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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광고 봐도 돈 내야 한다고?…구글 바뀐 약관 오해와 진실

[팩트체크] 구글 이달 1일 약관 개정

사진 사용료 받고, 앱결제 수수료 인상

공짜→유료화 ‘원숭이 꽃신’ 같은 전략


플랫폼 서비스를 흔히 동화 ‘원숭이 꽃신’에 비유하곤 한다. 꽃신이 필요 없는 원숭이에게 꽃신을 무료로 준 뒤, 원숭이가 꽃신에 익숙해지면 비싼 대가를 요구한다는 줄거리다.


최근 구글의 행태가 원숭이 꽃신과 비슷하다. 구글은 이달 1일부터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구글포토 서비스를 일부 유료로 전환했다. 용량 기준으로 15GB까지는 무료지만, 그 이상아면 100GB당 매달 약 2달러를 내야 한다. 또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의 모든 콘텐트에 광고를 붙이는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확대했다. 일각에선 “광고를 보더라도 돈을 내야 한다”는 ‘가짜뉴스’도 나오고 있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방송통신위원회ㆍ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구글 유료화의 진실을 팩트체크했다.



① 광고 보는 유튜브 시청자도 돈을 낸다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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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된 유튜브 약관에는 “수익 창출에는 사용자에게 이용료를 청구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콘텐트를 무료로 보던 고객도 비용을 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다.


구글 측은 “사용자들이 선택적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슈퍼챗 등을 구매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모두 이미 기존에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유료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약관에 명시했을 뿐이란 얘기다.



② 모든 유튜브 콘텐트에 광고가 붙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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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약관에 따르면 이달부턴 ‘유튜버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되지 않은 창작자의 콘텐트에도 광고가 붙는다. 유튜브는 현재 일정 기준(시청시간 4000시간, 구독자 1000명 이상 채널)을 충족하는 창작자에게 YPP 가입을 허용하고, 광고 수익을 나눠 가진다.


이달부부터는 YPP에 가입돼 있지 않은 창작자의 콘텐트에도 광고가 붙고, 해당 수익은 구글 측이 갖는다. 또 기존엔 YPP 요건을 충족한 창작자라도 YPP 가입을 거부하면 광고가 붙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부턴 창작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광고가 붙고, 이 수익은 구글이 모두 가져간다.



③ 인앱 결제 수수료 올려도 소비자 피해 없다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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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앱 마켓 매출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구글은 10월부터 구글플레이를 통해 다운로드 받는 모든 앱에 대해 수수료 30%를 적용한단 방침이다. 기존에는 게임 앱에만 수수료 30%가 적용됐지만 10월부터는 음악ㆍ웹 소설ㆍ웹툰 등 모든 콘텐트에 결제 수수료가 붙는다.


업계는 수수료가 고스란히 소비자가격에 전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모든 콘텐트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 서비스 이용요금이 더 비싸다. 예컨대 음악 플랫폼 ‘플로’의 모바일 무제한 듣기 상품은 구글플레이에서 이용할 경우 월 6900원, 애플 앱스토어를 이용할 경우엔 월 9900원을 내야 한다. 창작자 단체의 반발도 크다. 대한출판문화협회ㆍ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등 창작 단체는 “요금 인상은 결국 창작 생태계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④ 정부는 제재 수단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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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인터넷 플랫폼을 장악하면서 수익 구조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김 부의장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변경된 약관은) 가격 및 거래조건 설정 등에 관련된 것으로 시장에서 결정될 문제로 공정거래법으로 직접 규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답변했다. 방통위 역시 “광고 부착 콘텐트의 확대가 이용자 이익을 현저하게 침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희 부의장은 “인앱 결제 강제와 유튜브 광고 전면 도입 등은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는 것”이라며 “창작자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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