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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연봉퀸’ 조서윤 “‘노는언니’ 같은 똘똘한 한 채 더 준비”

MBC·YG 거쳐 티캐스트 예능 제작 총괄

오리지널 콘텐트 1000억 투자 소식 발표

‘탑골 랩소디’ 등 E채널 부활 신호탄 알려

스타PD 모여 새로운 예능 강자 될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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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채널 ‘노는언니’를 둘러싼 반향이 뜨겁다. 박세리(골프), 남현희(펜싱), 곽민정(피겨), 정유인(수영) 등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모인 예능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데 성공한 것. 방송 첫 주차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결과 ‘비드라마 TV 검색 반응’ 1위에 오른 이후 이재영·이다영·한유미(배구), 김은혜(농구) 등 새로운 출연진이 등장할 때마다 상위권을 점령했다.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혹은 케이블 중에서도 tvN 등 CJ ENM 계열이나 MBC에브리원 등 지상파 계열이 아니면 신규 프로그램이 좀처럼 순위 진입이 힘든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과다. 시청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15일부터는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최근 서울 상암동에서 만난 티캐스트 조서윤 예능 제작 총괄은 “‘노는언니’는 전적으로 캐스팅의 승리”라고 말했다. JTBC ‘뭉쳐야 찬다’ 등 남성 스포츠 스타는 설 곳이 많은 반면 그렇지 않은 여성 선수들을 모아놓는 것만으로도 화제성을 담보할 수 있었단 얘기다. 지난 3월 JTBC에서 E채널로 이적 후 ‘노는언니’로 출사표를 던진 방현영 CP에 대해서는 “아날로그 감성을 잘 표현하는 재주가 있다. ‘한끼줍쇼’에서처럼 구수한 매력을 잘 담아낸다”고 평했다. 2007년 MBC에 입사해 2011년 JTBC로 옮겼던 방 CP는 ‘님과 함께’(2014),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015~2016) 등을 연출했다.



MBC 출신 스타 PD들 E채널서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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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언니’의 성공은 올 초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 1000억원 이상 투입하겠다고 밝힌 티캐스트의 부상과도 맞물려 있다. 태광그룹 계열사로 E채널·스크린·드라마큐브 등 10여개 채널을 보유한 방송채널(PP) 사업자인 티캐스트는 올 1월 YG엔터테인먼트에서 조서윤 총괄과 제영재 CP를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예능 PD 영입에 나섰다. JTBC에서 ‘밤도깨비’(2017~2018) 등을 만든 이지선 PD와 MBC에브리원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 2’(2014) 등을 만든 전세계 PD, TV조선과 제작사 컴퍼니 상상 등을 거친 이병혁 PD 등 활동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이들은 모두 MBC 출신으로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등 대표 예능에서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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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이 확충되면서 E채널에는 5월 ‘탑골 랩소디: K-POP도 통역이 되나요?’(연출 제영재)를 시작으로 7월 ‘찐어른 미팅: 사랑의 재개발’(이지선)과 ‘찐한친구’(이병혁ㆍ전세계), 8월 ‘노는언니’까지 새 예능 프로그램이 줄줄이 출격했다. 1993년 MBC에 입사해 ‘코미디 하우스’(2000~2005), ‘논스톱 3’(2002~2003), ‘우리 결혼했어요’(2008~2017) 등을 연출했던 조서윤 총괄은 “E채널은 타사 프로그램을 사다가 트는 유통사에 가까웠기 때문에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정체성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였다”면서 “채널 관련 데이터가 부족했지만 이미 한 차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한 경험이 있는 연출진 덕에 가능한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출연자가 노래 대결을 벌이는 ‘탑골 랩소디’의 경우 더 잘 됐을 포맷인데 코로나19로 예정보다 짧게 끝내게 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YG서 예산기획·홍보도 직접 하며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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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3년간 YG에서 경험은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양현석 프로듀서와 인연으로 YG로 옮기게 된 조 총괄은 “흔히 연예기획사라고 하면 방송사보다 체계가 덜 잡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블핑하우스’(2018),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 선발 서바이벌 ‘YG 보석함’(2018~2019) 등을 두고 “아티스트 중심으로 구성돼 일반 예능 프로그램과 방향성이 다를 뿐 퀄리티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그램 연출에 집중하는 지상파와 달리 예산 기획부터 홍보까지 직접 하는 시스템을 겪어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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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YG에서 15억2600만원을 받아 여성 PD 중 ‘연봉퀸’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어쩌다 보니 MBC 시절 조연출 때 예뻐하던 PD들이 다시 모이긴 했는데 ‘조서윤 사단’이라고 하긴 민망하다. 제가 잘하는 후배들에 묻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MBC 뉴욕 PD 특파원을 다녀온 그는 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에도 능통하다.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직업 특성상 관련 콘텐트를 직접 보고 듣기 위해 틈틈이 공부했다”고. 개인적으로는 코미디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매일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등 품이 많이 드는 데다 시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쉽지 않겠지만, 개그맨들이 끼를 발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다플랫폼 시대 맞은 Z세대, 이직은 필수”


다음 목표는 ‘노는언니’와 같은 똘똘한 한 채를 더 마련하는 것이다. 잘 나가는 프로그램 2~3개로 E채널부터 차례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저 같은 X세대에게 이직이 낯선 일이었다면 Y세대는 능력이 있다면 고려해볼 만한 옵션이었고 Z세대에겐 필수사항이 된 것 같아요. 2011년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을 중심으로 다채널 시장이 됐다면 이제 유튜브·넷플릭스·카카오M 등 플랫폼 자체가 다변화되고 있잖아요. 이곳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면 얼마든지 다른 곳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거죠. 그걸 응원하고 지원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고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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