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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 "'우영우' 박은빈 선배 덕분 자존감 올라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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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

"동 투 더 그 투 더 라미~"

단숨에 떠오른 샛별, 배우 주현영(25)은 데뷔와 동시에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가졌다. '주 기자'로 불리며 온라인을 점령했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트로 자신의 입지를 넓혀나갔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로 얼굴을 알린 주현영은 58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예능상 주인공으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눈물범벅이 돼 수상 소감을 이어가던 얼굴이 눈앞에 선한데, 현재는 시청률 13% 돌파하며 신드롬 열풍의 중심에 선 ENA채널 수목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박은빈(우영우)의 절친 동그라미 역으로 활약 중이다. 주 기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한 주현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드디어 트로피를 전달한다.


"오랜만에 본집에 가기로 했다. 부모님께 (트로피를) 전달할 수 있겠다. 안 주는 거냐고 계속 물어봤었는데 많이 좋아할 것 같다."


-시상식 당일 5분할 화면이 나왔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어떤 기분이라고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조차 스스로 감지가 아예 안 되는 상황이었다. 뭔가 꿈속에 있는 것 같고 지금 있는 이 공간들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더라."


-수상자로 이름이 호명됐을 때는 무슨 생각이 들었나.


"살짝 저 때 느꼈던 기분이 느껴지고 있다. 너무 막강한 선배님들이 있으니 '설마, 설마. 에이, 설마' 이러고 있었는데. (웃음) 이승기 선배님이 살짝 발표하기 전에 '어?'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때 약간, '어, 설마!' 이렇게 됐다. 이름이 불렸을 땐 늦지 않게 저곳에 올라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정신없이 일어나서 올라갔던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수상 소감을 전할 때 많이 울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났던 것인가.


"진짜 주변 사람들이, 지인들이, 예전부터 '너 때문에 'SNL'을 봤다고 할 정도로 예전에 배우를 꿈꾸고 있을 때부터 'SNL'만 봤었다. 심지어 19세 미만 관람 불가였는데도 맨날 교실에서 보고 친구들 앞에서 그걸 따라 하고 그랬다. 동경했던 프로그램으로 이런 상을 받게 되니 정말 꿈을 다 이룬 것 같은 기분이었다. 너무 기뻤다."


-시상식 현장에 'SNL 코리아'를 함께했던 신동엽 씨가 있어서 더 의미가 남달랐겠다.


"사실 동엽 선배님이 평상시에 칭찬을 많이 해는 스타일이 아니다.(웃음) 근데 칭찬이 고플 때가 있지 않나. 다가가기 뭔가 어려운 선배님이라 다른 선배님들한테 '저 오늘 잘했나요?' 이렇게 물어보고 그랬다. 그 정도로 내겐 정말 어려운 분이었다. 근데 백상에서 수상한 이후 'SNL' 단체방에 선배님이 먼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말도 안 돼!!!'라고 하면서 너무 행복하다고, 잘 됐다는 축하의 글을 남겨줬다. 정말 너무 감사했다. 시상식 때도 선배님을 만났는데 손을 잡아주면서 '너무 축하한다고, 너무 잘 됐다'라고 해줬다. 'SNL'로 돌아가고 나서도 볼 때마다 '현영이는 우리의 보물'이라는 얘길 해줘서 그저 감사했다."


-시상식 끝나고 회포는 풀었나.


"다음 날에도 드라마 촬영이 있어서. 근데 조금의 축하는 하고 싶어서 언니들이랑 와인을 한 잔 하고 잤다. 엄마, 아빠랑은 전화 통화를 했다."


-부모님과는 어떤 말을 나눴나.


"진짜 살면서 아빠가 우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울었다고 하더라.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엄마 말씀으로는 아빠가 엉엉 울었다고 했다. 엄마도 감격에 차서 전화가 왔었다. 두 분은 '정말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하면서도 수상 소감이 좀 긴 것 같았다고 했다. 어쩔 수 없었다고 한 기억이 난다.(웃음)"


-부모님이 기뻐하니 더 좋았을 것 같다.


