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휩쓴 지프 어벤저, EV3 캐스퍼 일렉트릭 넘어서기 어렵다?!
지프 브랜드 최초 전기 SUV 어벤저가 국내 공식 출시했습니다. 2022 파리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스텔란티스 그룹의 기술력과 지프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뛰어난 성능으로 큰 관심을 받은 모델이죠. 어벤저는 레니게이드보다 작은 소형 SUV입니다. 최고출력은 156마력이고,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295km입니다.
어벤저는 지프 브랜드 최초로 2023년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었고, 유럽에서 계약량 10만건을 돌파했습니다. 어벤저는 론지튜드와 알티튜드 트림으로 판매하고 가격은 각각 5,290만 원, 5,640만 원입니다. 국고보조금은 359만 원으로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합산 시 4,000만 원대에 구입이 가능합니다. 유럽 감성 듬뿍 머금은 미국 전기 SUV 어벤저가 국산 소형 SUV 기아 EV3,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1. 세븐-슬롯 그릴, X자 디테일 테일램프로 브랜드 정체성 살려. 지프답게 넉넉한 진입각, 이탈각!
어벤저는 스텔란티스 e-CMP2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했습니다. 기존 e-CMP 플랫폼과 비교해 더 뛰어난 강성을 자랑하고 주행 중 진동을 잘 걸러내는 신형 플랫폼이죠. 차체 크기는 길이 4,058mm, 너비 1,775mm, 높이1,560mm, 휠베이스 2,560mm입니다. 지프 레니게이드와 비교해 전체적으로 작은데 길이가 207mm, 너비가 30mm, 높이가 140mm 작습니다. 그렇지만 휠베이스 차이는 10mm에 불과합니다. 전기차 플랫폼 특성상 차체 크기 대비 실내 공간을 넓게 확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지프 SUV답게 동급 대비 가장 여유로운 진입각 20도, 브레이크 오버각 20도, 이탈각 32도를 확보했습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레니게이드의 도심형 SUV 감성과 지프의 정통 DNA를 잘 버무려 완성했습니다. 차체는 전체적으로 각지고 당당한 모습입니다. 차체 전면부에는 지프의 세븐-슬롯 그릴 디자인을 적용했고, 긴 휠베이스 덕분에 측면 디자인은 다부진 자세와 안정감이 인상적입니다. 기름통에서 영감을 얻은 X자 디테일로 꾸민 테일램프는 지프 특유의 강인한 분위기를 내뿜습니다. 기능성 디자인이 특히 눈에 띄는데요. 360도 보디 프로텍션 범퍼, 사이드 스커트와 헤드램프를 감싸는 보호 패널, 일체형 스키드 플레이트 등 거친 험지를 달리는 자동차 특유의 요소가 눈에 띕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2. 10.25인치 계기판과 10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로 최신 전기차 분위기 연출. 1열 34L, 트렁크 321L 짐공간 완비!
실내는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 10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꾸렸습니다. 최신 전기차답게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합니다. 앞좌석에 34L 수납공간을 마련했고, 트렁크 용량은 321L로 부족하지 않은 편입니다. 2열 시트는 6:4로 분할 폴딩 되어 짐공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도로를 내려다보며 전방 및 좌우로 탁 트인 시야를 얻을 수 있죠. 차급이 차급인 만큼 2열 공간은 약간 빠듯한 편인데요. 스텔란티스 그룹 기술력을 총망라한 모델이기 때문일까요? 전반적으로 지프 특유의 강인한 오프로더의 이미지보다는 스마트한 최신 유럽산 전기차 분위기가 짙은 실내입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3. 한 번 충전으로 295km 주행. 최고출력은 156마력. 24분 만에 배터리 잔량 80%까지 충전!
어벤저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용량은 54kWh로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295km입니다. 최고출력 156마력 전기모터 1개가 앞바퀴를 굴리고, 최대토크는 26.5kg.m입니다. 어벤저는 100kW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24분 만에 채울 수 있습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오프로더 명가답게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샌드, 머드, 스노 모드 등 다양한 노면 환경에 맞춘 주행 설정을 제공하죠. 내리막 주행 제어(HDC) 장치는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동급 모델 중 가장 여유로운 진입각 20도, 브레이크 오버각 20도, 이탈각 32도를 확보한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200mm의 최저지상고와 615mm의 시트 높이 덕에 오프로드 주행 시 운전자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죠. 그밖에 도심 및 고속도로에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로유지보조, 전방 충돌 경고, 자동 제동 등을 다양한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4. 국산 소형 전기 SUV 기아 EV3,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과 비교
전기차 개발의 핵심 중 하나인 배터리 기술과 패키징 기술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고가 대형 SUV가 이끌어온 전기차 시장에 최근 소형 SUV가 줄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기아 EV3과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이 나와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도 야무진 소형 전기차 선택지를 추가했는데요. 기아 EV3과 캐스퍼 일렉트릭을 기준 삼아 유럽과 미국의 매력을 듬뿍 담은 지프 어벤저의 매력과 가치를 평가해 보겠습니다.
