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서 ‘불멍’하며 차박? 멍 때리다 과태료 10만원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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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의 여행의 기술-차박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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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 캠핑 불법인가요?” “강릉에 공짜로 차박할 수 있는 해변 어디죠?”
인터넷에 이런 질문이 부쩍 많이 올라온다. 차박(자동차+숙박) 캠핑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코로나19가 사그라지지 않는 한 ‘비대면 여행’의 대안으로 차박은 더 주목받을 터이다. 그러나 논란도 많다. ‘차만 세우면 어디나 캠핑장’이라는 말은 근사해 보이지만, 자칫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 이왕 시작하는 차박, 제대로 알고 시작하자. 차박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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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화가 중요한 이유
‘차박’이니 차가 제일 중요하다. 침대·화장실·주방을 갖춘 캠핑카, 공간이 넉넉하고 뒷좌석을 눕힐 수 있는 승합차나 SUV가 제격이다. 요즘은 세단 승용차에서도 차박을 한다. 차 내부를 튜닝하거나 침상처럼 목재를 뒷좌석에 깔기도 한다. 2월 28일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승용차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됐다. 대충 매트를 깔고 자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바닥이 어느 한쪽으로 삐딱하면 숙면하기 힘들다. ‘평탄화 작업’에 공을 들여야 차박이 고생이 아닌 즐거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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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필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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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은 차에서 잠자는 일 이상의 야외 활동이다. 차 밖 공간도 잘 꾸리는 게 중요한 까닭이다. 자동차와 연결할 수 있는 그늘막(어닝 혹은 타프), 편한 의자와 테이블, 취사도구가 필수품이다. 날씨가 쌀쌀해졌으니 난방도 신경 써야 한다. 회원이 17만 명인 네이버 카페 ‘차박캠핑클럽’의 운영자 ‘둥이아빠’는 “날이 추울 땐 전기를 생산하는 파워뱅크와 무시동 히터가 요긴하다”며 “차박 입문자라면 집에서 쓰는 취사도구와 이불에서 시작해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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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떼기시장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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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준비됐다면 적절한 차박지를 물색해야 한다. 차박족은 캠핑장이나 휴양림을 가지 않는다. 이용료가 비싸거니와 야영 사이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답답하다. 대신 경치가 좋으면서 화장실을 갖춘 공원이나 해변, 강 둔치를 선호한다. 공짜라면 더 좋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지면 무료 차박지 리스트가 줄줄이 뜬다. 출발 전 정확히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 강릉 안반데기는 야영·취사를 금지하고 있다. 충주 수주팔봉처럼 코로나 확산 탓에 자동차 진입을 막은 곳도 많다. 알아두시라. 익히 알려진 ‘차박 성지’는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사실을. SNS에서 차박지 공개를 자중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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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멍’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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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하면 차박은 불법이 될 수 있다.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합법적인 차박지가 많지 않다. 국립공원, 도립공원, 해수욕장, 상수도 보호구역 등 인기 차박지 상당수는 사실 취사와 야영이 불법이다. 차박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차 안에서 자면 야영이 아니고, 화기를 사용해 음식을 조리하지 않는다면 취사가 아니다. 다시 말해 국립공원 주차장에 세운 차 안에서 도시락 먹고 잠을 자면 불법이 아니다. 하나 해수욕장 가까이 차를 세워놓고 모닥불을 피우거나 텐트를 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과태료 10만원에 해당하는 불법 행위다(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7조 제3항). 관광객 발길이 끊기는 걸 우려해 지자체가 강하게 단속하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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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간소하게
숯불에 고기 굽고 모닥불을 멍하니 바라보는 ‘불멍’이야말로 캠핑의 맛이라지만, 안전사고의 주요 근원도 불이다. 불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훨씬 자유로워진다. 차박 매니어인 여행작가 이종원씨는 “차박족은 지역 경제에 보탬이 안 된다는 인식이 많다”며 “한 끼 정도는 지역 식당을 이용하거나 식당 음식을 포장해 와서 먹으면 짐도 간소해지고 화재 위험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물만 부으면 데워지는 ‘자체 발열 도시락’도 판매하니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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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되가져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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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19와 쓰레기 문제 때문에 지역 주민이 차박족을 꺼리는 분위기다. 차박으로 비대면 여행이 가능하다 해도 마스크 착용 같은 코로나 방역도 소홀히 하면 안 될 터이다. 쓰레기는 되가져오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여의치 않다면 현지에서 분리수거라도 잘하자. 과거 캠핑장에서는 만취객의 고성방가가 문제였다면 요새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쩌렁쩌렁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이 골치다. 본인은 분위기를 만끽할지 몰라도 주변에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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