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세계의 명소 6곳
소원을 말해봐!
벽 틈에 끼운 소원 쪽지, 이스라엘 통곡의 벽
예루살렘의 서쪽 성벽은 유대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장소다. 유대인이 세운 성전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으로 그들만의 종교의식을 행하고, 하나님에게 삶을 이야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쪽 성벽은 우리에게 ‘통곡의 벽’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로마군이 많은 유대인을 죽였는데, 이 비극을 지켜본 성벽이 밤이 되면 눈물을 흘렸다는 설과 유대인들이 이곳에 모여 기도를 올리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 소리가 울부짖는 것처럼 들린다는 설 등이 전해진다.
유대인이 아니더라도 이곳에 온 여행객들은 전통에 따라 작은 쪽지에 각자의 소원을 적어 벽 틈 사이에 집어넣고 기도를 올린다. 어떤 이는 벽에 키스를, 어떤 이는 벽에 손바닥을 대고 기도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TIP 통곡의 벽은 남자와 여자가 들어가는 입구가 따로 있다. 토요일은 안식일이라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달변가가 되는 키스, 아일랜드 블라니 스톤
아일랜드 블라니 성에 있는 블라니 스톤에는 몇 가지 전설이 있다. 그중 대중적으로 알려진 전설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을 설득한 이야기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블라니 성주의 충성심을 확인하기 위해 성주에게 성을 바칠 것을 요구했고 성주는 여왕의 마음을 돌릴 방법을 고민한다. 블라니 성을 지었던 코맥 매카시가 블라니 스톤에 입을 맞추고 달변가가 됐다는 전설이 떠올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블라니 스톤에 입을 맞춘 뒤 그는 여왕을 만났고, 여왕은 그의 뛰어난 언변에 결국 마음을 돌렸다.
이 전설이 알려지면서 매년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와 달변가를 꿈꾸며 돌벽에 입을 맞춘다. 입을 맞추려면 물구나무를 서듯 몸을 거꾸로 뒤집는 아찔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도 인기 요인. 영국의 정치가이자 달변가인 처칠도 이곳에 입을 맞춘 것으로 유명하다.
TIP 사실 블라니 성은 웅장하거나 대단히 아름다운 곳은 아니지만 태초의 자연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다양한 정원을 끼고 있어 둘러볼 만하다. 특히 성 바로 옆에 붙어 있는‘독극물 정원’은 독을 품고 있는 식물들을 모아놓은 곳이라 흥미롭다.
이 쯤에서, 여행지가 더 궁금해졌다면?!
호텔 예약은 호텔스컴바인에서!
순례자의 혼이 깃들다, 튀르키예 성모마리아의 집
튀르키예의 에페수스는 헬레니즘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고대 도시다. 공중목욕탕, 은행, 도서관 등 고대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 그 신비를 눈에 담으려는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가는 장소는 성모마리아의 집이다.
돔 형태의 예배당인 성모마리아의 집은 예수의 어머니로 알려진 성모마리아가 마지막 여생을 보냈다고 전해지는 장소다. 실제로 그곳에 살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1967년 교황 바울 6세와 197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하면서 그리스도교인들의 성지로 인정받고 있다.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고 바로 옆에 있는 소원의 벽에 내용을 적어 매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하얀 종이로 뒤덮인 벽을 보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경건해짐을 느낄 수 있다.
TIP 에페수스 유적에서 4km 떨어진 곳에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아르테미스 신전이 있다. 현재는 신전을 받치고 있던 기둥이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과거 웅장함을 자랑했을 신전의 모습을 상상하며 사색하기 좋다.
소원을 들어주는 마리아의 손, 스페인 검은 마리아상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이동하면 나타나는 몬세라트는 ‘톱니 모양의 산’이라는 뜻의 바위산이다. 톱니바퀴가 겹겹이 쌓여 우뚝 솟은 것 같은 형태의 몬세라트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절경으로 여행객의 시선을 끄는데 이 산의 백미는 정상에 자리한 역사 깊은 수도원이다.
스페인의 3대 순례지이기도 한 ‘산타마리아 데 몬세라트’ 수도원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이름 높은‘검은 마리아상’이 있다. 마리아의 손을 잡고 기도하면 원하는 소원 한 가지가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어 그 손을 잡으려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스페인의 대표 건축가인 가우디 역시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설계했다고.
TIP 몬세라트의 소년 합창단 ‘에스콜로니아’ 성가대의 노래를 들어보자. 다른 곳에서는 절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는 이 성가대의 목소리는 몬세라트의 절경과 함께 경이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세상의 중심에서 비는 소원, 영국 본초자오선
본초자오선은 경도의 기준이 되는 0°의 자오선을 말하는 것으로 런던 외곽에 있는 그리니치천문대에 있다. 1884년 국제 자오선 회의에서 이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을 본초자오선으로 지정해 경도의 기준으로 삼았고, 1935년부터는 세계 시간에 쓰이고 있다.
지구를 가르는 기준인 본초자오선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이 자오선을 중심으로 서면 한 발은 서반구, 한 발은 동반구에 있는 셈이라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자오선을 기준으로 양옆에는 세계 각국 수도의 경도가 새겨져 있다. 자기 나라의 수도 위에 서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이 각기 다른 위치에서 소원을 비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TIP 그리니치천문대에는 초대 천문대장의 사택으로 지은 플램스티드 하우스가 있는데, 꼭대기의 빨간색 구가 특징이다. 이 구는 1833년 최초로 공식적인 시간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정각 오후 1시가 되면 바닥으로 떨어진다.
문의 www.rmg.co.uk/royal-observatory
소원을 이루어주는 다리, 체코 카를교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다리로 꼽히는 카를교는 프라하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소다. 풍경 외에도 카를교를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카를교에는 체코의 성인을 새긴 30개의 성인상이 있다. 그중 발길을 붙잡는 것은 성 요한 네포무크 성상.
1393년 프라하의 왕비는 자신의 부정을 대주교의 총대리였던 네포무크에게 고해성사한다. 왕비의 불륜을 의심하던 카를 4세는 네포무크를 찾아가 왕비가 어떤 말을 했는지 물었지만 끝까지 그 내용을 말하지 않아 그 죄로 강에 던져졌다. 그는 죽기 전 ‘다리에 선 모든 이들의 소원을 들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는데 그 유언 덕분인지, 조각상 밑단의 순교 모습이 담긴 부조를 만지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다.
TIP 카를교에서 소원을 빌 때는 몇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먼저 네포무크 성인이 순교를 당한 자리에 있는 부조물을 찾는다. 부조 아래 십자가에 왼손을 대고 강을 바라보며 소원을 빈 다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네포무크 성상 하단에 있는 사람 형상을 만지면서 소원을 다시 한번 빈다. 많은 사람이 사람이 아닌 개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기도 하는데 그러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