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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짧아야 산다”…숏폼 정조준하는 K플랫폼 속사정

글로벌 콘텐트 업계 대세로 뜨고 있는 숏폼(짧은 콘텐트) 시장에 국내 주요 플랫폼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발 빠르게 치고 나간 미국, 중국 플랫폼과 점유율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무슨 일이야

지난달 3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숏폼 영상 이용률은 2024년 70.7%로, 2023년(58.1%)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자체 제작 프로그램 이용률(54.3%)보다 16.4%포인트(p) 높은 수치다. 스마트폰을 통해 주5일 이상 이용하는 주요 콘텐트 중에서도 숏폼이 41.8%로 1위를 차지했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이게 왜 중요해

유튜브 등에 국내 콘텐트 시장 주도권을 뺏긴 국내 플랫폼들은 숏폼 선호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기회를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 티빙, 당근 등 주요 콘텐트 플랫폼들이 올해 숏폼 영상, 숏폼 텍스트를 앞세우며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티빙은 자체 보유한 영상 콘텐트를 활용한 숏폼 서비스 ‘쇼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드라마 숏폼을 보다 ‘본편 시청’ 버튼을 누르면 바로 해당 드라마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19일 숏폼 영상 ‘클립’에 이어 숏폼 텍스트 콘텐트인 ‘숏텐츠’를 내놨다. 네이버에서 자주 생성되거나 소비된 콘텐트의 주요 내용을 네이버 AI인 ‘하이퍼클로바X’가 분석해 주제별로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당근도 지난달 19일 숏폼 영상 서비스 ‘당근 스토리’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주변 동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숏폼 영상으로 담을 수 있는 서비스다.

숏폼 선호, 왜?

‘시성비’(시간 대비 효율성)를 따지는 이용자들이 숏폼을 이용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숏폼 콘텐트 이용 이유로 ‘짧은 시간에 여러 영상을 볼 수 있어서’(68.4%), ‘자투리 시간에 영상을 시청할 수 있어서’(59.7%)가 꼽혔다. 즉, 시간 대비 여러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숏폼의 인기를 견인한다는 의미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체류율을 높이는 데 숏폼 콘텐트가 유리한다. 실제 네이버는 숏폼 영상 서비스 클립 도입 이후 전년 동기 대비 모바일 앱 일평균 체류 시간이 약 10% 성장했다.(인크로스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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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플랫폼 티빙에서 내놓은 숏폼 영상 서비스 '쇼츠'. 티빙 앱 캡처

관전포인트는

후발주자인 K플랫폼들이 앞서가는 미‧중 플랫폼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바이트댄스의 틱톡, 메타의 인스타그램(릴스), 구글의 유튜브(쇼츠) 등이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태다. K플랫폼은 차별화된 ‘웰메이드’ 숏폼 영상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특히 숏폼드라마와 관련해선 중국과 다른 방식의 웰메이드 숏폼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티빙은 올해부터 드라마, 예능 등 자체 제작 ‘숏폼 오리지널’을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활동할 클립 크리에이터만 5000명을 선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K-OTT의 숏폼화를 지원한다. 국내 OT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AI 제작·변환 기술을 활용해 숏폼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이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숏폼 시장은 광고 등 다양한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며 “하지만 제작비가 적어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는

숏폼 시장이 현재 급성장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특히 중독성 문제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실시한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숏폼 이용자 중 23%가 숏폼 시청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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