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더오래]대나무처럼 지조·절개 상징하는 동양권 최고 보석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65)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디에 마디를 올려가며 대나무는 곧고 높아진다. 대나무는 이름에 나무가 들어가 있어 나무로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나무가 아니라 풀 종류에 속한다. 풀과 나무를 가르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단단한 부분(목질부)이 있느냐, 또 하나는 형성층이 있어 부피 생장을 하느냐다.


대나무는 단단한 부분은 있지만 형성층이 없다. 이 말은 키는 커지지만 굵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대나무의 구조와 나이테를 이해하면 바로 감이 올 수 있다. 식물의 ‘나이테’라는 것은 옆으로 성장하면서 계절의 차에 의해 생기는 흔적이다. 그러나 대나무는 속이 텅 비어 있으니 나이테가 있을 리가 없다. 그저 마디에 마디를 올려가며 곧고 높아질 뿐이다.


그래서 조선 시대의 시인 윤선도(1587~ 1671)는 ‘오우가’에서 죽(竹)을 이렇게 노래했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라고. 윤선도는 다시 대나무의 특징을 이처럼 묘사했다.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렇게 사철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윤선도의 시조에서 나타난 것처럼 대나무는 많은 사랑을 받아 매화·난초·국화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로 일컬어져 왔다. 특히 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는 성질로 인해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대나무와 비슷하게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보석이 있다.



부서져도 그 빛을 잃지 않는 옥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등 동양권에서 고대에서부터 가장 귀하게 여긴 옥(玉, Jade)이 그렇다. 특히 삼국지연의에 옥이 대나무와 함께 등장한다. 관우(關羽)가 ‘옥은 부서져도 그 빛을 잃지 않고, 대나무는 불에 탈 지 언정 그 마디가 휘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옥은 찬란한 빛깔과 은은한 광채를 내는 특유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처럼 특유의 녹색을 자랑하지만 녹색 외에도 황색·홍색·백색 등으로 산출된다. 그래서 색에 따라 백옥(白玉)과 비취(翡翠)등으로도 불린다.


옥은 크게 경옥(硬玉, 경도 6.5°~7.0°)과 연옥(軟玉, 경도 6.0°~6.5°)으로 나뉜다. 연옥은 유백색(불투명한 흰색)인 것이 많으며, 녹색·황색·홍색 등도 있다. 경옥은 주로 녹색·백색이다. 앞서 언급한 비취가 바로 경옥이다. 비취는 녹색이 선명하고 투명도가 높으며, 산지 또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진귀하게 여겨져 왔다. 중국에서는 명∙청 시대부터 애호 되면서 백옥을 제치고 진옥(眞玉)이라 불렸다.

중앙일보

옥이 장식된 상투관을 착용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속 왕세자 박보검. [사진 KBS]

옛사람들은 옥을 천지의 정수(精髓)이며, 음양에 있어 지극히 순결한 것이라 생각하고 대지의 정물(精物)로 여겨왔다. 왕이 사용하는 도장을 옥새(玉璽), 왕의 앉는 의자를 옥좌(玉座)라고 부른 것만 봐도 옥의 권위를 짐작할 수 있다. 왕과 왕비가 착용하는 장신구로도 옥을 사용했다.


옥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대중화했다. 우리나라에 없던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등 다양한 보석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져 옥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졌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대체 불가한 존귀한 아름다움으로 옥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 1년 우리는 전 세계적 감염 위기를 만났다. 하지만 더 자라고 단단해졌다. 마디에 마디를 올려가면서도 휘어지지 않는 대나무처럼, 부서질지언정 그 빛은 잃지 않는 옥처럼.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중앙일보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실시간
BEST
joongang
채널명
중앙일보
소개글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