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대1 경쟁률 뚫은 아나운서...사표내고 지금 뭐하냐고요?
SBS 최연소 아나운서로 입사해 화제였던 김수민 아나운서가 회사에 사표를 냈다는 소식이 5월12일 전해졌다. 아직 퇴사 일정은 미정이라고 한다. 그는 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김수민 아나운서는 201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학과 재학 당시 SBS 공채 24기 아나운서에 합격했다. 만 21세의 어린 나이로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SBS 최연소 아나운서로 입사해 화제였던 김수민 아나운서가 최근 퇴사했다. /김수민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
1년 사이에 김수민 아나운서뿐 아니라 박선영, 김민형, 장예원, 배성재 아나운서 등 SBS 간판 아나운서가 줄줄이 퇴사했다. KBS에서는 박은영, 도경완, 김지원, 이혜성 아나운서가 사직서를 냈다. MBC에서도 25년간 간판 아나운서 역할을 한 신동진이 회사를 나갔다.
아나운서는 각 방송사의 얼굴이라고 불릴 만큼 주목받는 자리다. 이들이 방송사 퇴사 후에도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 이유다. 방송국 3사 아나운서가 되려면 수백, 수천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바늘구멍을 통과해 어렵게 합격했지만 사표를 내고 그간 꿈꿔왔던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아나운서들에 대해 알아봤다.
방송계 떠나 다른 꿈 찾아
김지원 전 아나운서는 한의대 도전에 나섰다. /김지원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
지난 1월 KBS를 퇴사한 김지원 아나운서는 한의대 도전에 나섰다. 김지원은 2012년 KBS 입사 후 ‘도전 골든벨’ ‘뉴스광장’ ‘뉴스9’ 등을 진행해온 간판 아나운서였다. 아역부터 아나운서까지 오랜 시간 방송계에 몸담았던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부터다. 갑작스럽게 번아웃 증상을 겪으면서 1년간 병원에 다녔다. 인생 최대 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한방병원에 다니면서 한의학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이후 직접 한의학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의대 진학을 결심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퇴사 소식을 알리면서 “예쁘게 빛나는 것도 좋지만 더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의대 도전기를 공유하겠다고 했다. 현재 유튜브에서 매일 12시간씩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켜놓고 공부하는 모습을 전하고 있다. 취침·기상 시간, 라이브 방송 중 사용하는 헤드폰, 영양제, 의자, 펜 등 제품 정보까지 시청자와 공유하고 있다.
퇴사 후 베이킹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혜성 전 아나운서. /이혜성 인스타그램 |
이혜성 전 KBS 아나운서도 작년 5월 퇴사했다. 그는 2016년 1200대 1 경쟁률을 뚫고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해 화제였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인 ‘연예가중계’가 사라지고, 스포츠 중계도 개편을 거쳐 MC가 바뀌는 상황을 겪었다. 또 어린이 프로그램은 더 어린 후배가 맡으면서 자신의 위치가 애매하다고 판단해 퇴사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요식업 사업을 준비 중이다. ‘빵순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빵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퇴사 후 본격적으로 베이킹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20살부터 빵집 투어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300~400개의 빵집은 가보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롤모델이 백종원으로 현재 요식업 사업을 위해 영어 공부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서현진은 요가 강사로 일하고 있다. /서현진 인스타그램 |
MBC 아나운서였던 서현진은 최근 요가 강사로 변신했다. 2001년 미스코리아 선에 오른 서현진은 2004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이후 2014년 퇴사해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요가 강사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5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강사로서 나의 첫 요가 수업. 비도 오고 혼잡한 저녁 시간대 수업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많이들 등록해주셨어요”라고 적었다. 이어 “한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열정과 웃음으로 가득 채워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했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요가 수업 중인 서현진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요가 강사 자격증을 공개하면서 “급변하는 세상, 우리는 살면서 몇 개의 직업을 거치게 될까. 10년간 방송국 아나운서로 일하다 이젠 전혀 다른 분야의 새로운 문을 열어보려 낑낑거리며 애쓰는 중. 정말 큰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과정이지만 좋아하니 견딜만하다”라는 글을 적기도 했다.
