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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하늘나라에 잘 가세요" 독도 소방대원 7살 아들의 인사

6일 대구 동산병원 백합원에 합동분향소 마련

독도 헬기 추락사고 가족들 헌화하며 오열

지난달 31일 사고 후 소방대원 2명 찾지 못해

합동영결식은 10일…장지는 국립 대전 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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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도 찾지 못한 자식을 죽었다고 사망 신고하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지난달 31일 발생한 독도 헬기 추락 사고로 실종된 배혁(31) 구조대원 외삼촌의 말이다. 6일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 이 사고로 순직한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원 5명을 기리는 합동 분향소가 마련됐다. 합동 장례를 치르는 소방대원 5명은 김종필(46) 기장, 이종후(39) 부기장, 서정용(45) 정비사, 배 구조대원, 박단비(29) 구급대원이다.


소방 헬기에 탑승했던 소방대원 5명 중 2명(배혁 구조대원·김종필 기장)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가족들은 합동 분향소 마련과 현충원 안장 등을 위해 지난 4일 사망신고를 했다. 배 구조대원의 외삼촌은 "현충원에 안치하려면 사망신고 절차가 필요하다"며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제발 시신이라도 수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쯤 합동분향소에 순직한 대원들의 영정 사진이 차례로 오르자 동료 대원은 묵념했다. 이어 상복 차림의 가족들이 헌화를 위해 들어섰다. 박 구급대원의 부모는 "단비야 사랑해. 우리 딸 사랑해"라고 말해 주변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서 정비사의 7살 아들은 "아빠 하늘나라에 잘 가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배 구조대원 모친은 헌화 도중 흐느끼다가 끝내 실신해 들것에 실려 나가기도 했다. 이에 소방 당국은 심리치료사를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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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합동 분향은 오전 10시 시작됐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대원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유가족들은 "애쓰셨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분향소 바로 옆에 마련된 개별 빈소 5곳에 가족들이 슬픔을 안고 들어섰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내내 빈소에서 오열했다.


이날 오후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7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문한다. 오는 10일에는 소방청장(葬)으로 순직 소방관 합동영결식을 진행한다. 장지는 국립대전 현충원이다.


지난달 31일 독도 해역에서 홍게잡이 중이던 배에서 발생한 손가락 절단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출동했던 소방헬기에는 7명(소방대원 5명·환자 1명·보호자 1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 헬기가 독도 해역에 추락한 뒤 수색 당국은 그동안 손가락 절단 환자 윤모(50)씨와 소방대원 3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김 기장과 배 구조대원, 보호자 박모(46)씨 등 3명은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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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당국은 오는 8일까지 수색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됐긴 하지만 수색 당국은 수색 종료 시까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독도 해역에서 추락한 소방헬기(EC225)의 블랙박스의 데이터 추출을 완료하면서 사고 원인 규명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 수색 당국은 헬기 꼬리 부분을 인양하며 블랙박스를 회수했다. 블랙박스에는 조종실 음성 기록과 비행 기록이 담겨 있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는 " 추출 작업을 마쳤지만, 최종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까지는 1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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