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의원 딸의 '오피스텔'과 '포르쉐'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 넘게 이 의원 일가를 취재 중인 JTBC 탐사기획1팀 기자들이 취재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드립니다. 방송 뉴스에선 다 말하지 못했던 세세한 것들까지 전해드립니다.
페이퍼컴퍼니 본사인 고급 오피스텔서 실거주 의혹
취재 과정에서 이 대표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나왔습니다. 이스타홀딩스는 지난해 12월 본사 주소지를 서울 여의도의 한 고급 오피스텔로 옮겼습니다. 메리어트호텔이 입점해 있는 빌딩이었습니다. 전용면적은 약 128m²로 혼자 쓰기엔 꽤 큰 공간입니다. 근처 부동산에선 "비슷한 면적과 층수의 오피스텔 전세가는 약 9억 원, 월세는 보증금 5천만 원에 월 350만 원 정도"라고 했습니다.
오피스텔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오피스텔엔 '이스타홀딩스 본사'임을 알리는 어떠한 표시도 없었습니다. 건물 밖은 물론이고, 현관에 작은 표시조차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의 본사 사무실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페이퍼컴퍼니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였습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고급 오피스텔.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의 사무실도 이곳에 있다. 회사 본사임을 알리는 간판 등 어떠한 표시도 찾아볼 수 없었다. |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봤습니다. 이스타홀딩스나 이수지 대표의 이름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심지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목록에서도 해당 물건의 임대차 계약 기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누구와 어떤 계약을 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회사 경영난 와중에 고급 오피스텔로 사무실을 옮긴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취재진은 이 대표의 움직임을 취재했습니다. 이 대표는 낮엔 밖으로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는 모습을 반복했습니다. 아버지인 이상직 의원 소유의 서울 반포 아파트에 머물다가도 저녁엔 어김없이 오피스텔로 돌아오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실거주용으로 쓰고 있다고 의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가 오피스텔로 돌아오는 모습. 이 대표는 낮엔 밖에 나갔다가도, 저녁엔 어김없이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
"법인 본사인 오피스텔을 주거 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이 부분은 법인의 자산으로써 특정 개인에게 이득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어,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김원용 변호사)
이수지 대표의 출고가 1억 원짜리 포르쉐는 누구 겁니까?
이 대표가 타고 다니는 차량의 소유 관계도 확실치 않습니다. 이 대표는 출고가 약 1억 원짜리 포르쉐를 타고 다녔습니다. 직접 운전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차량 앞 유리 스티커엔 이 의원 자택 주소가 적혀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의원 가족의 재산공개 내역에 포르쉐는 없었습니다. 카히스토리 조회 결과 해당 차량은 영업용도 아니었고, 명의 변경 기록도 없었습니다.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가 타고 다니는 포르쉐의 모습. 이상직 의원 가족의 재산공개 내역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는 성실하게 재산 신고해야
고위공직자는 성실하게 재산 신고를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자녀 역시 마찬가집니다. '독립세대주'로 고지 거부를 하지 않는 이상, 상세히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겁니다. 김원용 변호사는 "선거에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로 재산 신고를 하면 공직선거법에 저촉돼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진은 이상직 의원과 이수지 대표에게 구체적인 해명을 듣고 싶었습니다. 매일 같이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의원실도 찾아가고, 집에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해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언제든 연락 부탁드립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관련 리포트
[취재설명서] ① 이상직 의원 딸 "잘 모르겠다"…대표이사인데도 모른다?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067/NB11958067.html
이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