(위부터) 지프 어벤저, 기아 EV3,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출처: 지프, 기아, 현대자동차) |
어벤저 디자인은 지프의 아이코닉 디자인 요소와 근육질 오프로더 감성, 도심형 전기차 특유의 매끈한 차체 면 처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점이 인상적입니다. EV3은 최근 기아 디자인의 핵심인 스타맵 시그니처 램프를 중심으로 EV6가 개척한 매끈한 크로스오버 전기차 라인으로 소형차에 야무지게 적용한 점이 눈에 띕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경차 캐스퍼를 기반으로 차체 크기를 키우고 파워트레인을 전기화해 ‘한국의 미니’라고 부를 만한 아이코닉한 디자인의 소형 전기 SUV로 나왔습니다.
(위부터) 지프 어벤저, 기아 EV3,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출처: 지프, 기아, 현대자동차) |
세 모델은 모두 소형차로 분류하지만, 차체 크기는 차이가 꽤 큽니다. 우선 EV3이 가장 큰데요. 차체 길이가 4,300mm로 어벤저보다 240mm 이상 깁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경차를 기반으로 삼다 보니 차체 크기가 가장 작습니다. 길이가 3,825mm로, EV3보다 475mm, 어벤저보다 233mm나 짧습니다.
차체 높이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1,575mm로 가장 껑충하고, 어벤저와 EV3이 1,560mm로 같습니다. 연비와 주행성에 영향을 주는 무게는 배터리 용량이 가장 작고, 차체도 가장 작은 캐스퍼 일렉트릭이 1,335kg로 가장 가볍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과 비교해 어벤저는 1,550kg로 115kg 무겁고, EV3은 스텐다드 기준 1,750kg으로 415kg이나 무겁습니다.
(위부터) 지프 어벤저, 기아 EV3,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출처: 지프, 기아, 현대자동차) |
세 모델 모두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감각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완성했는데요. 완성도와 고급감 면에선 EV3 인테리어가 압도적입니다. 깔끔하게 정돈한 대시보드 위에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길게 이어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얹은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반면, 어벤저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경우는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따로 분리했고 비교적 사이즈가 작은 센터 디스플레이를 센터 페시아 상단으로 높게 위치해 비교적 저가 소형차의 흔적이 많이 남은 듯 보입니다.
(위부터) 지프 어벤저, 기아 EV3,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출처: 지프, 기아, 현대자동차) |
소형 전기 SUV배터리 용량은 대개 50kWh 내외입니다. 차체 크기의 한계 때문에 작은 배터리를 실을 수밖에 없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길게 확보하기 어려워서인데요. 여기 모인 세 모델 역시 어벤저 54kWh, EV3 스텐다드 기준 58.3kWh, 캐스퍼 일렉트릭 49kWh로 대체로 작은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EV3 롱레인지 모델은 81.4kWh 배터리로 차급을 뛰어넘는 배터리 용량을 자랑합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EV3 롱레인지가 501km가 가장 길고, EV3 스텐다드가 350km, 캐스퍼 일렉트릭이 315km, 어벤저가 292km 순입니다. 전체적으로 국산 소형 전기 SUV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면에서 월등한 수치를 드러냅니다. 최고출력은 EV3이 204마력으로 가장 앞서고, 어벤저가 156마력, 캐스퍼 일렉트릭이 115마력입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어벤저는 국내에서 론지튜드 5,290만 원, 알티튜드 5,640만 원에 판매 중입니다. 국고보조금은 359만 원이고,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4,00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보조금을 제외한 가격으로 비교하면 역시 어벤저가 가장 비싸고 국산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납니다.
EV3 롱레인지는 4,415만 원, 스탠다드가 3,995만 원으로 어벤저보다 800만~1,600만 원 저렴합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2,990만 원으로 어벤저보다 2,300만~2,600만 원 정도 저렴하죠. 성능과 완성도 면에선 국산 소형 SUV도 뒤지지 않는데요. 중요한 건 실내 공간, 브랜드 가치, 실제 완성도가 될 듯합니다. 나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소형 전기 SUV 시장에서 완성도 높은 국산 모델의 견제를 뚫고 어벤저가 좋은 판매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지프 어벤저 (출처: 지프) |
KB차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