"뿌듯하고 기쁘면서도 뭔가 책임감 같은 것도 생겨서 살짝 무겁기도 한 것 같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다 섞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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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

-데뷔 이래 첫 수상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남다르고 책임감 같은 것도 더 생기는 것 같다. 기쁜 마음이 꽉 차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건 책임감인 것 같다. 그동안 잘했다고 받은 상이지만 앞으로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만큼 내 행동이나 나아가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은 아니다. 힘든 점이나 고민되는 점들이 있어도 그런 것들이 쉽게 해소되거나 극복이 되는 편이라서 그 책임감마저 요즘은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올해로 데뷔 4년 차다. 작년과 올해 반짝거리면서 떠오르고 있다. 이제 주변의 관심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나.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웃음) 나도 모르게 적응이 되고 있더라. 적응됨과 동시에 적응하지 말아야지 약간 그런 생각이 나뉘어 싸우고 있다. 신이 났다가도 자중해야지 그런다. 뭔가 들뜨거나 그러면 나 자신이 일을 그르칠 것 같고 실수할 것 같아서 무섭다. 그래서 요즘엔 조심하는 게 굉장히 큰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이 '즐겨야 돼, 이런 날이 언제 또 오겠어' 그러는데 처음 겪는 일이라서 즐기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그냥 내게 주어진 것들을 지금껏 해 왔던 것처럼 재밌게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렇게 하고 있다."


-'SNL 코리아' 이전과 이후의 삶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대표 캐릭터 주 기자는 어떤 의미인가.


"어떤 분들은 '관찰해서, 연구해서 어떻게 그런 캐릭터를 창조해낼 수가 있어?'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내게서 가져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대학교 1학년, 2학년 때 정말 주 기자랑 똑같았다. 조금 더 과장되기는 했지만 두, 세 가지 토끼를 잡으려고 하면서 안 되는 걸 인정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이걸 다 해내서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다 보니 거기서 오는 미숙한 행동들이나 제스처 같은 것들이 있었다. 그 모습들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있어서 캐릭터를 만들 때 예전 모습을 많이 가져왔던 것이다. 진짜 재밌겠다 보다는 이 모습을 보고 공감해주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 정도였다."


-근데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너무 재밌어하면서도 뭔가 충격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 공감이 주는 힘이 진짜 크구나, 공감이라는 것 자체로 웃게 할 수도 있고 충격을 줄 수도 있고 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러면서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단번에 인생 캐릭터가 생겼다. 근데 너무 빨리 생겨버린 바람에 이걸 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는 않나.


"그런 이미지로 굳힐 수 있는데 부담되거나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게 내 최면일 수도 있는데 난 미션이 주어져야 앞으로 나아가는 스타일이다. 이걸 깨는 게,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내 인생의 새로운 미션이겠구나 생각하며 걱정보다는 오기로 바뀌었다. 'SNL 코리아'가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영화나 드라마처럼 한 작품의 한 캐릭터를 만난 것이고 난 다음 작품의 다른 캐릭터를 또 잘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오기로 다른 작품들을 준비했던 것 같다."


-'주 기자가 간다'라는 코너로 대선 후보들의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나.


"정말 한숨부터 나온다.(웃음) 진땀이 났던 적은 두 번 정도 있다. 나머지는 진땀이라기보다 시작하면 '난 몰라. 난 이제부터 주현영 아니야. 난 이제부터 주 기자야' 이렇게 주문을 걸고 시작했다. 아무래도 'SNL'이 수위가 세지 않나. 그래서 수위가 센 질문을 주현영으로서는 너무 걱정되는데 주 기자로서는 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해 그 순간엔 그냥 각성한 것처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끝나고 나면 쫄보라서 막 뒷걸음질 치며 먼저 도망가고 그랬다."


-주 기자를 하면서 대리 만족한 순간도 많았겠다.


"미숙하지만 그만큼 하고 싶은 말이나 그런 게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나올 때가 있지 않나. 실제 나는 평상시 체면을 많이 차리는 사람인 것 같다. 근데 주 기자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니까 시원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영화 '2시의 데이트'까지 바쁜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매일 출근을 하는 느낌으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어느 날은 드라마를 오전에 촬영하고 오후에 영화로 넘어간다. 메이크업만 얼른 수정하고 넘어가는데 사실 세 작품 모두 캐릭터의 결이 다르다. 캐릭터들의 확실한 차이를 보여주고 싶다. 어설프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욕심부려서 하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이 지점이 제일 어렵다. 연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까 성동일 선배님께서 촬영 도중 1대 1 연기 레슨을 해줬다. 스태프분들 모두 이해해줘 감사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선 (박)은빈 선배님이 나의 자존감을 많이 올려줬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란 작품에선 이서진 선배님과 함께하는데 이서진 선배님이 성동일 선배님처럼 연기적으로 교정을 해줘 그저 감사하다."


