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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 곤란 음식쓰레기 개에게 떠넘긴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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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3일, 국회 환경노동소위원회 회의장.

음식물폐기물을 가축의 먹이로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되자 환경부가 반대 의견을 냈다.


음식물쓰레기를 건조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먹이는 것을 금지하면 개 농장 상당수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할 위치이면서도 정작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위해 비위생적인 개 농장에 의존하고 있는 환경부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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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환경부가 조사한 음식물폐기물 처리 실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분리 배출된 음식물폐기물 중에서 6000t(톤)가량이 가축의 사료로 재활용됐다. 전체 분리배출량의 42%에 해당하는 양이다. 나머지는 퇴비화 시설로 가거나 바이오가스 연료로 사용됐다.

문제는 사료화되는 음식물폐기물의 절반 이상이 건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습식 사료’ 형태로 대부분 개 농장으로 보내진다는 것이다. ‘건식 사료’의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동물단체들은 환경부가 음식물폐기물 수거를 원하는 개 농장주들에게 음식쓰레기 처리업 신고를 남발하면서 개 식용 시장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식용 개 농장 수는 2862곳으로, 총 78만 1740마리의 개가 사육되고 있다.


김현지 카라 정책팀장은 “음식쓰레기를 수거하는 업자의 90% 이상이 개 농장주로 돈을 받거나 공짜로 가져온 음식쓰레기를 개들한테 먹이면서 영업을 계속해 왔다”며 “건식사료와 달리 가공되지 않은 습식 음식쓰레기는 전염병 감염 우려 등 위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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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동물의 사료로 사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개정안이 지난해 9월에 발의됐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지난 3월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실태 조사를 거쳐 두 달 안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개 농장이 없어지면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개 농장이 점차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음식물폐기물을 사료가 아닌 바이오가스 연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면서도 “관련 시설을 늘리려면 지역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습식 사료를 금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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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들은 17일 초복을 앞두고 불법적으로 방치돼 온 개 농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 식용 문화를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 등은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을 촉구하는 국민대집회’를 열고 “동물의 임의도살 금지는 개·고양이 식용을 막는 길인 동시에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축산법의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개 식용을 종식하자는 청원이 20만 명을 넘었다.


반면, 개 농장주들의 단체인 대한육견협회도 같은 날 동물보호단체들을 비난하는 맞불 집회를 열고 개 식용 합법화와 함께 개 사육 농가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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