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억줘도 못 구한다는 '고수익 극한직업'4
한국직업사전에 오른 우리나라 총 직업 수는 1만2823개.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직종도 있지만, 극강의 난이도를 가진 ‘극한직업’도 있다.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직업이다. 목숨을 걸고 일하는 만큼 급여도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다. 연봉 1억원부터 4억원까지 다양하다. 연봉은 높지만 위험한 노동환경에 있는 극한직업을 알아봤다.
SNL코리아 ‘극한직업편’에 출연한 방송인 유병재. /유튜브 tvn 캡처. |
기름 탱크 청소원
장마가 오기 전 6월은 기름 탱크 청소원들이 가장 바쁜 시기다. 기름 탱크 청소원들은 탱크 내부 기름 찌꺼기와 불순물 등을 제거하는 일을 주로 맡는다. 동시에 탱크 속 균열 상태를 점검한다. 금이 간 탱크는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작업 대상은 주유소 기름 탱크가 일반적이다. 주유소에서 깨끗한 기름을 보관·주유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기름탱크 청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입은 연봉 4억원으로 알려졌다. 수익이 높은 만큼 작업시 위험 요소가 많다. 기름이 뿜어내는 증기(유증기)가 주의 대상이다. 유증기는 휘발성이 높아 작은 스파크에도 폭발이나 화재로 번질 수 있다. 청소원들은 작업시 차량을 통제하고, 화기를 일일이 차단한 후 작업에 들어간다. 기계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탱크 청소 작업. /유지배관공사. |
유류탱크. /유지배관공사. |
유증기에 따른 질식 위험도 있다. 공간이 비좁은데다 밀폐된 경우가 많아서다. 청소원들이 일하는 현장은 4m의 깊고 어두운 지하가 대부분이다. 지름이 40cm도 안되는 입구를 열고 남은 기름을 진공 탱크로리에 옮겨 담은 후, 환풍기를 이용해 탱크 속 유증기를 빼내는 식이다. 산소 측정기가 20 이상이 나와야 들어갈 수 있다.
작업은 폭발사고를 대비해 플라스틱 삽으로 진행한다. 삽으로 기름 찌꺼기를 퍼내고, 걸레로 불순물을 닦아내야 한다. 또 작업용 마스크 하나에 의지한 채 작업을 이어간다. 탱크 청소원들은 많을 때는 하루에만 5만리터 탱크를 5개 이상 닦는다고 한다.
테스트 파일럿
테스트 조종사. /유튜브 kbs다큐 캡처. |
테스트 조종사. /유튜브 kbs다큐 캡처. |
공군에는 ‘테스트 조종사’(Test Pilot)이라는 직무가 있다. 테스트 조종사는 새로 만들거나 특별한 용도로 개조한 항공기를 타고 시험 비행하는 일을 한다. 이때 비행기는 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불완전한’ 상태다. 테스트 조종사는 항공기를 처음 시험하는 사람으로 제품의 모든 역량을 파악하고 점검해야 한다.
현재 국내 테스트 조종사의 연봉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 사례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미국 연봉정보사이트 salary.com에 나온 2021년 5월 기준 미국 테스트 조종사 평균 연봉은 17만9572달러(약 2억15만원)에 달한다. 항공사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봉이 약 14만3534달러(약 1억5998만원)에서 21만9487달러(약 2억4464만원)를 오가는 수준이다.
불완전한 항공기인 만큼 시험비행은 위험이 따른다. 한계 상황까지 조종하며 위험 상황을 만드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인이라면 몇 초 만에 의식을 잃는 고난도 기동부터 최고도·저고도 초음속(매우 빠른 속도) 비행을 한다. 또 비행 중에 일부러 엔진을 끄고 다시 켜거나, 조종 불능 상태에 빠뜨린 후 회복 특성을 파악하는 등 극한의 상황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비행 중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투하하는 테스트도 진행한다.
시험으로 제작한 비행기는 대량 생산까지 많은 예산과 시간이 들어간다. 철저한 성능 검사가 중요한 이유다. 테스트 조종사는 비행기 조종사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인재를 추려 선발한다. 국내에서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43명만이 테스트 조종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양어선 선원
원양어선. /유튜브 MBCNEWS 캡처. |
원양어선 선원들은 먼 바다에서 어업 활동을 한다. 일단 먼 바다로 나가면 몇 주 동안 체류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 위에서 산다. 주로 다랑어류나 오징어, 새우 등을 잡는다.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 잡기 어려운 어류나 더 많은 어획고를 올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2019년 선원 통계연보’를 보면 원양어선 선원의 월평균 임금은 757만원이다. 국내 선원 월평균 임금이 469만원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급여는 승선하는 배의 종류나 어종, 직급, 승선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원양어선 선원의 경우 ‘보합제’ 부분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보합제는 일종의 성과금 제도로, 수확한 어업량에 따라 별도로 지급받는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2000만원 정도로 알려져있으나 이 또한 승선하는 어선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보합제에도 명과암이 있다. 일정 수준의 무게를 달성해야 보합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자비한 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또 육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어업 활동을 하다보니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이 생기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 오랜 시간 동안 바다 위에서 생활하므로 외부와의 소통도 어렵다. 최근에는 선박 내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선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있다.
산업잠수사
산업잠수사. /유튜브 YTN 캡처 |
산업잠수사는 바다 속에서 산업 관련 시설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침몰한 선박을 구조하거나 수중 기둥 설치,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냉각시설 설치 등을 주로 한다. 근무기관은 수중전문건설업체부터 해양경찰서, 해양환경관리 및 구조업체, 발전소 등 해양 산업과 관련된 업체다.
산업잠수사의 평균 일당은 30만~50만원 정도다. 기술 능력에 따라 월 최대 1000만원을 받는 이들도 있다. 수중에 유전이 많아 유전개발 전문 외국계회사에 취업할 경우 연봉으로 1억원 이상을 받기도 한다. 다만 산업잠수사들은 90%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으며, 겨울 등 비수기에는 일이 많지 않은 편이다.
산업잠수사들은 차가운 물 속에서 수압을 견디며 일한다. 산업안전보건법령을 보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무시간은 1일 6시간, 주 34시간을 초과하면 안된다. 또 고압환경에서 고립된 채 추위를 이겨내야 하는 만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나 잠수병을 주의해야 한다.
글 CCBB 이은