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환자들 주목” 의사와 삼성맨이 나섰습니다
비대면 의료 플랫폼 솔직한닥터 ‘솔닥’
카카오톡으로 진료, 약은 집으로 배송
탈모·피부질환·성기능장애 환자서 인기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병원에 가기를 꺼려해요. 탈모 환자분들은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 약 복용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솔닥은 이런 분들을 위한 서비스예요. 진료부터 약 처방, 배송까지 비대면으로 하니까요.”
비대면 원격의료 플랫폼 솔닥(솔직한닥터)을 운영하는 아이케어닥터는 대표들의 이력이 독특하다. 5년째 개인 의원을 운영 중인 현직 피부과·내과 의사 이호익(36) 대표와 삼성전자에서 4년 간 해외영업과 전략기획을 담당한 김민승(35) 대표가 2018년 공동창업했다. 창업 초기에는 안구건조증 증세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인공눈물 보완재나 미스트 등을 판매했다. 제품을 팔면서 환자들과 소통하다 소비자와 의료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상담정보 플랫폼을 만들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두 대표를 만났다.
아이케어닥터 김민승·이호익 공동대표. /아이케어닥터 제공 |
-두 사람의 인연이 궁금하다.
김) “2017년 삼성전자 퇴사 후 잠깐 화장품 수출 사업을 했다. 제품 개발에 대한 자문을 구하다 지인 소개로 이 대표를 만났다. 처음에는 조언을 받는 수준이었지만,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 대표의 진료 방식을 지켜보다 함께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바른 의료 정보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나.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의료 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반응이 좋을 것 같았다. 쉽게 말해 친구 같은 주치의 서비스를 기획한 셈이다. 이 대표에게 공동창업을 제안해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건강 상담으로 시작해 비대면 의료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유가 뭔가.
김) “2019년 서비스 시작 당시에는 합법적으로 원격 진료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영상을 통해 고객한테 질문을 받고 전문가가 답변하는 형태로 2차 소견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했다. 예를 들어 탈모 환자가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느냐고 물으면 어떤 성분이 들어간 약을 복용하라고 답하는 식이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온라인 질의응답 게시판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만족도가 한 단계 올랐다. 서비스를 구체화하는 도중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한시적으로 원격 진료가 허용됐다. 그래서 비대면 의료 플랫폼으로 서비스 확장이 가능했다. 2021년 3월 본격적으로 솔닥 서비스를 시작했다.”
솔닥은 카카오톡을 통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이케어닥터 제공 |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나.
김) “한 마디로 환자, 의사와 약국을 이어주는 중개 서비스 플랫폼이다. 평소 탈모 치료를 위해 복용하던 약을 꾸준히 먹으려면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솔닥을 이용하면 카카오톡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어디에서든 처방을 받아 약을 배송받을 수 있다.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채팅을 통해 원하는 진료 시간을 예약하고, 영상 통화로 진료를 본다. 지정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고, 조제한 약을 택배로 고객한테 배송한다.”
이) “진료 분야는 탈모, 피부 트러블과 성기능 문제다.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탈모 환자만 받았는데,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분야로 확대했다. 비대면 진료 특성상 심장 질환이나 수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은 다루기 힘들지 않나. 어디서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의사 관여도가 낮은 세가지 질환을 선택했다. 초진조차 받지 않은 분들보다는 약을 처방받아 먹다가 바빠서 복용을 중단한 분들 위주로 서비스를 한다. 궁극적으로는 초기 환자도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게 문진형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지금은 약을 복용하는 분이 효율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이) “탈모 치료를 위해선 호르몬 차단이 중요하다. 약을 중간에 끊지 않고 꾸준히 먹어야 한다. 그런데 바빠서 복용을 중단하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대면 진료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분들 중에는 부끄럽거나 민망하다는 이유로 병원에 가기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비대면 진료를 하면 심리적으로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피부 질환이 있는 분들은 진료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많은 제품이 우리나라에서는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팔린다.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비대면 진료가 의료 서비스 시장에 기여하는 점이 분명 있다.”
병원이나 약국 방문 없이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아이케어닥터 제공 |
-진료는 누가 보나.
이) “의사 5명이 활동 중이다. 의사 관여도가 낮은 분야를 다루다 보니 고객이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선생님을 연결해드리고 있다. 초진을 받고 약을 복용하는 분들이 주로 찾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탈모의 경우 환자가 어떤 진료를 받든 처방받는 약은 다 똑같다. 쉽게 말해 뛰어난 명의가 필요 없는 거다. 그렇다고 초진 환자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설명해드리고, 때로는 병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할 때도 있다. 환자나 질환의 특성에 따라 융통성 있게 운영하려고 노력한다.”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 “명의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다면 진료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이 다른 비대면 플랫폼을 찾거나 대면 진료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솔닥은 ‘굳이 왜 병원까지 가야 하느냐’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서비스라 재이용률이 높다. 병원까지 가는 데 드는 돈이나 이동 시간 등도 모두 비용이 아닌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라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다.”
김) “일주일에 50건 정도 서비스한다. 3월 출시 이후 누적 이용 건수는 350건이다.”
이호익 대표. /아이케어닥터 제공 |
-애로사항은 없나.
이) “비대면 진료 자체의 위험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약이 정확하게 배송되지 않거나, 오남용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 “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다 보니 용어 자체를 생소하게 느끼는 분이 많다. 서비스를 대중에 알리는 게 제일 힘들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모든 스타트업이 비슷한 고민을 할 거라 본다. 규제 장벽을 허무는 것도 숙제다.”
-비대면 의료 플랫폼은 솔닥이 유일한가.
이) “5개 정도 있다. 다른 플랫폼은 질환을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 진료를 다 본다. 솔닥은 가장 효율적인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만 다룬다. 또 다른 플랫폼들은 병원이 플랫폼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다. 앱 설치 필요 없이 카카오를 통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
-앞으로 계획은.
김) “한 달에 300명 정도가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를 25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2021년 하반기에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무작정 환자를 받아 진료하기보다 환자나 진료 분야의 특성을 깊게 이해하고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서비스로 성장하고 싶다. 서비스명이 솔닥인 만큼 건강에 관해 쉽게 설명하는, 접근성이 높은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소통 채널을 많이 열어놓으려 한다.”
글 CCBB 영조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