김소영은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소영 인스타그램 |
김소영 전 MBC 아나운서는 책방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2017년 회사에 사표를 낸 후 퇴직금으로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책방을 냈다. 이후 광교와 위례에 2, 3호점을 내면서 사업을 키워갔다. 현재는 1호점을 망원동으로 옮기고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뉴스 안하니’에서 퇴사 이유와 근황에 관해 솔직하게 전했다. 김소영은 퇴사 이유에 대해 “남이 나한테 기회를 줘야만 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지쳤던 것 같다”고 했다. 또 “회사에 있을 때는 순응하는 게 저한테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경험해보니 직접 해나가는 걸 좋아해서 다행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김소영은 현재 수입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아나운서 시절보다 연봉 2배 이상 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업을 하면 버는 돈만큼 쓰는 돈이 진짜 많다. 게다가 다음 달에도 이만큼 벌 수 있을까에 대한 보장이 없다”고 했다.
최송현은 스킨스쿠버 강사로 일한다. /최송현 블로그 |
KBS 아나운서 출신 최송현은 현재 스킨스쿠버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2006년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8년 퇴사했다. 이후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영화 ‘식객’, 드라마 ‘프레지던트’ 등에 출연했다. 그러던 중 취미로 시작한 스킨스쿠버에 빠져 2015년 국내 여자 연예인 최초로 마스터 스쿠버 다이버(MSD) 자격증을 땄다. 마스터 스쿠버 다이버(MSD) 자격증은 스쿠버다이빙 교육단체인 PADI 레크레이션 다이버 중 최고 레벨이다. 레스큐(구조) 다이버이면서 5개 이상의 스페셜티 자격증을 소지하고, 다이빙 로그수 50회 이상을 충족시켜야 획득할 수 있다. 최송현은 당시 자신의 블로그에 “2012년 8월 다이빙을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시작했다. 다이빙에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내어주면서 그때부터 강사를 꿈꿨던 것 같다”고 적었다.
더 많은 무대에 서기 위해 프리랜서로
자신의 끼를 다양한 곳에서 펼치기 위해 프리랜서 선언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방송 플랫폼이 다양화하면서 인지도 높은 아나운서들이 방송국을 떠나고 있다. 여러 활동이 가능하고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도 이들을 영입하면서 폭넓은 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장예원은 퇴사 후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장예원 인스타그램 |
1900대1 경쟁률 뚫고 SBS 아나운서에 합격한 장예원도 작년 퇴사한 후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 방송에서 “사실 뉴스와 잘 안 맞는다. 뛰고 몸으로 하는 예능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현재 SM C&C 소속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SM C&C에는 강호동, 신동엽, 이수근, 김병만, 전현무 등이 소속해있다. 장예원은 퇴사 후 현재 수입에 대해서는 “스태프들이 소고기 먹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 사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박선영, 배성재도 프리랜서 선언 후 다양한 플랫폼에서 호라동하고 있다. /채널S, 장예원 인스타그램 |
입사 5개월 만에 메인뉴스인 ‘SBS 8 뉴스’의 메인 앵커 자리에 올랐던 박선영도 작년 퇴사 후 SM C&C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이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16년 만에 SBS를 떠난 배성재는 여러 채널의 중계 캐스터로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도 진출했다. 미디어 그룹 iHQ가 만든 유튜브 콘텐츠 ‘톡까’에 진행자로 나섰다.
오상진, 임성민은 배우로 전향했다. /오상진, 임성민 인스타그램 |
프로그램 MC나 패널이 아닌 연기자로 활동의 폭을 넓힌 아나운서도 있다. 2006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을 당시 훈훈한 외모로 큰 인기를 얻은 오상진은 2013년 퇴사했다. 이후 그해 겨울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편안한 목소리와 훈훈한 외모로 시청자에게 얼굴도장을 찍었다. 이후 ‘스웨덴 세탁소’, ‘떴다 패밀리’, ‘20세기 소년소녀’ 등에 출연했다.
임성민도 배우로 활동 중이다. 아나운서에서 배우로 전향했다고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다. 임성민은 1991년 KBS 공채14기 탤런트로 방송계에 처음 들어섰다. 그러나 집안의 반대가 심해 연기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1994년 KBS 공채 20기 아나운서로 합격해 활동했다. 이후 2001년 KBS에서 퇴사한 후 다시 연기자로 일하고 있다. 임성민은 ‘동이’, ‘공부의 신’, ‘아내의 자격’ 등에서 열연했다.
글 CCBB 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