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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호텔부지도 매각···조현아 사업 연이틀 털어버린 조원태


한진칼, 7일 이사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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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공세에 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틀 연속 반격에 돌입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은 7일 오전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이 자리에서 지배구조·경영 투명성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달 31일 중국 우한 전세기에 탑승해 ‘자기 격리’ 중인 조원태 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한진칼 이사회 의장 권한을 행사했다.



조양호 회장 ‘오랜 꿈’ 월셔센터도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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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건 호텔 관련 사업이다. 우선 한진칼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소재한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구조 개편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인터컨티넨탈호텔에게 윌셔그랜드센터 호텔 위탁 운영을 맡기고 있다. 지난 2017년 윌셔그랜드센터 개관식에서 고(故) 조양호 당시 한진그룹 회장은 “오랜 꿈을 이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월셔그랜드센터의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지 문의하자 한진그룹은 “현재 호텔 사업 전반을 대상으로 일제히 사업성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단계”라며 “향후 매각 여부를 지금 단계에서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사업성 개선이 불확실하면 매각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뉘앙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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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한진그룹은 부동산·사택 등 부동산과 국내 기업에 단순 출자한 지분 등을 과감하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진칼이 호텔 사업을 정리하는 명분은 실적 악화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이 그룹내 호텔·레저 사업을 전면 개편하는 것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조현아 전 부사장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호텔 사업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가지고 추진하던 사업이다. 만약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에 복귀할 경우 호텔·레저사업을 담당하며 장기적으로 분사 혹은 경영승계를 추진할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한진그룹이 호텔·레저사업을 대거 매각하면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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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6일 대한항공 이사회도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6642㎡)·건물(605㎡)과 왕산마리나 연내 매각을 결정했다. 두 곳 모두 호텔·레저사업과 관련이 깊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한옥 호텔 건립을 추진했던 땅이고, 왕산마리나를 운영하는 왕산레저개발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때 대표를 맡아 레저사업을 추진했다.



조원태, 주총 이후 의장직 내려놓을 듯


한진칼 이사회는 또한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KCGI·반도건설그룹과 연합하며 명분으로 내세웠던 지배구조 개선안도 다뤘다. 우선 기존 대표이사가 겸직하던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이번 안건이 통과하면 한진칼 대표를 맡은 조원태 회장은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려놓을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이사회가 의장을 분리선출하면,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역할이 강화해 경영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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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진에어 등 주요 그룹사의 보상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한진그룹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 측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33.4%다.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특수관계인과 우호 세력 지분(델타항공·카카오)을 포함한 지분율이다. 이에 맞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그룹과 공동으로 한진칼 지분 32.0%를 확보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예고한 양측이 각각 확보한 지분율 격차가 불과 1.4%포인트에 불과한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국민연금과 소액주주가 이들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국민연금 등 기타주주의 한진칼 지분율은 34.6%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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