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아 트레이너의 숙면 운동
* 전문가의 수면력 시리즈*
2편 이매목동병원 수면센터장 이향운 교수의 불빛과 불면증
3편 피트니스 연구소장 이현아 트레이너의 숙면 운동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볼게요. 숙면을 위한 운동, 정말 있나요?
그럼요, 있죠. 잠을 잘 자려면 교감신경이 흥분되는 격한 운동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몸이 힘들어서 지치면 곯아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리하게 운동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숙면을 하려면 몸을 이완시켜주는 게 중요해요. 모든 게 차분해져야 잠이 깊이 들거든요. 물론 밝은 낮에는 활발한 운동도 좋고요.
잠을 잘 자도록 일상에서 할 만한 운동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사실 운동보다는 머리를 비우는 게 더 중요해요. 물론 운동을 통해 잡생각을 떨쳐버릴 수도 있지만, 아무리 몸을 혹사시켜도 머리가 복잡하면 잠이 안 오거든요. 저는 명상과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명상이요?
네. 하지만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실 건 없어요. 어디 가서 따로 배우라는 것도 아니고요(웃음). 잠을 잘 자기 위한 이완운동이 효과를 보려면 차분하게 가라앉은 호흡 상태가 필수예요. 요즘 유튜브만 봐도 명상음악이나 명상을 가르쳐주는 채널이 많아요. 그런 걸 틀어놓고 깊게 호흡부터 해보세요.
차분한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라는 말씀이군요?
그렇죠. 누워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루 동안 고생한 자신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천천히 안정을 시키세요. 그런 다음 발을 나란히 놓고 양쪽 엄지발가락을 부딪치듯 쳐주세요. 이걸 발끝치기라고 하는데, 처음엔 20~30번씩 하다가 체력에 맞게 계속 쳐주세요.
이 동작은 잠들 때뿐 아니라 잠을 깰 때도 해주면 좋아요. 먼저 기지개를 켜고 발끝치기를 한 다음 가볍게 다리를 양쪽으로 왔다 갔다 하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거죠. 잠자리에 들 때는 허리가 굉장히 피곤해져 있기 때문에 누운상태로 두 무릎을 세워서 좌우로 왔다 갔다 해주면 시원해요. 또 요즘은 각종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때문에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목을 앞뒤로 끄덕끄덕하고 좌우로 도리도리하고 목을 한 바퀴 돌려주는 동작 등을 해주면 풀릴 거예요.
익숙한 동작들이네요.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아요. 운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아는 것부터 내 몸에 자주 적용해서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지금부터 운동을 시작해보려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근력운동부터 시작해보세요. 나이가 들면 몸에서 근육이 빠져나가니 꼭 필요하기도 하고, 또 너무 거창한 종목을 선택하면 기초만 배우다가 싫증 나기 쉽잖아요. 여유가 된다면 개인 트레이너에게 트레이닝을 받아서 바른 운동법을 익혔으면 좋겠어요. 종종 헬스클럽이나 동네 공원에서 ‘내 맘대로 운동’을 하시는 분들을 봬요. 그런데 자세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부상만 당하고 몸이 망가져요. 기구를 사용할 때도 다 자기 체력에 맞는 방법이 있거든요.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하다가 다친 분들을 많이 봤어요. 여건상 개인 트레이닝이 부담스럽다면 친한 친구나 동기부여를 해줄 운동 친구와 함께 시작해보세요.
선생님은 취침뿐 아니라 기상 시 운동도 강조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잘 자는 것만큼 잘 깨어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뜨면 바로 일어나지 마시고 기지개를 한 번 크게 켜주세요. 자기 전에 했던 발끝치기도 해주고, 누운 상태에서 두 다리와 두 팔을 들어서 흔들어주세요. 이렇게 하면 혈액순환에 아주 좋을 뿐 아니라 몸이 자연스럽게 깨어나서 낮에 활동하는 데도 무리가 없어요.
선생님은 몇 시간이나 주무세요?
수면 시간은 7시간을 꼭 지키고, 비교적 잘 자요. 가끔 조찬회나 새벽 산행 때를 빼고는 규칙적으로 자죠. 지금은 불면증이 없는데, 가끔 생각이 많은 날에는 여러 번 깨기도 해요.
잘 자는 비결이 있다면요? 운동 전문가인 선생님의 숙면 비법을 알려주세요.
잘 먹는 거죠. 정크푸드나 인스턴트는 안 먹어요. 커피는 연하게 타서 오전에 한 잔 정도 마시고, 허브차 종류를 즐겨요. 물을 하루 2리터 이상 마시고요. 그리고 식사는 자연식품 위주로 먹어요. 요즘 상추가 제철이잖아요. 상추는 신경안정에도 큰 효능이 있어서 요즘 상추쌈을 즐겨 먹고 있죠.
기획 서희라 글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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