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H.O.T.와 젝스키스, 20년 전 그 열기 속으로 …
1세대 대표 아이돌 주말 잠실 격돌
6㎞ 떨어진 두 공연장에 12만 몰려
전성기 못지 않은 무대와 노래
30~40대 팬들 “너무나 행복하다”
가요계에 새 바람 일으킬지 관심
H.O.T.는 이름 상표권 문제 불거져
젝스키스는 메인 보컬 참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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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의 개념 자체가 모호할 때 데뷔한 두 팀은 결성과 해체 등의 여정을 함께 했다. 1996년 데뷔한 5인조 H.O.T.가 2001년 해체했고, 97년에 데뷔한 6인조 젝스키스 역시 2000년 해체를 발표했다. 10대들의 대변인을 자처한 이들은 데뷔곡 역시 ‘전사의 후예’와 ‘학원별곡’을 택해 학교 폭력과 경쟁 등을 이야기했다. 98년 골든디스크 시상식 입장을 앞두고 흰색 우비(H.O.T.)와 노란색 우비(젝스키스)를 입은 두 팬클럽이 맞붙은 일화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주요 장면으로 등장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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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토토가로 완전체 무대를 선보인 H.O.T.는 8개월 만에 ‘2018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콘서트로 돌아왔다. 현재 다섯 멤버 중 강타만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고, 문희준·토니안·이재원은 아이오케이컴퍼니, 장우혁은 WH 크리에이티브 등 각자 소속사는 다르지만, 공연기획사 솔트이노베이션을 주축으로 판을 꾸렸다. SM 자회사인 공연기획사 드림메이커도 투자사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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젝스키스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보컬 라인 3명(강성훈·장수원·고지용) 중 2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래퍼 은지원과 이재진이 노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간혹 음역대가 맞지 않아 음이탈이 나긴 했지만, 이재진은 숨겨둔 보컬 실력을 뽐내며 주목 받았다. “우리는 댄스 가수”라고 강조한 이들은 2시간 넘게 ‘무모한 사랑’ ‘컴백’ ‘로드파이터’ 등 22곡을 힘차게 부르며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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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월 27일 콘서트 이후 17년 만에 주경기장에 다시 선 H.O.T.는 팬들과 재회를 만끽했다. 당시 “우리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약속했던 문희준은 “이 무대에 다시 서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죄송하다. 17년 전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표했다. 90년대 스타일링을 완벽 재현한 ‘캔디’와 “고마워요 H.O.T” 응원법이 유명한 ‘환희’ 등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기량으로 3시간 동안 23곡을 선보였다.
‘#넥스트 메시지(Next Message)’ ‘#2019’ 같은 해시태그가 전광판에 등장하면서 내년 컴백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H.O.T.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는 김경욱 씽엔터테인먼트 대표(당시 SM 대표)가 사용료를 요구한 데 이어 풀네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까지 상표권을 출원해 제 이름으로 활동하지 못할 수도 있다. 공연 역시 H.O.T.라는 표기 대신 풀네임을 사용했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젝스키스·god·NRG 등 여러 팀이 재결합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신곡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히트곡으로 팬들과 지속적으로 교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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