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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역사가 담긴, 도시의 랜드마크 시계탑

도시 한가운데 우뚝 솟은 시계탑. 오래전에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시계탑 독일 글로켄슈필

독일 뮌헨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마리엔 광장을 꼽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알려진 이곳은 탁 트인 전경과 함께 예술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곳이다.


북쪽에는 뮌헨의 랜드마크인 신시청사가 자리하고 있다. 길이 100m에 달하는 건물 외벽에는 비텔스바흐 왕가의 통치자들이 조각되어 있고, 뮌헨의 마리엔 광장에서는 거리예술가의 즉흥적인 퍼포먼스도 열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하이라이트는 건물 한가운데 웅장한 스타일로 자리 잡은 높이 80m의 시계탑 ‘글로켄슈필’. 이곳은 1909년 네오고딕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매일 오전 11시면 시계탑 윗단에 있는 기계인형들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말을 탄 기사와 악대, 귀족들이 등장해 16세기에 이곳에서 열린 빌헬름 5세의 결혼식 장면을 선보인다. 아랫단에서는 군중의 경쾌한 춤이 흥을 돋운다.

Rathaus-Glockenspiel


시계탑은 옥탑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를 수 있다. 꼭대기에 오르면 뮌헨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마리엔 광장 동쪽에는 구시청사가 자리하며 현재 뮌헨시의회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미국 필라델피아 시청 시계탑

필라델피아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시청은 1871년에 짓기 시작해 1901년에 완공한 프랑스식 건축물이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 시절에 유행한 스타일을 따랐다. 이 건물을 짓는 데만 240만 달러가 들었는데 당시에는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흰색 대리석으로 마감한 건축물 가운데 우뚝 선 시계탑은 167m 높이를 자랑한다. 이곳은 1894년부터 1908년까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기록되었다. 시계탑 위에는 펜실베이니아주를 창설한 윌리엄 펜 동상이 서 있고, 동상 바로 밑에는 전망대가 자리한다.


이 건축물은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구글맵에서 필라델피아를 치면 시청이 도시 중심부에 딱 위치해 필라델피아 여행의 시작점과 같은 역할을 한다.

Philadelphia City Hall


시계탑이 있는 시청 건물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필라델피아 미술관, 동쪽에는 국립역사공원이 들어서 있다. 남쪽에는 필라델피아 극장이 있어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시청 주변으로 다양한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어 예술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아인슈타인에게 영감을 준 천문시계 스위스 치트글로게 타워

스위스의 수도 베른은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어디를 가든 고풍스러운 문화유적을 감상할 수 있다. 그중 베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천문시계탑 치트글로게는 다양한 스토리로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매시 4분 전이면 시계에 설치된 인형이 종을 울리기 위해 움직인다. 이어 베른을 상징하는 곰이 나타나고 끝으로 시간의 신 크로노스가 모래시계를 뒤집으면 꼭대기의 금빛 인형이 종을 망치로 두드려 시각을 알린다.


치트글로게는 1191년 베른의 서쪽을 지키는 최초의 성문이었다. 1405년 화재로 소실되어 1503년 별자리가 새겨진 천문시계로 다시 태어났다. 당시 시내의 다른 시계들은 모두 이 천문시계의 시각에 맞춰졌다고 한다. 오늘날 ‘메이드 인 스위스’ 시계의 명성은 치트글로게에서 시작된 듯하다.

Zytglogge Tower


치트글로게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발견하는 데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트글로게 근처에는 아인슈타인 박물관이 있다. 이 밖에도 시계탑 근처에는 16세기에 제작된 100여 개의 분수대, 바닥에 깔린 촘촘한 돌조각들이 곳곳에 자리해 여유롭게 산책하듯 여행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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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조각상으로 유명한 체코 프라하 천문시계

프라하 구시가 광장에는 유명한 건축물들이 자리하는데 구시청사는 14세기에 고딕양식으로 건물 4개를 이어 붙인 특이한 형태로 지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훼손됐다가 복원 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특히 이곳 외벽에 설치된 천문시계를 보기 위해 언제나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매시 정각이 되면 천문시계의 작은 창이 열리면서 목각으로 만든 조각상들이 나와 춤을 춘다.


시계탑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도 전해진다. 1410년 시계 장인 하누스(Hanus)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천문시계를 제작했고, 똑같은 시계가 만들어지는 걸 원치 않았던 시의원들이 하누스의 눈을 멀게 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또한 시계가 멈추면 나라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전설은 지금까지 전해진다.

The Prague Astronomical Clock


건물 지하에는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항했던 체코 귀족들을 수감한 감옥이 보존되어 있다. 또한 꼭대기탑에 오르면 프라하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그림 같은 프라하의 전경을 한눈에 담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동맹국이 선사한 뜻깊은 선물 터키 이즈미르 시계탑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 다음으로 큰 항구도시인 이즈미르시. 이곳에는 시 한가운데 시계탑이 자리한다. 시의 중심인 코낙 광장에 고풍스러운 자태로 서 있는 이 시계탑은 오스만튀르크의 압둘 하미드 2세 재위 25주년을 축하하며 독일 황제 카이저 빌헬름 2세가 선물한 것이다.


높이는 25m, 하단부와 기둥, 시계까지 모두 팔각형을 이루고 있다. 터키를 상징하는 초승달과 별도 새겨져 있다.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레이몬드 찰스 페레가 설계한 것으로 오스만튀르크 후기 건축양식을 따랐다.


화려한 외관 덕분에 1983년부터 1989년까지 통용된 500리라짜리 터키 지폐 뒷면 도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Izmir Clock Tower


시계탑 주변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옆에는 이즈미르 시청사가 있고, 시계탑 앞에는 이즈미르의 대표 명소로 꼽히는 코낙 모스크가 자리한다. 시계탑 근처에는 이즈미르 최대의 재래시장인 케메르알트가 있어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감상할 수 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시계탑 사우디아라비아 마카 로열 클록 타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로 아브라즈 알 바이트 타워를 빼놓을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소유한 복합단지로 7개의 고층 빌딩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가장 높은 건물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계탑인 클록 타워다.


클록 타워는 높이 601m로 120층 규모에 달한다. 거주 층과 시계탑, 첨탑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고, 높이 450m 지점까지 거주 층이, 높이 530m 지점에 시계탑 지붕이 있다. 시계탑의 시침 길이만 해도 17m, 분침 길이는 22m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시계에는 200만 개의 LED 조명이 설치되어 야간에도 화려함을 자랑한다. 또한 시계의 사면은 1만여 조각의 유리 모자이크로 덮여 있다. 시계 상단에는 하루 다섯 번의 기도 시간을 알리기 위해 조명 2만여 개를 설치했다.

Makkah Royal Clock Tower


시계탑 건물의 거주 층에는 페어몬트 체인의 5성급 호텔인 마카 클록 로열 타워 호텔이 자리한다. 이 시계탑은 30km 떨어진 거리에서도 볼 수 있으며 전망 데크도 조성되어 있다.

기획 박미순 모은희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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