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싼 판교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 ‘쌍봉 낙타’
판교 소형주택 적고 값 수원 2배
젊은 IT인력 주거비 싼 곳서 통근
오전 오후 두 차례 교통지옥 겪어
통행량 분산되는 강남 등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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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체적으로도 강남구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분석을 담당한 강동웅 SK텔레콤 모빌리티서비스 유닛 매니저는 “‘쌍봉 낙타’ 형태 교통흐름은 이 지역이 외부 사람들이 일하러 왔다가 딱 일만 하고 빠져나가는 ‘일개미’ 도시, 직장인 도시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강남구에도 직장이 많고 출퇴근 시간 차량이 몰리지만 이 지역 교통 흐름이 ‘단봉 낙타’형태를 띄는 것은 출퇴근 차량 말고도 들어오고 나가는 차량이 골고루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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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3일 오전 8시 판교로 들어오는 주요 관문 중 하나인 판교 톨게이트는 출근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이패스 차로로 차량이 길게 늘어서면서 가다 서다 거북이 운행을 반복 했다. 한국도로공사 판교영업소 직원 이상분씨는 “오전 8~9시 사이 가장 많은 4000대 이상의 차량이 판교TG로 들어오고 오후 7~8시 사이 3800대가 빠져나간다”며 “나머지 시간대 교통량은 피크 타임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내비게이션을 찍고 이 지역에 들어왔다 나가기까지 체류 시간을 측정한 결과도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뒷받침한다. 한 시간 내에 나가는 차량이 23.6%로 가장 많았다.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량비율은 줄었지만 특이하게도 10시간에서 11시간 사이는 7.4%(그래프3 참조)로 확 늘었다. 이화남 SK텔레콤 모빌리티서비스 유닛 매니저는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량 비율이 반비례 형태로 줄어드는게 일반적 교통 흐름”이라며 “판교 지역에만 유독 체류시간 10시간 안팎의 차량이 이례적으로 많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이동해 와 8시간 근무하고 ‘칼퇴’하는 사람들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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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판교 직장인들은 불편한 교통을 감수하고 원거리 출·퇴근을 하는 걸까. 지역 내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높은 주거 비용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동에서 판교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성자(36)씨는 “IT기업에 많은 20~30대 젊은 층이 살 수 있는 소형 아파트 매물 자체가 판교엔 많지도 않거니와, 있다 해도 수원보다 두배 이상 비싸 일반 직장인 월급으로는 대출을 아무리 받아도 사기 힘들다”며 "현재 살고있는 82.5㎡(25평) 집이 시세가 4억원인데 같은 크기 아파트가 판교에선 9억~10억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판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면 시간이 두배 이상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가용으로 출·퇴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판교밸리 지역(분당구 삼평동ㆍ판교동ㆍ백현동)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3.3㎡당 평균 3039만원(2019년 기준)이다. 이는 판교밸리를 제외한 같은 분당구 내 서현ㆍ정자ㆍ야탑ㆍ수내ㆍ운중ㆍ구미동의 평균 시세 2151만원보다 1000만원 가량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후 아파트가 많은 다른 분당 지역에 비해 판교는 신축 아파트가 많고 강남역과 바로 연결되는 신분당선이 들어와 있어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며 “비싼 집 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젊은 층이 들어오기 힘든 지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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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로 들어오는 차량의 출발지점이 분당구 내 다른 지역과 서울 남단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판교에서 나가는 차량의 목적지를 조사한 결과 분당구 서현ㆍ정자ㆍ운중ㆍ수내ㆍ아턉동이 1~5위를 차지했다. 서울 지역으로는 송파구 문정동이 13위, 강남구 역삼동이 16위, 양재동이 18위였다. 판교를 찍고 들어오는 차량이 선택한 목적지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1위, 판교역이 2위, 유스페이스 1동이 3위였다. 강동웅 매니저는 “판교와 연결된 지역은 대부분 주거 단지가 많은 지역”이라며 “판교로 진입하는 길목은 출·퇴근 시간 교통지옥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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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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