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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일간의 부부 은퇴 여행이 열어 준 인생 2막

2016년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 여행> 발간을 시작으로 여행 작가가 된 조남대 씨. 33년 공직 생활을 마친 후, 여행 작가로서 열정을 불태우며 살고 있는 그가 마주한 새로운 삶은 어떤 모습일까?

어떻게 부부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었나요?

아내와 비슷한 시기에 은퇴하게 되었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 게 시초였습니다. 저는 운전과 여행 일지 정리를, 아내는 일정과 경비를 맡았어요. 명확히 역할 분담을 한 덕분인지 부부 싸움 한 번 하지 않고 55일간 고성에서 제주까지 257개 관광지를 돌았지요.

추억을 쌓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었는데 책까지 내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여행이 아무리 즐거워도 기록으로 남겨놓지 않으면 나중에 늘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아내와 떠난 여행 중에 밤마다 두세 시간씩 노트북 앞에 앉아 사진과 함께 해당 관광지에 대한 정보와 감상소감 등 그날 일을 정리했고, 나중에 이를 인쇄해 지인과 자식들에게 나눠줬더니 다들 출간을 권유하더라고요.

출판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요?

지인이 출판사에 인쇄본을 전달해 줬어요. 평범한 중년 부부의 모습, 꼼꼼하게 고른 알토란 같은 전국 명소,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입장료·주유비·숙박료 등 실제 비용까지 망라한 인쇄본을 보고 출판사에서 단박에 계약을 제안했습니다.

책을 내고 감회가 새로웠겠습니다.

작가가 된다는 생각에 설레었지만 책이 나오기까지 결정해야 할 것이 많았어요. 컬러 페이지는 얼마나 넣을지, 표지의 책 제목을 볼록하게 만드는 에폭시 처리를 할지 말지 같은 디테일한 것까지요.


우여곡절 끝에 책이 나오고, 내 자식 같은 책이 서점에 비치돼 있는 걸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은퇴 후 긴 인생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찾고자 떠난 여행이었는데, 여행에 관한 책을 내면서 미래를 발견한 기분이라 정말 행복했습니다.

여행 작가가 되고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짐작도 못한 새로운 일들이 연달아 벌어졌습니다. 한 온라인 언론사에 여행기를 연재하는가 하면 전성기캠퍼스, 천주교 재능나눔학교 등에서 여행에 관한 강의를 하게 되었지요.


강의 준비를 위해 주민센터에서 파워포인트를 배우고, 떨리는 마음으로 청중 앞에서 할 말을 가다듬는 순간순간이 희열로 다가오더군요.

이후로도 여행 책을 더 냈다고요?

처음이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쉽습니다. 첫 책을 낸 지 2년 만에 어머님, 장모님을 함께 모시고 산 경험을 토대로 <두 엄마와 함께한 보름 동안의 행복 이야기>를 펴냈고 은퇴한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동남아 4개국 배낭여행기를 모아 <배낭여행은 처음이라서>도 냈고요.


앞으로 시베리아 횡단 여행을 주제로 책을 쓰고 싶은 소망도 있습니다. 더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수필과 사진도 배우고 있어요.

여행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먼저 기록 리스트를 만드세요. 어느 여행지를 가든 꼭 챙겨야 할 것 리스트를 만들면 훗날 촘촘한 글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관광지 현황, 유래와 역사, 특이 사항, 그 곳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팸플릿 등의 리스트를 만들어 이를 채운다는 생각으로 글과 사진을 정리해 두는 식이지요.


또 사진은 배경 위주로 찍으세요. 인물 사진은 여행 서적을 편집할 때 적절하지 않아 배제하는 경우가 많아요. 글과 어울리는 사진은 배경, 사물 위주로 찍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출간 시 계약 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보세요. 저는 출판 비용으로 400만 원가량 부담했고, 지금까지 인세로 약 10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출판사와 계약할 때 인세, 계약 기간, 인세 지급 시점 등 협의해야 할 사항이 많으니 꼼꼼히 잘 따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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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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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의 재능과 경험을 교류하는 “Value Sharing Gr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