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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E-클래스와 5시리즈, 국내 판매 1, 2위 자리 바뀔까?

스포츠 대회에서 가장 아쉬운 사람이 누구일까요? 아마 2등이 아닐까 싶습니다. 2등만 해도 우수한 실력이고, 대회에 참가해서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발휘했다면 그것으로 의의가 있죠. 하지만 1위 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실력인데, 워낙 압도적인 경쟁자가 있어서 만년 2위에 머문다면 아쉬움이 클 법도 합니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출처: 벤츠, BMW)

수입차 시장 1위와 2위의 관계가 딱 이렇습니다. BMW 5시리즈는 상품성이나 완성도도 높고 판매량도 연간 2만 대 전후로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워낙 잘나가는 바람에 늘 2위에 머뭅니다. 현재 판매 중인 10세대 E-클래스는 국내에 2016년 중반에 들어왔고, 7세대 5시리즈는 2017년 초에 선보였습니다. 판매 시기가 겹치는 2017년부터 판매량을 보면(표 참고) E-클래스가 적지 않은 차이로 늘 앞서왔습니다. E-클래스는 5시리즈를 앞서는 데 그치지 않고 수입차 시장 전체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하죠.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국내 판매량(단위: 대)

최근에 한 달 차이를 두고 신형 E-클래스와 5시리즈가 글로벌 공개되었습니다. 바로 전 세대는 공개 시기에 1년 정도 시차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겹쳤습니다. 국내에서 1, 2위를 고수하는 차종이라서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죠. 두 차의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판매 중인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출처: 벤츠, BMW)

부드러운 E-클래스와 날카로운 5시리즈

전반적으로 E-클래스는 부드러운 라인을 강조하고 5시리즈는 날카로운 각진 분위기가 두드러집니다. E-클래스는 이전 세대에도 부드러운 디자인이 특징이었죠. 신형은 좀 더 둥그렇게 다듬었습니다. 5시리즈는 각을 많이 살려서 변화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전체 분위기에서 두 차는 상반된 대조를 이루며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냅니다.​

신형 벤츠 E-클래스(출처: 벤츠)

신형 BMW 5시리즈(출처: BMW)

모델 고유의 개성을 살린 전면부

두 차 모두 전면부의 커다란 그릴이 인상적입니다. E-클래스는 전통에 따라 트림에 따라 엠블럼을 크게 박은 것과 그렇지 않은 그릴로 나뉩니다. 5시리즈는 다른 BMW 모델처럼 그릴을 거대하게 키우지는 않았지만, 테두리에 7시리즈처럼 아이코닉 글로우라는 조명을 둘러 정체성을 살리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구형과 신형 변화(출처: 벤츠, BMW)

벤츠 E-클래스 구형과 신형 변화(출처: 벤츠)

BMW 5시리즈 구형과 신형 변화(출처: BMW)

테일램프 구성 방식과 모양에 차이가 드러나는 후면부  

E-클래스의 테일램프는 분리형에서 연결형으로 바뀌었습니다. 굴곡진 라인과 엠블럼을 형상화한 내부 그래픽이 흥미롭죠. 5시리즈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분리형 테일램프를 유지하지만 조명 부분이 가느다란 선으로 바뀌었습니다. 7시리즈와 비슷한 5시리즈의 후면부는 간결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구형과 신형 변화(출처: 벤츠, BMW)

브랜드 특색에 맞게 대비를 이루는 실내

E-클래스에는 센터페시아와 조수석 대시보드까지 연결한 슈퍼스크린이 들어갑니다. 하이퍼스크린과 비슷하지만 계기판 디스플레이를 별도로 배치한 점이 다르죠.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선택하지 않으면,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두 개로 구성됩니다. 5시리즈는 다른 BMW 모델과 마찬가지로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길게 연결한 곡면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습니다.

신형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출처: 벤츠, BMW)

차체 대형화에 맞춰 늘어난 휠베이스

E-클래스와 5시리즈의 휠베이스는 이전보다 각각 21mm와 20mm 늘어났습니다. E-클래스의 휠베이스는 2,961mm, 5시리즈는 2,995mm로 3m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실내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고 볼 수 있죠. 두 차 모두 윗급인 S-클래스와 7시리즈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파노라마 루프를 이용한 뒷좌석 개방감 확보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E-클래스는 파노라마 루프에 앞뒤 구분이 있지만, 5시리즈에는 뒷좌석까지 넓게 이어지는 스카이라운지 옵션을 넣어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살립니다.

신형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출처: 벤츠, BMW)

4기통과 6기통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E-클래스와 5시리즈 둘 다 기반이 되는 파워트레인은 내연기관입니다. 4기통과 6기통, 가솔린과 디젤 등 다양한 조합을 이뤄 취향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E-클래스는 가솔린 204마력, 디젤 197마력, 5시리즈는 가솔린 208마력, 디젤 197마력부터 시작합니다. 모든 내연기관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공통된 특징입니다. 두 차 모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 등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에서는 비슷한 전략을 추구합니다.

신형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출처: 벤츠, BMW)

전기차도 함께 선보인 5시리즈

E-클래스와 5시리즈는 전기차 전략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E-클래스 급 전기차는 벤츠 안에 EQE 세단이 따로 있습니다. E-클래스와는 별개 모델로 취급되죠. 5시리즈는 이번에 전기차 i5도 같이 나왔습니다. 같은 차체에 파워트레인만 다른 모델이죠. 모양 또한 막힌 그릴을 제외하고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모델이 거의 비슷합니다. i5는 싱글모터 e드라이브40과 듀얼모터 M60으로 나뉩니다. 출력은 각각 340마력과 601마력이고 주행거리는 WLTP 기준 582km와 516km입니다.​

BMW i5(출처: BMW)

신형 5시리즈와 E-클래스의 국내 출시 시기는 각각 올해 하반기와 내년 1분기로 예상합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온다고 볼 수 있고, 2024년이면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됩니다. 수입차 전체에서 1위를 놓치지 않는 저력을 E-클래스가 계속해서 발휘할지, 5시리즈가 이변을 일으켜 만년 2위에서 벗어날지 궁금해집니다. 소비자들도 고민이 클 겁니다. 두 브랜드를 찾는 고객의 취향이 구분된다고 해도,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같은 급의 차가 동시에 나온다면 어떤 차를 고를지 고민할 수밖에 없겠죠. 여러모로 기대되는 세기의 대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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