요타) |
3. 수평 이미지와 첨단 분위기를 강조한 실내
실내는 이전과 비교해 간결하고 수평한 이미지와 첨단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이전 세대는 사선이 교차하는 등 기교를 많이 부렸는데, 신형은 수평 요소를 살려 안정적이고 간결해 보입니다. 최신 트렌드에 맞게 계기판을 전면 디지털화했고(하위 트림 7인치, 상위 트림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의 크기도 12.3인치(하위 등급은 8인치)로 키워서 첨단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상위 트림에는 10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제공합니다.
토요타 캠리 완전 변경 전과 후(출처: 토요타) |
4. 편안함과 편의성을 개선한 실내 공간
편의성 개선도 눈에 띕니다. 시트 쿠션의 모양과 밀도를 바꾸고 길이를 늘이는 등 편안한 자세에 맞게 최적화했습니다. 헤드레스트도 좀 더 부드럽게 바꾸고 위치를 뒤쪽으로 이동하는 등 편안함을 향상하는 쪽으로 개선했고요. 이 밖에 차 내 와이파이, 음성 인식 기능 제어, 무선 업데이트, 전동식 스티어링 휠 각도 조절 등 곳곳의 편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토요타 신형 캠리(출처: 토요타) |
5.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AWD
신형 캠리는 하이브리드 모델만 나옵니다. 4기통 2.5L 엔진과 전기모터 두 개를 결합한 5세대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가죠. 출력은 앞바퀴굴림이 225마력, 전자식 AWD 시스템을 갖춘 네바퀴굴림은 232마력입니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 회전수를 낮추고 배터리 출력을 높여서 저속에서 가속과 토크감을 향상했습니다. AWD 시스템은 모든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토요타 신형 캠리(출처: 토요타) |
국내에서 토요타 캠리의 경쟁은 한동안 모호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중형 세단이어서 현대 쏘나타 또는 기아 K5와 경쟁 관계이지만, 수입차이다 보니 가격대가 높아서 그랜저와 영역이 겹치기도 하죠. 하지만 국산차 가격도 오르고 신형 그랜저가 고급화되면서, 이제는 캠리도 국산 중형 세단과 급이 맞아떨어집니다. 문제는 경쟁 관계여도 판매량으로 볼 때는 실질적으로 별개의 시장이라는 점이죠. 2022년 판매량을 보면 쏘나타 4만8,308대, K5 3만1,498대를 기록했습니다. 캠리는 1,457대로 판매량 차이가 큽니다. 캠리와 동급인 혼다 어코드도 1,256대에 그칩니다.
국내에서 경쟁하는 중형 대중 세단(출처: 각 제조사) |
판매량을 떠나 차급 관계에서 캠리, 쏘나타, K5, 어코드의 경쟁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요즘 중형 세단의 디자인 트렌드는 역동성입니다.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죠. 신형 캠리 역시 이전 세대보다 더 역동적인 감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K5는 초대 모델부터 스포츠 세단 감성이 디자인의 핵심이었죠. 쏘나타는 최신 세대 모델이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역동성인 감성을 입혔습니다. 어코드도 지금까지 역동성을 강조하다가, 최근 나온 신형은 조금 평범해졌습니다.
국내에서 경쟁하는 중형 대중 세단(출처: 각 제조사) |
실내는 브랜드 특색에 맞게 디자인이 차이를 보이지만 전반적인 구성은 비슷한 편입니다. 커다란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수평 이미지를 강조하죠. 쏘나타와 K5는 디스플레이가 연결형이라 첨단 이미지가 강하지만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어코드는 계기판 덮개를 갖추고 디스플레이도 분리되어 있어서 전형적인 예전 차 느낌이 강하죠. 캠리는 쏘나타/K5와 어코드의 중간 정도쯤 됩니다.
국내에서 경쟁하는 중형 대중 세단(출처: 각 제조사) |
파워트레인은 쏘나타와 K5가 가솔린, 하이브리드, LPG로 다양하고, 어코드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캠리는 하이브리드만 있습니다. 친환경 시대를 말해주듯 네 차 모두 하이브리드를 갖췄죠. 엔진은 모두 4기통이고 배기량은 캠리 2.5L, 쏘나타와 K5와 어코드는 2.0L입니다. 시스템 출력은 캠리 225마력, 어코드 204마력, 쏘나타와 K5 195마력 순입니다. 변속기는 캠리와 어코드가 무단변속기, 쏘나타와 K5는 자동 6단인 점이 다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주요 관심사는 연비입니다. 신형 캠리의 연비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현재 판매 모델의 복합연비는 17.1(18인치)~18.1(17인치)km입니다. 중형 세단치고는 연비가 높은 편이죠. 19인치 타이어만 나오는 어코드의 복합연비는 16.7km/L입니다. 쏘나타는 17.1(18인치)~19.4(16인치)km/L, K5는 17.1(18인치)~19.8(16인치)km/L 사이를 오갑니다. 타이어 크기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대체로 연비가 비슷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토요타 신형 캠리(출처: 토요타) |
신형 캠리의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현재 모델의 국내 가격은 3,900만~4,520만 원입니다. 쏘나타는 3,330만~4,064만 원, K5는 3,326만~3,954만 원입니다. 어코드는 다른 세 차보다는 높은 5,340만 원입니다. 캠리와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의 가격 차이는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형 캠리의 가격이 오르면 어코드처럼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토요타 신형 캠리(출처: 토요타) |
SUV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세단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지만, 중형 대중 세단 시장은 여전히 주력 시장의 지위를 유지합니다. 그중에서 대표 모델 격인 캠리의 신형이 나왔으니 관심이 쏠릴 만하죠. 가격 책정에 따라 국내에서도 국산 중형 세단 시장을 좀 더 파고들 수 있습니다. 캠리가 여러모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모델이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토요타 신형 캠리(출처: 토요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