-현장마다 선생님이 있는 축복받은 현장이다.


"진짜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감사하다. '이런 걸 여기서 누려도 되나?'란 생각이 든다. 인복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작품을 통해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나.


"수식어라기보다 배우로서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 친근하고 평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 기자 역을 통해 공감의 힘을 크게 느꼈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앞으로는 더욱 공감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사실 그 전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냥 연기가 재밌고 내가 사랑하는 거니까 즐기면 되겠지였는데 이제는 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고 사람들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역할들과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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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

-쉬는 날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고 싶나.


"가족들과 정말 좋은 곳에서 호캉스를 하며 생색을 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친구들 '버티자'라고 해서 '존버단'이라고 불리는 모임이 있는데 그 친구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 친구들도 다 연기하는 친구들이다. 지금도 열심히 오디션을 보고 있다. 친구들이 날 보면서 '좀 더 버텨야겠어'라고 얘기한다. 그냥 꾸준히 하는 게 답인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다.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바닥에서 살아남는 게, 버티는 게 승자란 생각을 하면서 용기를 내고 있는 친구들이다. 함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되는 친구들이다."


-요즘 고민도 있나.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보니까 가끔 촬영이 취소되거나 쉬는 날이 오지 않나. 그러면 에너지를 아끼고 싶다 보니까 자꾸 고립되는 시간을 택하더라. 마음은 친구도 만나고 싶고 가족들이랑 놀고 싶은데 방에서 문 닫고 정적인 시간을 가진다. 뭔가 이상하게 그게 편안함을 주는 동시에 고립되는 느낌이라 고민이다. '다른 방식으로 쉬면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면서도 '쉴 때는 에너지를 아끼고 싶은데' 이런 마음이 막 부딪히면서 더 다운된다."


-인생의 좌우명은.


"무조건 다 웃기게 생각하자이다. 긴장이 되는 순간에도 '웃긴 현상이다' 화가 날 때도 '누군가 블랙 코미디를 찍고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웃기게 생각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속으로는 웃을 수 있게, 긴장감을 풀 수 있게 한다. 예전에 대학 입시를 볼 때 심사위원으로 있는 교수님이 무서운 분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근데 난 그때 그 교수님이 젬베를 치고 있다는 상상을 했다. 보자마자 웃음이 터져서 긴장이 해소됐다. 상황 자체들을 내 안에서 코미디로 만드는 게 나만의 긴장 해소법이다. 긍정 에너지의 원천인 것 같다."



-20대에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나.


"사실 2년 전쯤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 이루고 싶은 것, 바라는 점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웹드라마를 하고 있었던 때라 지금은 초, 중학교 팬분들이 날 알아봐 줘 좋지만 5년 뒤에, 10년 뒤에는 50대, 40대 어른 분들도 알아보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우리 부모님이 팬이야' 이렇게 말해주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 부분을 이뤘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되게 좋았다. 지금은 버킷리스트 같은 건 없다. 그냥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잘 해내야지 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꿈꾸고 있는 나의 30대의 모습 같은 게 있나.


"너무 존경하는 신하균 선배님, 송강호 선배님 등 연기를 어깨너머로 배우고 싶다는 갈증이 크다.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같이 소통하고 연기하고 싶다. 그리고 해외에도 갔으면 좋겠다.(웃음)"


-5년 후 나에게 편지를 보낸다면.


"현영아, 네가 5년 사이에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지금은 예측할 수 없지만 일단 잘 버텼고. 지금의 나는 연기가 재밌고 즐거워서 여기까지 이렇게 해왔는데 그때의 너도 그러고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분명히 너는 지금도 재밌게 하고 있을 거고, 모든 상황들을 웃기게 생각하고 있을 거야. 이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즐겁게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주변에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계속 그렇게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 약속. (웃음)"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인사를 전한다면.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될 줄도 몰랐다. 그런 적이 처음인데 나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던 것 같다. 내게 달려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줘 감사하다. 그 사랑들이 내 안에서 넘쳐흐르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해나가고 있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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