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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으니 딴 방송 보세요" 백종원도 셀프디스한 '백파더'

생방송 론칭한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

단점 보완한 편집판, 3회 만에 확장판 변경

사실상 재방송 가까워 시청률 1%대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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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재밌는 거 많이 하니까 다른 방송 보세요. 이건 재미없어요. 굉장히 늘어져요.”


지난 18일 토요일 오후 5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MBC 예능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에서 백종원은 이렇게 말했다. 요리도 못 하고 인터넷 검색도 어려운 ‘요린이’를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인 만큼 재미를 보장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다른 요리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위해 이들은 실제 요리에 걸리는 시간을 그대로 보여주는 눈높이 교육을 택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화상으로 연결된 시청자 49팀이 실시간으로 백종원과 양세형이 선보이는 요리 과정을 따라 하고 이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응하다 보면 90분 안에 준비한 내용을 전부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지난달 20일 달걀을 주제로 방송된 첫 회는 쌀 씻는 법부터 시작해 밥을 안치고 나니 간신히 달걀 프라이 하나를 완성했을 정도. 시청률도 3~4%에 그쳤다.


이에 MBC는 지난달 27일 토요일 오전 10시 40분부터 60분간 ‘백파더 편집판’을 편성했다. “같은 날 편성하는 투트랙 방송으로 지난 요리에 대한 복습과 다음 요리에 대한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생방송을 준비하는 과정과 방송 종료 후 네이버TV로 이어진 마무리 부분을 제외하면 본방송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시청률은 2%대로 떨어졌다.



생방송·편집판·확장판…똑같은 방송만 세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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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편집판 방송 3회 만에 ‘백파더 확장판’을 들고 나왔다. 이번에는 월요일 오후 10시 50분으로 시간을 옮겼다. MBC 관계자는 “아무래도 생방송은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투트랙으로 기획했다. 다만 편집판이라고 하니 생방송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보다 완성도 높은 개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확장판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일 방송된 확장판 첫 회는 편집판 1~2회를 합친 수준이었다. 식재료 소비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농가를 돕고, 백종원과 양세형이 광고주 맞춤형 광고를 제작하고 해당 출연료를 기부한다는 내용의 부가 설명을 빼면 재방송에 가까웠다. 결국 생방송ㆍ편집판ㆍ확장판 등 이름만 바뀌었을 뿐 같은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방송한 셈이다. 시청률은 1부 1.1%, 2부 1.7%를 기록했다. SBS에서 각각 수요일과 목요일 밤에 방영 중인 ‘백종원의 골목식당’(6.1%)과 ‘맛남의 광장’(5.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2015년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방송인 백종원을 발굴한 MBC는 “5년 만의 재회”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질적인 준비는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tvN ‘집밥 백선생 3’(2017)과 ‘맛남의 광장’ 등을 함께 해온 두 사람의 호흡만 믿고 생방송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실제 방송 도중 기술적인 문제로 원활하게 인터뷰가 진행되지 않자 양세형은 이를 수습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어수선한 게 생방 묘미? 그러다 방송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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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쌍방향 소통 요리쇼를 표방해 타이머밴드 노라조가 공연을 하는 등 쇼를 강조하는 요소가 있긴 하지만 요리 프로그램은 정보 전달이 핵심인데 굳이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때마다 생방송의 묘미라고 표현하는데 그것이 결국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시청자 참여의 폭을 넓힌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박기수 교수는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 구독자가 400만명에 달하지만 취향 기반 플랫폼이라 지상파처럼 모든 연령과 세대에 전파되기는 힘들다”며 “인터넷에서 소외된 계층의 실시간 참여를 끌어내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콘서트부터 스포츠 경기까지 언택트로 이뤄지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예능의 변화도 필연적이다. 도입단계에서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이를 경험한 세대의 콘텐트 향유 방식 또한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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