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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은 몸에 해롭다? 정부 가이드라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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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만율을 2016년 수준인 34.8%로 유지하기 위해 마련한 범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에 '먹방 규제'를 의심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관심이 쏠린다.

보건복지부는 교육부 등 9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국가 비만 관리 종합대책(2018∼2022)'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과음과 폭식 등 비만을 조장·유발하는 문화와 환경 개선책이 포함됐다.


폭식 진단 기준을 마련해 TV나 인터넷 방송 등 폭식을 조장하는 미디어와 광고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따라 어린이들이 TV를 많이 시청하는 오후 5∼7시에는 비만을 유발하는 과자, 빵, 탄산음료 등의 식품과 고카페인 식품의 TV 광고를 제한할 계획이다.


정부는 광고 규제가 잘 지켜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비만 조장 환경을 바꾸기 위해 회식과 접대문화, 음주행태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음주 폐해 예방 캠페인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대책에는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한 교육 강화 및 건강한 식품 소비를 유도', '신체활동 활성화 및 건강 친화적 환경을 조성', '고도 비만자에 대한 적극 치료 및 비만 관리 지원을 강화', '대국민 인식 개선 및 과학적 기반 구축' 등의 전략이 포함됐다.


정부 발표에 네티즌은 비만율 감소 대책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미디어까지 규제하는 것은 과하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미디어와 비만과의 상관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미디어를 규제하는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방송을 보는 사람의 자유일 뿐 미디어를 규제하는 것이 비만율 감소를 위한 실질적 대책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찬성 측에서는 폭식을 조장하는 방송은 미디어의 영향을 받기 쉬운 미성년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먹방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책 속 일부 계획이 TV나 인터넷 방송에서 '먹방'콘텐트를 규제한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논의 수립하는 과정에서 '먹방'이 폭식을 조장한다는 의견과 정부가 관련 콘텐트를 살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먹방'이나 예능은 개인의 기호와 선호도에 근거한 것으로 국민 건강 영향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쪽의 상반된 의견을 절충한 결과 어느 정도의 실태 조사 작업은 필요하다는 결론에 따라 2019년부터 미디어 환경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다는 차원에서 해당 계획을 수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해당 계획이 당장 '먹방' 콘텐트를 규제하거나 제제한다는 계획은 전혀 아니며, 말 그대로 '실태 조사'를 위한 계획으로 '먹방'이라 부를 만한 콘텐트가 얼마나 있고 또 어떻게 식문화를 다루는지 살펴보기 위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도비만 인구 비율은 2016년 5.3%에서 2030년 9.0%로 증가할 전망이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06년 4조8000억원에서 2015년 9조2000억원으로 최근 10년간 약 2배 증가했고, 특히 남자 아동·청소년의 비만율은 26.0%로 OECD 평균 25.6%보다 높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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